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계’ 이태규 인수위원 사퇴…‘공동정부’ 흔들리나

[경향신문] 이, 인수위에 직접 ‘통보’…장제원 비서실장 “기사로 봤다”국민의당 내각 배제가 배경…‘합당 지도부 합류’ 분석도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사진)이 11일 “입각 의사가 전혀 없다”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내각 구성에서 이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당 배분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전격 사퇴 배경으로 꼽힌다. 안철수 인수위원장 최측근인 이 의원의 사퇴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 위원장 공동정부 구상의 이상 징후로 읽힌다. 이 의원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오늘부로 인수위원직에서 사퇴한다”며 “저에 대해 여러 부처 입각 하마평이 있는데입각 의사가 전혀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인수위원직 자진 사퇴는 이례적이다. 이 의원은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군에 거론됐다. 이 의원은 언론을 통해 사퇴 의사를 먼저 밝힌 뒤 인수위 대변인실에 ‘통보’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 의원 사퇴) 공지를 대변인실로부터, 기사로 봤다”고 말했다. 추경호 기획조정분과 간사도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이 의원이 이후에) 인수위 기조분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단체방에서 ‘사퇴한다’는 취지의 말만 한 줄 적었다”고 전했다.이 의원은 사퇴 배경을 뚜렷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장 실장은 “(자신과 이 의원) 두 사람은 이 정권에 대한 무한책임을 가지고 있고 신뢰는 전혀 변함없다”면서 이 의원에게 연락하겠다고 말했다.이 의원 사퇴 배경으로 행안부 장관 배제가 거론된다. 이 의원은 당초 행안부 장관 후보로 거론됐고, 본인도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과의 합당 등 현안을 최연숙 국민의당 사무총장에게 맡긴 것도 이 때문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이 행안부 장관에 정치인을 배제하기로 결정하면서 이 의원에게 기회가 사라졌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윤 당선인은 능력에 따라 장관 인사를 할 뿐 특별히 안철수계로 할당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전날 1차 발표된 8명의 장관 내정자 중 안철수계나 안 위원장 추천 인사가 없고, 남은 장관 자리에도 국민의당 몫은 보이지 않는다는 예상이 많다. 안철수계 인사로 간호사 출신 최연숙 의원, 과학자인 신용현 의원이 갈 수 있는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전날 발표됐다.윤석열·안철수 공동정부 구성에 이상 기류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안 위원장은 1차 내각 인선 후 “본인(윤 당선인)이 최선의 사람을 선택하지 않았겠냐”며 “책임도 인사권자가 지는 것 아니겠냐”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합당 지도부에 합류하기 위한 포석을 깐 것이란 관측이 있다. 앞서 안 위원장도 총리직을 거부하고 “당으로 가겠다”고 했다.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MBC 라디오에서 “당선인과 철학이나 방향이 안 맞는 집단이 어딘지 보이실 것”이라며 이 의원 사퇴를 꼬집었다. 이 대표는 “인사 갈등 때문은 아닌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