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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이슬기 프리랜서 기자]



▲gettyimagesbank.



일간지 기자로 일하던 시절, 정 발제가 없을 때는 핸드폰의 캘린더 어플을 켰다. 매년 돌아오는 일정에 맞춰 쓰는 기사를 '캘린더성 기사'라고 한다. 보통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같은 기념일에 맞춰 쓰지만 특정 행사나 사고가 일어난 시점이 돌아올 때도 쓴다. 대통령 취임 1주년, 참사 10주기에 맞춰 그간의 일을 평가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짚는 역할을 한다.

올해는 페미니즘 리부트 10년째릴게임황금성오션바다
가 되는 해다. 손희정 문화평론가가 <문화/과학>에 “페미니즘이 리부트되었다”고 쓴 게 2015년 9월의 일이다. 이후부터 페미니즘 재시동·재부흥의 의미를 갖는 '페미니즘 리부트'라는 말이 널리 통용되었다. '리부트냐, 대중화냐'처럼 호명을 두고 약간의 이견은 있을지언정, 확실히 그 해를 기점으로 한국의 페미니즘 역사가 다시 쓰였다는 감각은 모두가 공유한다주식고수
. 2015년 8월 개설된 사이트 메갈리아는 '미러링'이라는 전에 없던 방식으로 혐오에 맞대응했다. 이듬해 발생한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은 여성들의 분노에 찬 결집으로 이어졌다. 같은 해 출간된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한국 사회 속 여성의 자리를 다시 한 번 짚는데 큰 역할을 했다. 10년 세월 사이 두 번의 대통령 탄핵 광장에서 '페미존'(박근혜 퇴알라딘온라인릴게임
진 광장), 응원봉 물결을 만든 주역이 페미니즘 리부트의 영향을 받은 2030 여성들이라는 점에서 '페미니즘 리부트 10년'은 기꺼이 기삿거리가 된다.
이같은 의의에도 불구하고, 언론에서는 관련 기사를 찾아 보기가 어려웠다. 그러던 와중, 지난달 27·28일 한겨레신문 주말판 'txt' 섹션에서 <'페미니즘 대중화' 10년의 기록> 기획을주식값
만났다. 2015년서부터 출판계에서 시작된 페미니즘 기획들, '페미니즘 리부트'라는 명명의 기원과 새로운 연구 동향, 출판계를 '먹여 살린' 페미니스트 독자들과 페미니스트 연구자들의 인터뷰를 담았다. 특히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장, 오혜진 문학평론가의 인터뷰를 흥미롭게 읽었다. 권김 소장 인터뷰 기사를 통해서는 곧 있을 한국여성학회 추계 학술대회에서 '페금빛나매매방법
미니즘 리부트'의 재의미화를 꾀한다는 소식도 접하게 됐다.
당연히 <'페미니즘 대중화' 10년의 기록>도 캘린더성 기사의 일환이다. 캘린더성 기사는 나처럼 발제가 궁했던 기자에게 '면피용 기사'로 활용되기도 하지만, 해당 이슈를 쭉 팔로우해왔던 기자가 제대로 이슈를 조명할 만한 기회가 되기도 한다. 한겨레 보도의 경우 출판 담당인 이유진 선임기자가 출판·학술에 집중해 페미니즘 리부트를 조명했지만, 사회부·정치부라고 해당 기사를 못 쓸 이유는 없다. 사회부에서는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달라진 사회상, 사회운동으로서의 페미니즘 운동과 전방위적 백래시를, 정치부에서는 페미니스트 정치의 현주소, 여성의 정치 세력화를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한겨레를 제외한 대부분의 언론사에서는 이같은 보도가 눈에 띄질 않았다. 그 사이 '여성혐오'를 '젠더갈등'으로 그리거나, '페미'를 논란으로 소비한 언론의 행태를 생각해보면 놀랄 일은 아니다. 그러나 5년 전만 해도 분위기는 달랐다. 페미니즘 리부트 5년째이던 2020년에는 서울신문의 기획 시리즈 <메갈리아 5년, 90년생 '영페미'가 온다>가, 이듬해 초에는 아시아경제의 <82년생 김지영,그리고 20학번 이서연> 같은 기획들이 나왔다. 그런 점에서 '페미니즘 리부트 10년'을 그냥 넘기는 언론의 보도 행태는 매우 아쉽다. 일련의 백래시가 거둔 효과라면 더욱 통탄할 일이다. 언론사 내 페미니스트 기자들마저 느낀 피로감에서 비롯된 일이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여기'를 한 번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토닥이고 싶은 심정이다.
최근에 듣고 있는 여성학 강의에서 누군가 나에게 “언론에서는 여성운동을 어떻게 다루는가”라고 물었다. 보통은 기자회견이나 논평에 관한 스트레이트 기사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페미니즘에 조금 더 관심이 있는 기자라면 다를 것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의제에 관한 해설성 기사를 쓰기도 하고, 당사자 인터뷰도 시도해 볼 것이다. 이어 캘린더성 기사도 노려 볼 수 있다. 어느 여성 단체가 설립 50주년을 맞았다거나, 페미니즘 리부트처럼 일련의 여성운동 흐름이 몇 년을 맞았다거나 하는 식의. 그래야만 '시의성'이라는 뉴스 가치를 확보할 수가 있고, 운동의 지난 시간들을 추적하고 앞으로를 그리는 큰 그림을 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페미니즘 리부트에 관해서도 그런 캘린더성 기사를 더 보고 싶다. 여성학회의 학술대회 이후에는, 레퍼런스가 더욱 풍부해질테니 기대를 해봐도 될까. 6·3 대선이 끝난 후 '이대남의 극우화'는 부지런히 조명하며 '낙인'이라거나 '실재'라는 각각의 결론을 내던 언론이다. 왜 '이대녀'의 오늘과 인식엔 관심이 없나.



▲getty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