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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맞죠? 제발 도와주세요.” “문자에 포함된 인터넷 주소 누르면 안 됩니다!”
17일 서울 종로구 경찰청교육장 내에 마련된 보이스피싱 통합신고대응센터. 오전 9시가 되자 40개 전화 부스 곳곳에서 상담원들의 다급한 목소리가 겹쳐 흘렀다. “주 거래 은행이 농협이죠? 연결 도와드릴게요.” “그 사람들 모두 보이스피싱 조직원입니다.” “114로 전화해서 카드사 직통 번호가 맞는지 확인해 보세요.” 이날 오후 6시까지 접수된 신고 전화는 1630건으로, 지난해(819주식배당금
건)보다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이날부터는 주말 새벽에도 보이스피싱 피해 사실을 신고하고 상담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기존 운영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였다. 그런데 AI(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과 결합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경찰이 대응 센터를 24시간 365일 체제로 확대 가동하기로 했다. 지릴게임추천사이트
난 2023년 10월 센터 개소 당시 하루 평균 866건이었던 신고 건수가 작년엔 1033건, 올 상반기는 1755건으로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지난달 4일엔 3639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2년 만에 네 배로 증가한 수치다.



그래픽=양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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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상담원도 기존 25명에서 54명으로 늘어났다. 인력 부족, 운영 시간 등의 문제로 신고·제보 전화 응대율은 50% 안팎이었다. 피싱 피해가 의심된다는 전화를 절반은 못 받고 놓친 것이다. 경찰은 센터를 확대 운영하면 전화 응대율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본지가 만난 상담원들은 말 그대로 ‘주식인터넷거래
범죄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이들은 ‘모르고 링크를 눌렀는데 어떡하느냐’ ‘내가 받은 전화가 진짜 경찰이 맞느냐’는 질문에 대답하느라 쉴 틈이 없었다. 한 건이라도 더 응대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상담원 한 명이 처리하는 통화는 하루 평균 60~70통이다. 한 통당 평균 7분 남짓이지만, 디지털 기기 조작이 낯선 중·노년층 상담은 30~4상승종목
0분이 넘어갈 때가 많다.
경찰청 소속 최영은 행정관(42)은 작년 ‘우수 상담관’으로 선정됐다. 그는 “어르신들은 ‘이 나이에 내가 바보가 된 것 같다’며, 청년들은 빨간 줄이 생겨 취업 못 할까 봐 목 놓아 운다”며 “그럴 때마다 한 통이라도 더 받아 피해를 줄여야 한다는 마음으로 전화를 받는다”고 했다.
이날 접수된 신고 대부분은 ‘카드 오배송 보이스피싱’이었다. 카드 배송 기사라며 집을 찾아가겠다고 전화가 온다. 카드를 신청한 적 없다고 하면 “확인을 해야 하니 카드 번호, 주민등록번호 등을 알려달라”고 해 개인 정보를 빼돌리는 식이다. 문자 메시지에 악성 링크를 숨긴 스미싱(문자 피싱) 범죄도 많았다.
센터 개소 초기부터 일해 온 경찰청 소속 손영희(50) 행정주사는 “피싱범들은 피해자들이 가장 취약한 순간을 노린다”고 했다. 직장인들은 일이 한창인 오전 시간에 전화를 많이 받는다. 일이 몰리기 때문에 범죄가 맞는지 확인을 제대로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는 “범죄 조직에 속았다는 사실이 부끄러워 점심시간을 이용해 계단에 숨어 전화하는 분이 많다”고 했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피해자를 속이기 위해 꾸민 가짜 ‘구속영장’과 ‘사건조회서’ 화면. 실제 법원·검찰 문서처럼 보이지만 존재하지 않는 직제와 양식을 끼워 넣은 위조물이다. 김용필 경감은 “얼마 전 30대 남성이 이런 화면에 속아 검찰 지시에 따른다며 지방 호텔로 향했는데, 연락이 끊기기 직전 간신히 구해냈다”며 “조직은 이런 문서를 미끼로 피해자를 ‘셀프 감금’ 상태로 몰아넣고 돈을 빼낸다”고 했다. /경찰청


최근 들어선 은행 계좌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사용돼 조사를 받아야 한다며 피해자를 외부 숙박 시설에 ‘셀프 감금’ 시키는 새로운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외부와 연락을 못 하도록 차단한 뒤 며칠에 걸쳐 돈을 보내게 하는 것이다. 보이스피싱 범죄 패턴 분석을 담당하는 김용필 경감은 “얼마 전 30대 남성이 검찰을 사칭한 전화를 받고 지방의 한 호텔로 향했는데 연락이 끊기기 직전 겨우 구해냈다”고 했다.
오후 5시 이후가 ‘취약 시간대’다. 은행과 관공서가 문을 닫으면 실시간 지급 정지 등 즉각 대응이 어렵기 때문이다. 군 복무 중인 20대는 오후 6시 무렵 피해를 많이 본다. 밤에는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어 그 전에 개인 정보를 빼돌려 소액 결제 등으로 돈을 빼돌리는 방식이다.



서울 종로구 경찰청 교육장 내 보이스피싱 통합대응센터. 모니터에는 유형별 피해 현황이 실시간으로 집계되고, 상담원들은 쉼 없이 걸려오는 신고 전화를 받으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끊임없이 시나리오를 연구해 수법을 고도화하듯, 이곳 상담원들도 하루 수백 건의 전화를 받으며 ‘대응 시나리오’를 반복 훈련하듯 맞서고 있다./박성원 기자


◇피해의심 전화는 1566-1188로
보이스피싱 통합신고대응센터는 조만간 KT 광화문빌딩 웨스트로 청사를 옮겨 다음 달 정식 개소식을 연다. 센터 대표번호는 1566-1188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 118, 금융감독원 1332로 걸어도 ARS(자동 응답 시스템)를 통해 연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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