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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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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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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대문시장. 동아DB
요즘 소상공인에게 "장사 좀 되십니까?"라고 묻기조차 겁난다. 원가와 금리는 치솟고 임차료는 버겁다. 소비심리는 한겨울처럼 얼어붙었다. 코로나19를 겨우 건넜지만,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중고'가 다시 파도처럼 밀려와 매출을 깎고 현금을 말린다. 언론에선 '폐업 100만 명 시주식종목상담
대'라는 말이 일상적으로 보도된다. 이 참담한 현실 앞에서 소상공인들은 길을 잃을 수도, 다시 일어설 수도 있다. 그렇다면 왜 무너지고, 어떻게 다시 설 것인가. 그 답을 찾기 위해 자영업자가 처한 현실을 살펴보고, 현장의 성공 사례를 통해 지속 가능한 생태계 회복의 실마리를 찾아본다.
창업 후 5릴게임 코리아
년 생존율 27.1%2025년 1분기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는 1만1000명 증가하고,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수는 2만5000명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내수 부진과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직원 없이 운영하는 '나 홀로 사장님'으로 전환하거나, 고용원이 있던 자영업자가 고용원 없이 재창업한 결과다. 2025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 1년 생동서 주식
존율은 65.2%이고, 3년 생존율은 37.8%, 5년 생존율은 27.1%로 창업 후 5년이 지나면 약 73%의 자영업자가 폐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 40%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다.
심지어 저소득 자영업자도 매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월 소득 100만 원 미만인 자영업자가독새증권연구소
전체 개인사업자 중 75.7%를 차지할 정도로 자영업자 운영 환경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경기침체와 내수 부진,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해 자영업자들의 운영 환경이 악화한 것과 무관치 않다.
영세 자영업자 증가와 정비례하는 것은 또 있다. 자영업자 대출금이다. 한국은행이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영업자신공항관련주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69조6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2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을 버티는 동안 과도하게 늘어난 채무가 부메랑이 돼 원금과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다시 빚을 내는 악순환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는 증거다.
대출만이 아니다. 소상공인 은행 대출을 보증한 지역신용보증재단(지역신보)이 소상공인이 갚지 못한 대출을 대신 갚는 대위변제금액도 2020년 4420억 원에서 2021년 4303억 원이었던 것이 2022년 5076억 원으로 올랐다. 그런데 2023년에는 1조7126억 원으로 껑충 뛰었고, 2024년에는 다시 2조3997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40.1%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1~7월 기준 대위변제액은 1조445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9.9% 증가했다. 연말이 되면 3조 원이 넘어 또다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대출이 급격히 늘어나면, 이를 갚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영업자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결국 '폐업'밖에 없다. 국세청 국세 통계에 따르면 사업자 중 2024년 한 해에만 폐업 신고를 한 사업체가 100만 건을 넘어섰고, 이는 자영업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단적인 지표가 되고 있다.
자영업자 100만 폐업의 이유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정부는 소상공인의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수많은 정책을 시행했다. 그런데 왜 대출은 여전히 늘기만 하고, 소상공인은 폐업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을까. 그 이유를 두 가지 관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먼저 경기 요인이다. 코로나 상황에서 채 회복하기도 전에, 전쟁·원자재·환율 요인이 겹치며 물가가 들썩였고, 금리는 팬데믹 초기 2020년 0.5% 최저점에서 2023년 3.5%까지 급등했다. 이후 2024~2025년에 걸쳐 금리가 인하되면서 2025년 10월 현재 2.5%를 기록하고 있지만 소상공인들이 체감하는 이자비용은 여전히 높다. 더욱이 변동금리 또는 신용이 낮은 사장님들에겐 숨 막히는 고금리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소비심리도 식었다. 2025년 8월 소매 판매가 전월 대비 -2.4%로 꺾이며 내수의 냉기를 확인했다. 온라인이 매출은 2025년 10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조2845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0.6% 소폭 증가했다.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소매업체들은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으로 일시적 활기는 있었지만, 근본적 어려움은 해소되지 않았다.
가계 여력은 더 줄었다. 2025년 2분기 기준 가계신용대출 잔액은 1952조 8000억 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24조6000억 원 증가했다. 이는 2021년 3분기 이후 15분기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높아지고, 원리금과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를 줄이고 결국 지갑을 닫았다. 그 결과 도소매·숙박·음식·운수·개인 서비스업 등에 종사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매출 감소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구조적 요인에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상공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상공인 중 자가 점포에서 영업하는 비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점포 임차비는 고정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소상공인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하지만 한번 가게를 열면 상권 이동으로 손님이 줄고, 주변에 공실이 늘어도 월세는 그대로다. 인하 요청을 해도 임대인이 거절하면 방법이 없다. 초기에 투자한 권리금과 인테리어 비용 등을 생각하면 쉽게 가게를 옮길 수도 없다.
유통 생태계 변화에 따라 구축된 온라인 스토어도 마찬가지다. 보이지 않는 점포 임차료인 플랫폼 수수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직접 온라인에 판매 시스템을 구축할 여력이 없는 소상공인은 플랫폼에 입점해 영업을 한다. 이때 임대인인 플랫폼사가 매출의 20~30%를 각종 수수료 명목으로 공제하고, 일방적으로 비용을 인상해도 협상은 불가능하다. 적자가 뻔해도 온라인 플랫폼을 안 쓰면 망하는 상황이라 이용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도 부담이 밖에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과도한 인건비도 부담이다.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유명 셰프는 "방송 노출이 많이 된 가게인데 월세와 인건비 합치면 월 1000만 원 이상 적자가 나며, 5년 만에 3억 원 정도 날렸다"고 폐업 사유를 밝혔다. 또 다른 유명 개그맨이 "20년 전 여의도에서 치킨집 할 때 월세가 370만 원이었다. 많이 팔아도 인건비가 더 드니까 수익이 어느 선을 넘어가면 남는 게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라이프스타일 변화도 소상공인·자영업자를 힘들게 하는 주요인 중 하나다. 코로나19 이전만 하더라도 회식 등 식사와 술자리, 노래방, 해장까지 1차, 2차, 3차로 자정 넘게까지 이어지는 모임 문화가 있었다. 이를 통해 식당, 주점, 노래방, 카페 등이 영업을 연계하면서 지역 경제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회식은 물론이고, 사적 모임조차 1·2차에서 대부분 마무리되는 게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관련 업종을 운영하는 소상공인 매출 역시 큰 폭으로 하락하게 됐다.
아울러 생활 패턴과 소비 패턴이 이전과는 확연하게 다른 M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디지털로 방대한 정보를 취득하며 '가성비' 위주로 소비하거나, 핫플레이스 등 '가심비'를 만족시키는 곳만 선택적으로 찾는 이들의 소비문화를 쫓아가지 못하는 소상공인은 도태되고 있다. 고물가로 소비자는 지갑을 닫고, 코로나로 인해 받은 대출금은 금리가 높아 돌려막기로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생태계 변화에 따른 새로운 지출 항목은 고비용 구조의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소비자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한 결과가 100만 자영업자 폐업 시대로 이어졌다. 하지만 변화에 민첩하게 적응한 가게는 버텼고, 같은 동네·같은 업종이라도 결과가 갈렸다.
성공한 가게에는 특별한 비결이 있다2004년 전남 한 도시에 문을 연 후 20년 넘게 성공 스토리를 이어가는 M횟집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가게 입구에 들어서면 "대한민국 최고가 아니면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가게 사장의 창업 철학이 담긴 글귀가 먼저 손님을 맞이한다. 이 사장은 가게 직원은 물론 거래처 직원에게까지 깍듯이 존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가게 문을 닫은 후에는 늦은 시간까지 독서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습득한다.
그의 독특한 가게 운영 원칙은 '원가와 인력에 먼저 투자하고, 경험으로 회수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횟집의 식자재 원가는 40% 수준이지만, 이 가게는 창업 초기 식자재에 60%를 투자해 '가성비'를 극대화한 상차림을 고수했다. '가성비 좋은 상차림'이란 입소문이 퍼지면서 매출이 2배 이상 뛰자 고정비 원가율이 자연스럽게 30%대로 감축됐다. 또한 비수기에도 인력을 줄이지 않고 서비스 품질을 유지해 재방문 고객을 확보했다.
거래처에도 '선(先)지급' 원칙을 고수했다. 납품업체에 결제일을 마감 이전으로 앞당기고, 거래 현장에서는 검수에 집착하지 않는 신뢰 방식을 택해 최상급 원재료 확보의 선순환을 만들었다. 또한 '근자열 원자래(近者說 遠者來·가까운 사람이 기뻐야 먼 곳에서 온다)' 원칙을 고수해 내부 직원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직원 경조사를 꼼꼼히 챙기는 것은 물론 믿음으로 직원을 대함으로써 '원팀'이자 '한 몸'처럼 가게가 운영될 수 있도록 했다.
대전 명물이 된 ‘성심당’. 위키피디아
대전 로컬 베이커리 브랜드 성심당은 1956년 창업해 한우물 전략으로 성공한 기업이다. 기업 대부분이 창업 후 성장하면 확장을 우선순위에 둔다. 지역에서 전국으로 확장하고, 사업 영역 확대를 꾀한다. 그러나 성심당은 과밀·임대 압력이 센 전국형 확장보다 대전 지역에 집중했다. 사업 영역도 확대 대신 베이커리 제품 개발에 집중해 튀김소보로와 포장빙수 같은 히트 상품을 만들어냈다. 또한 공정 효율화를 꾀해 소량 생산을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그 결과 단일 베이커리 브랜드로 2015년대 연매출 400억 원대에서 2024년에는 1937억6000만 원으로 10년 만에 5배 가까이 성장했다. 성심당 창업자는 '성실'과 '봉사 정신'을 기업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가업 승계를 통해 브랜드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지역 봉사와 보수적인 재무 운영으로 대형 프랜차이즈를 능가하는 기업으로 발전시킨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골목과 시장에 봄날은 다시 찾아온다100만 자영업자 폐업 시대라는 참담한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희망의 불씨를 지피며 블루오션을 만들어가는 소상공인들은 있다. 그들의 성공 스토리는 골목시장의 등대처럼 우리에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우선 업의 본질에 충실한 제품에 집중하고, 확장보다는 고객과 거래처에 대한 신뢰를 높여 정면 돌파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결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아주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자신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어내며, 고객과 신뢰를 쌓아간다면 골목 시장의 봄날은 다시 찾아올 것이다. 비록 지금이 가장 어두운 고난의 시기일지 모르지만, 소상공인들이 우리 사회를 지탱해 주던 골목과 지역 경제의 등대처럼 다시 활력을 찾고 글로컬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새로운 길을 밝혀주는 그날을 그려본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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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심리도 식었다. 2025년 8월 소매 판매가 전월 대비 -2.4%로 꺾이며 내수의 냉기를 확인했다. 온라인이 매출은 2025년 10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조2845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0.6% 소폭 증가했다.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소매업체들은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으로 일시적 활기는 있었지만, 근본적 어려움은 해소되지 않았다.
가계 여력은 더 줄었다. 2025년 2분기 기준 가계신용대출 잔액은 1952조 8000억 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24조6000억 원 증가했다. 이는 2021년 3분기 이후 15분기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높아지고, 원리금과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소비를 줄이고 결국 지갑을 닫았다. 그 결과 도소매·숙박·음식·운수·개인 서비스업 등에 종사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매출 감소란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구조적 요인에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상공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상공인 중 자가 점포에서 영업하는 비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점포 임차비는 고정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소상공인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하지만 한번 가게를 열면 상권 이동으로 손님이 줄고, 주변에 공실이 늘어도 월세는 그대로다. 인하 요청을 해도 임대인이 거절하면 방법이 없다. 초기에 투자한 권리금과 인테리어 비용 등을 생각하면 쉽게 가게를 옮길 수도 없다.
유통 생태계 변화에 따라 구축된 온라인 스토어도 마찬가지다. 보이지 않는 점포 임차료인 플랫폼 수수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직접 온라인에 판매 시스템을 구축할 여력이 없는 소상공인은 플랫폼에 입점해 영업을 한다. 이때 임대인인 플랫폼사가 매출의 20~30%를 각종 수수료 명목으로 공제하고, 일방적으로 비용을 인상해도 협상은 불가능하다. 적자가 뻔해도 온라인 플랫폼을 안 쓰면 망하는 상황이라 이용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도 부담이 밖에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과도한 인건비도 부담이다.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유명 셰프는 "방송 노출이 많이 된 가게인데 월세와 인건비 합치면 월 1000만 원 이상 적자가 나며, 5년 만에 3억 원 정도 날렸다"고 폐업 사유를 밝혔다. 또 다른 유명 개그맨이 "20년 전 여의도에서 치킨집 할 때 월세가 370만 원이었다. 많이 팔아도 인건비가 더 드니까 수익이 어느 선을 넘어가면 남는 게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라이프스타일 변화도 소상공인·자영업자를 힘들게 하는 주요인 중 하나다. 코로나19 이전만 하더라도 회식 등 식사와 술자리, 노래방, 해장까지 1차, 2차, 3차로 자정 넘게까지 이어지는 모임 문화가 있었다. 이를 통해 식당, 주점, 노래방, 카페 등이 영업을 연계하면서 지역 경제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회식은 물론이고, 사적 모임조차 1·2차에서 대부분 마무리되는 게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관련 업종을 운영하는 소상공인 매출 역시 큰 폭으로 하락하게 됐다.
아울러 생활 패턴과 소비 패턴이 이전과는 확연하게 다른 M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디지털로 방대한 정보를 취득하며 '가성비' 위주로 소비하거나, 핫플레이스 등 '가심비'를 만족시키는 곳만 선택적으로 찾는 이들의 소비문화를 쫓아가지 못하는 소상공인은 도태되고 있다. 고물가로 소비자는 지갑을 닫고, 코로나로 인해 받은 대출금은 금리가 높아 돌려막기로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생태계 변화에 따른 새로운 지출 항목은 고비용 구조의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소비자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한 결과가 100만 자영업자 폐업 시대로 이어졌다. 하지만 변화에 민첩하게 적응한 가게는 버텼고, 같은 동네·같은 업종이라도 결과가 갈렸다.
성공한 가게에는 특별한 비결이 있다2004년 전남 한 도시에 문을 연 후 20년 넘게 성공 스토리를 이어가는 M횟집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가게 입구에 들어서면 "대한민국 최고가 아니면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가게 사장의 창업 철학이 담긴 글귀가 먼저 손님을 맞이한다. 이 사장은 가게 직원은 물론 거래처 직원에게까지 깍듯이 존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가게 문을 닫은 후에는 늦은 시간까지 독서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습득한다.
그의 독특한 가게 운영 원칙은 '원가와 인력에 먼저 투자하고, 경험으로 회수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횟집의 식자재 원가는 40% 수준이지만, 이 가게는 창업 초기 식자재에 60%를 투자해 '가성비'를 극대화한 상차림을 고수했다. '가성비 좋은 상차림'이란 입소문이 퍼지면서 매출이 2배 이상 뛰자 고정비 원가율이 자연스럽게 30%대로 감축됐다. 또한 비수기에도 인력을 줄이지 않고 서비스 품질을 유지해 재방문 고객을 확보했다.
거래처에도 '선(先)지급' 원칙을 고수했다. 납품업체에 결제일을 마감 이전으로 앞당기고, 거래 현장에서는 검수에 집착하지 않는 신뢰 방식을 택해 최상급 원재료 확보의 선순환을 만들었다. 또한 '근자열 원자래(近者說 遠者來·가까운 사람이 기뻐야 먼 곳에서 온다)' 원칙을 고수해 내부 직원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직원 경조사를 꼼꼼히 챙기는 것은 물론 믿음으로 직원을 대함으로써 '원팀'이자 '한 몸'처럼 가게가 운영될 수 있도록 했다.
대전 명물이 된 ‘성심당’. 위키피디아
대전 로컬 베이커리 브랜드 성심당은 1956년 창업해 한우물 전략으로 성공한 기업이다. 기업 대부분이 창업 후 성장하면 확장을 우선순위에 둔다. 지역에서 전국으로 확장하고, 사업 영역 확대를 꾀한다. 그러나 성심당은 과밀·임대 압력이 센 전국형 확장보다 대전 지역에 집중했다. 사업 영역도 확대 대신 베이커리 제품 개발에 집중해 튀김소보로와 포장빙수 같은 히트 상품을 만들어냈다. 또한 공정 효율화를 꾀해 소량 생산을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그 결과 단일 베이커리 브랜드로 2015년대 연매출 400억 원대에서 2024년에는 1937억6000만 원으로 10년 만에 5배 가까이 성장했다. 성심당 창업자는 '성실'과 '봉사 정신'을 기업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가업 승계를 통해 브랜드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지역 봉사와 보수적인 재무 운영으로 대형 프랜차이즈를 능가하는 기업으로 발전시킨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골목과 시장에 봄날은 다시 찾아온다100만 자영업자 폐업 시대라는 참담한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희망의 불씨를 지피며 블루오션을 만들어가는 소상공인들은 있다. 그들의 성공 스토리는 골목시장의 등대처럼 우리에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우선 업의 본질에 충실한 제품에 집중하고, 확장보다는 고객과 거래처에 대한 신뢰를 높여 정면 돌파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결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아주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자신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어내며, 고객과 신뢰를 쌓아간다면 골목 시장의 봄날은 다시 찾아올 것이다. 비록 지금이 가장 어두운 고난의 시기일지 모르지만, 소상공인들이 우리 사회를 지탱해 주던 골목과 지역 경제의 등대처럼 다시 활력을 찾고 글로컬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새로운 길을 밝혀주는 그날을 그려본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