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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새가 지저귀자 아기가 방긋 웃는다. 고사리손을 쭉 뻗어 솔솔 부는 바람도 잡아본다. 신이 난 아기를 등에 업은 엄마들이 줄지어 산길을 올라간다. 귀여운 진풍경에 마주치는 이마다 감탄한다.
“아유, 예뻐라.” “오늘 산에 오길 참 잘했네.” “혼자 가기도 힘든 길인데 대단하네요.”



봉수대 전망대에 아기와 함께 오른 엄마들. 왼쪽부터 김혜영, 김혜인, 오언주, 김나율, 김카니, 이슬아, 김해영 회원.


원리금 균등분할 상환방식 14일 서울 중랑구 봉화산에 엄마 7명이 모였다. 각자 등산용 캐리어에 아기를 태워왔으니 총 14명이다. 이들은 모두 ‘베이비 하이킹 클럽(이하 베하클)’ 회원이다. 베하클은 이름대로 아기와 함께 산을 즐기는 엄마들의 운동모임이다. 2024년 9월에 10명으로 시작했는데 1주년을 앞둔 지금은 회원수가 1100명이 넘는다. 엄마들이 전국에서 모였단다. 스마트폰개통확인
베하클을 이끄는 이는 등산 마니아 오언주 대표다. 그는 출산 하루 전에도 산을 올랐을 정도로 활달한 성격이다. 아들 주호가 태어난 건 2024년 2월이다. 하루 종일 집에서 아기를 돌보니 체력이 약해지고 마음도 우울해졌다. 오 대표는 “육아를 하다가 이유 없이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며 “안되겠다 싶어서 아기와 함께 가장 좋아하는 것을 해 일반과세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길로 주호를 업고 산으로 향했다.



“처음엔 괜한 욕심일까 겁이 났죠. 그런데 산에 간 아기가 환히 웃더라고요. 주변에서 응원도 받으니 힘이 솟고 자신감도 생겼어요.”
이 기쁨을 나누고자 베하클을 열었다. 아기와 자연을 느끼고 싶은 이수페타시스 데 방법을 모르던 이들이 속속 찾아왔다. 이번 모임에 참여한 아윤(14개월) 엄마 김혜영씨도 “출산 전엔 운동을 자주 했는데 아기가 생기니 어쩔 도리가 없더라”며 “여기선 아기와 꼭 붙어서 몸과 마음을 단련할 수 있어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다본(19개월) 엄마 김카니씨는 “저번 산행 때 지렁이를 봤다”며 “다본이가 기억할까 했는데 집에 와서 온몸을 흔들 대연2구역 며 꼬물꼬물 춤을 췄다”고 했다. 산엔 배울 게 참 많단다.
그럼 이제 등산을 해볼까. 먼저 한 엄마가 아기를 태운 캐리어를 허리 높이까지 올려준다. 거의 17∼18㎏에 달한다. 그러자 다른 엄마가 끈에 팔을 넣어 캐리어를 멨다. 처음 봤어도 엄마라는 한마음으로 뭉치니 호흡이 척척 맞는다. 산길에 들어서자 아기들이 일제히 바닥을 내려다본다. 졸졸 흐르는 계곡물을 본 것이다. “무(물)”라며 옹알댄다. 이번엔 뾰족한 밤송이를 보곤 눈이 동그래진다. 엄마가 “밤”이라고 알려주자 작게 따라해본다. 작은 손을 흔들며 지나가는 이들에게 “아녕(안녕)” 인사도 한다.



서울 중랑구 봉화산, 캐리어를 멘 엄마들이 줄지어 산길을 오른다. 귀여운 진풍경에 마주치는 이마다 감탄한다.


“안 무거워요? 내가 뒤에서 밀어줄게요!”
베하클에 6번째 참여 중인 소이(17개월) 엄마 이슬아씨가 살짝 뒤처지자 따라오던 등산객이 선뜻 손을 내민다. 캐리어 뒷부분을 밀며 힘이 돼준다. 이씨가 감사 인사를 건네자 “별거 아니다”라며 “엄마가 더 대단하다”고 엄지를 들어 보인다. 힘이 난 이씨가 계단을 성큼성큼 오른다. 소이도 응원을 보태려는 듯 아기 간식 ‘떡뻥’을 손에 쥐고 흔든다.
드디어 도착한 봉수대 전망대. 서울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들이 이 높은 산꼭대기에서 아장아장 걷는다. 다 엄마들 덕이다. 아기는 풀도 보고 돌멩이도 줍는다. 주호는 앉아서 흙장난을 친다. 흙이 신기한 듯 작은 손에 움켜쥔 뒤 엄마에게 보여준다. 엄마들은 이제야 숨을 돌리고 육아 고민을 나눈다. 서우(18개월) 엄마 김나율씨는 “지난해 11월에 가입하고 나서 18㎏을 감량했다”며 “아이 낳고 무기력할 땐 제 모습을 사진에 담기가 싫었는데 요즘엔 아기랑 즉석 사진관에도 간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하산길은 조용하다. 아기들이 새근새근 잠에 빠졌기 때문. 따뜻한 등에 몸을 기댄 채 콩닥콩닥 뛰는 엄마 심장 소리를 듣는다. 이보다 편안한 요람이 있을까. 엄마는 손거울로 아기를 비춰보고 좀더 조심히 걷는다. 혜영씨가 “이제 집에 가서 ‘옮겨심기’를 할 차례”라고 말했다. 공감한 엄마들이 웃으며 ‘등에 업힌 아기가 깨지 않게 조심히 들어 이부자리에 눕히는 것’이라고 육아 용어를 설명했다.
베하클은 또 다른 ‘심기’도 한다. 바로 참가비 5000원을 모아 나무를 심는 환경재단에 기부하는 것이다. 오 대표는 “이 아름다운 자연을 아이들이 계속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며 “지난해엔 72그루를 식재했고 올해는 더 많은 나무를 심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기가 이 순간을 기억하지 못해도 괜찮아요. 왜냐하면 제가 달라졌거든요. 환해진 제 마음이 아이의 세상도 밝게 비출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