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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죽었다고 했을 때 깜짝 놀랐어요. 일면식도 없었던 언니지만 떠올릴수록 우울해지더라고요. 그 이후로 애들이 그래요. 엄마 그 회사 꼭 다녀야겠냐고.”
에스피씨(SPC)삼립 2년차 생산직 노동자 조은해(50)씨는 지난 5월19일 새벽 공장에서 일을 하다 기계에 끼어 숨진 동료에 대해 이야기하며 괴로운 마음을 드러냈다. 옆에 있던 12년차 노동자 김소영(54)씨도 “(2023년 8월 에스피씨 계열사) 샤니에서 사고가 났을 때만 해도 내 일이 아니라고 느꼈는데, 이번엔 달랐다”
원자재펀드 며 “이런 일이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는 구나, 나도 그렇게 될 수 있구나. 그런데도 함께 아픔을 나눌 수 없어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한국노총 소속 노조 조합원이 대부분인 에스피씨 삼립에서 민주노총 노조를 만든 김씨와 조씨를 지난 15일 만났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삼립지회는 18일 출범했다.
이들이 새
개미투자 로운 노조를 만든 것은 동료의 산재사망이 직접적 영향을 줬다. 에스피씨 노동자들은 동료의 죽음에 충격을 받았지만, 관리자들은 사고의 파장을 줄이는데 급급했다. 김씨는 “한솥밥 먹던 동료의 슬픔을 알아야 잘못된 점이 고쳐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회사의 태도는 ‘네 일 아니다, 잊어버려라’라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조씨도 “관리자들이 애먼 얘기하지 말고,
한화 주식 몰려다니지 말라고 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더 이해할 수 없었던 건 노조의 대응이었다. 삼립에는 입사하면 모두 노조에 가입(유니온샵)하는 에스피씨삼립노조가 있다. 산재가 발생했지만 노조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중대재해 발생으로 고용노동부의 작업중지 명령이 길어지자 “노동자들의 생계를 위해 작업중지를 해제해 달라”는 탄원서 제출을
봉챠트 위한 조합원의 서명을 받은 것이 전부였다.
이들은 지난 7월25일 이재명 대통령이 공장을 다녀간 뒤 분노가 더 커졌다. 이 대통령은 시화공장을 찾아 허영인 에스피씨 그룹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 노조 대표자들과 중대재해 원인을 파악하고 대책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에스피씨의 잇따른 사망사고 원인을 ‘장시간 야간근로’
바다이야기 먹튀 로 지목하고 대책을 요구했다. 노조는 대통령의 발언에 공감할 뿐,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건의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 한 노조 대의원은 이 대통령에게 “우리 회사를 예쁘게 좀 봐달라”고 말했다. 김씨는 “대통령이 우리 이야기를 듣기 위해 왔을텐데, (노조 간부들이)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으니 너무 답답했다”고 토로했다. 현장에 있던 정부 관계자조차 한겨레에 “노조가 대통령에게 여러 건의를 할 수 있는데, 별다른 말이 없어 의아했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에스피씨삼립노동조합의 의견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했지만, 응답이 없었다.
이 대통령이 ‘주야 2교대’ 등 야간근로가 중대재해의 원인이라고 지적하자, 회사는 즉각 ‘8시간 초과 야간근로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야간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임금 삭감’을 뜻했다. 삼립 노동자들의 기본급은 최저임금 수준인 200만원대 초반이고, 주 52시간을 꽉 채운 연장·야간근로수당이 100만원을 훌쩍 넘는 임금체계를 갖고 있다.
회사는 ‘노사합의’를 통해 근무체계를 바꾸면서 임금보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임금과 근무시간이 어떻게 바뀌는지 노조도 회사도 속시원하게 설명해주지 않았다. 김씨는 “회사 계획이 언론에 보도된 날(8월27일) 아침 조회에서도 관리자들은 ‘확정된 건 없다’고 했다”며 “회사와 협의했다는 노조도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고 답답해 했다. 조씨도 “사람들 10명한테 물으면 10명 모두 다른 소리를 했다. 노사가 합의를 했다면, 어떻게 시행되는 것인지 자세히 알려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통령 방문에 맞춰 공장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던 이들을 떠올렸다. 민주노총 화섬노조 파리바게뜨지회는 ‘이재명 대통령님, 철저하게 조사하여 빵 만들다 죽지 않게 해주세요’라는 피켓을 들고 있었고, 그 장면이 언론에 보도됐다. 김씨는 “우리 공장에선 아무도 그런 얘기를 못했다. 피켓을 들고 있던 사람들이 누구지 알아보니, 민주노총이었다”며 “이것저것 물어보자는 마음으로 연락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화섬노조와 근무체계 개편 등의 내용을 상의하면서 ‘노조 설립’까지 이어진 것이다. 지회장을 맡은 김씨는 “계란으로 바위치기일 수도 있지만, 회사를 향해 한번은 소리를 크게 질러주고 싶다. 일하다 다쳐도 ‘아무렇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도록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사무장을 맡은 조씨는 “직원들 모두 교대 근무를 하며 ‘월급 300(만원)’이라는 틀에 갇혀 다른 것을 보지 못하고 산다”며 “회사가 앞으로 어떻게 나갈지,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직원들과 직접 논의해서 결정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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