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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서울 코엑스 전시장이 인파로 북적였다.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과 국내 최대 국제미술페어 ‘키아프 서울’이 동시에 열리면서,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들과 함께 갤러리 관계자, 컬렉터들이 곳곳에서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이어졌다. 단순히 미술을 ‘보는’ 자리를 넘어, 미술시장이 살아 움직이는 현장을 목격한 자리였다.
프리즈 서울은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코엑스 3층 C·D홀에서 펼쳐졌다. 런던에서 시작해 아시아 최초 개최지로 한국을 선택한 프리즈는 올해로 4회째를 맞았다. 전 세계 120여 개 유명 갤러리가 참릴게임다운로드
여하며, 고전부터 20세기 작품을 아우르는 ‘프리즈 마스터스’, 아시아 신진 갤러리를 집중 조명하는 ‘포커스 아시아’ 등의 부스를 선보였다.
키아프 서울은 3일부터 7일까지 코엑스 A, B 홀에서 열렸다. 2002년 첫 개최 이후 세계 미술 시장과 한국 현대미술을 잇는 플랫폼으로 성장해온 이 행사는 올해 ‘공진’(共振, Resonance)릴게임안전사이트
을 주제로 회화·조각·사진·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를 소개했다. 약 170여 개 갤러리가 참여해 한국 미술의 흐름을 보여주며, 예술경영지원센터와 글로벌 갤러리 부스, 키아프×프리즈 연계 토크·컨퍼런스 등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무엇보다 키아프와 프리즈가 같은 기간, 같은 공간에서 열린다는 점이 특별하다. 2022년부터 5년 간 공동 전시 계약유망장외주식
을 맺으며 두 아트페어는 ‘아트위크 서울’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프리즈가 세계적 위상을 지닌 국제 아트페어라면, 키아프는 국내 최대 규모로 한국 현대미술의 맥을 짚는 행사다.
성격은 다르지만 동시에 열림으로써 서로의 장점을 보완하고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서울이 아시아 미술 시장의 허브로 떠오르는 데 중요한 황소투자아카데미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것은 역시 작품 거래다. 프리즈 최고가는 하우저앤워스 갤러리에서 선보인 마크 브래드포드의 신작 ‘오케이, 댄 아이 어폴로자이즈’(Okay Then I apologize) 3점으로, 약 63억원에 거래, 조지 콘도의 ‘붉은 초상화’ 회화 역시 38억원에 국내 사립미술관이 구매하며 주목을 받았88오락실릴게임
다.



‘프리즈 서울’ 역대 최고가 약 63억원에 판매된 마크 브래드포드의 연작 ‘Okay, Then I apologize’


올해는 ‘나잇’(Night) 프로그램도 눈길을 끌었다. 을지로·한남·청담·삼청 등 주요 권역 갤러리들이 밤 늦게까지 문을 열고 DJ 공연, 아티스트 토크, 파티를 진행하며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로 물들었다.
미술을 조금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접근성 높은 시도라는 점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는 평가다.
관람자로서 느낀 팁도 있다. 우선은 편한 운동화가 필수다.
전시장이 워낙 넓기 때문에 미리 주요 갤러리와 보고 싶은 작품을 정해두는 것이 효율적이다. 하루 안에 둘러봐야 한다면 프리즈부터 시작해 국제 미술시장의 흐름을 살펴본 뒤, 키아프로 넘어와 국내 대표 갤러리의 작품을 보는 루트를 추천한다.











사진 위로부터 이건용 작가와 BMW 코리아 협업 전시, 쿠사마 야요이 대표작 ‘호박’, 아니카 이(Anicka Yi) 조명 설치 작품.


프리즈에서는 임영주 작가의 ‘프리즈 서울 아티스트 어워드’ 수상작 영상 작품, 최고가로 팔린 브래드포드의 신작, 쿠사마 야요이·김창열·박서보·무라카미 다카시 등 세계 미술시장 스타 작가들의 작업을 감상할 수 있었다. 백남준 타계 20주기를 맞아 그의 작품이 유독 많이 전시된 점도 인상적이었다.









전시장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백남준 작가 미디어 작품


또 BMW, 아디다스, LG전자 등 브랜드와의 협업 전시도 눈길을 끌었다. 특히 LG전자가 박서보의 단색화를 OLED 화면에 구현한 섹션은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지점을 생생하게 보여줬다.
키아프 현장에서는 한국 갤러리의 저력이 두드러졌다. 국내 대표 갤러리인 가나아트, 갤러리 현대, 아라리오 갤러리 등은 올해도 대규모 부스를 꾸려 주목받았다. 현대미술의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작부터 최근 신작까지 폭넓게 만나볼 수 있었다.
젊은 작가들의 실험적 작품부터 중견·원로 작가의 대표작까지, 한국 미술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조망하는 자리가 됐다.
이번 아트페어 현장에서 느낀 또 다른 생각은 광주 지역과의 차이다. 광주 아트페어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지역 예술 생태계의 현주소가 겹쳐진다.
광주는 비엔날레를 통해 국제적 담론을 선도해왔지만, 아트페어의 시장적 위상은 서울·부산·대구에 비해 다소 뒤처진 것이 현실이다.
물론 비엔날레 같은 담론 중심 전시와 판매 중심의 아트페어는 성격이 다르다. 그러나 작가들의 생계와 창작 기반이 작품 판매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두 영역은 완전히 분리하기 어렵다.
광주가 비엔날레를 통해 축적한 문화적 자산이 시장적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고민하는 것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보인다.
서울이 키아프와 프리즈를 통해 국제 미술시장의 중심을 차지해가고 있다면, 광주는 ‘비엔날레 도시’라는 정체성을 시장 구조와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 서 있다. 담론과 시장이 균형을 이루며 작동할 때, 광주 아트페어 역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글·사진=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