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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5일 환경단체와 시민들은 서울 대통령실 앞에서 ‘4대강 자연성 회복 국민행동’ 발대식을 열고, 이재명 정부가 4대강 재자연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국민행동이 이재명 정부에 요구한 것은 두 가지다. 첫째, 4대강 보 개방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취·양수시설 개선사업비 약 9,000억 원을 조속히 예산에 편성해 달라. 둘째, 윤석열 정부가 폐기한 문재인 정부의 금강·영산강 보 처리 사조대림 주식
방안을 하루빨리 복원해 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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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4대강 공사가 만든 지금의 위기”
이재명 정부가 9,00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들여 4대강 취·양수장 시설 개선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이유는,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진행하면서 스스로의 약속과 법적 규정을 어긴 채판타스탁
공사를 강행했기 때문이다. 당시 전문가와 환경단체들은 “보로 인해 물이 정체되면 녹조가 급증하고 수질이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2009년 11월 27일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보 밑에는 항상 물이 흐르고, 필요할 때 열고 닫을 수 있게 하겠다. 보를 만든다고 물이 썩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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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실제 공사는 이러한 약속과 정반대로 진행됐다. 2009년 낙동강살리기사업 환경영향평가 협의의견에는 “조류 저감대책으로 수문조작, 유속유지, 체류시간 조정을 통해 녹조 발생을 억제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었고, 이는 당시 환경부와 국토해양부가 모두 서명한 공식 조건이었다. 또한 보 관리규정은 “보의 하한수위는 취수시설 등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수위를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이 원칙을 무시한 채 공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보를 개방하면 취수구가 물 밖으로 드러나 생활용수와 농업용수 공급이 끊기는 구조가 되었고, 여름철 낙동강의 보들을 열 수 없어 녹조 독소 피해가 반복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뉴스타파는 2023년 10월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보의 수문을 열면 물을 공급할 수 없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 전 대통령은 “공부 더 하고 오라”고 말하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당시 그를 수행하던 심명필 전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지만, 역시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감사원과 국가물관리위원회도 취수시설 문제 지적
감사원은 2017년 4대강 사업 감사에서 “162곳 중 157곳의 취·양수시설이 보를 완전 개방하면 운영에 지장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낙동강 유역의 경우 114개소가 가장 심각했다. 감사원은 “보 수위 운영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채 취·양수장을 이설·보강함으로써, 수위 저하 시 물 이용 제약이 초래됐다”고 결론지었다. 2021년 국가물관리위원회도 2026년까지 한강·낙동강 유역의 취·양수장 70개소를 개선하는 계획을 의결했으나, 정권 교체 이후 윤석열 정부 환경부와 농림부가 예산을 삭감하면서 사업은 사실상 중단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약속을 지켜야 한다”
임희자 낙동강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이건 결국 정부가 잘못해서 생긴 문제”라며 “비록 다른 정부이지만, 국민이 세운 정부라면 책임지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산 규모가 크고 관련 부처가 많기 때문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 이제는 대통령께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호열 낙동강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집권 전 활동가들과 나눈 약속을 상기시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는 “대통령이 되기 전 인천 계양에서 이재명 당시 당 대표를 만나 ‘집권하면 (4대강 재자연화를) 꼭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들었다”며 “취임 5개월이 지났지만 대통령이 이 현안을 직접 챙겼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어, 국정과제로서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예산 문제에 대해 “올해 편성된 예산은 취·양수장 시설 개선 설계를 위한 예산으로, 설계가 완료되면 공사 예산을 본격 확보할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작성한 예산을 바탕으로 하다 보니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세종보 현장에 간 김성환 장관


김성환 장관 “금강·영산강 보 처리 문제 2026년 상반기 재검토”
금강·영산강 보 처리 문제에 대해서도 이재명 정부와 환경단체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9월 세종보 재가동 저지 농성장을 찾아 “새 정부가 세종보를 재가동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농성 해제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어진 발언이 논란을 불렀다.
김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금강·영산강 보 처리 결정 취소가 졸속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정부의 결정이므로 유역별 협의체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결정을 복원해야 한다는 환경단체의 요구와는 다른 입장이었다.
세종보 현장에서 그는 “문재인 정부 결정 당시와는 달라진 상황이 있다”며 “농민들이 농사에 지장을 호소하고 있어 그런 요구도 감안해 합리적 결정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결국 보 해체 결정이 후퇴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이었다. 허재영 전 국가물관리위원장은 이에 대해 "농민들이 농사를 짓는데 불편이 없도록 하는 것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농림부 및 지자체와 함께 논의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며, 그것 때문에 수문 개방을 보류하여 자연성 회복이라는 대전제를 훼손해서는 안 될 일이다"라고 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5년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수계별 민·관 협의체를 복원해 2026년 상반기에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환 장관은 10월 2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문재인 정부 결정을 바탕으로 재자연화 방향성을 잡아가는가”라는 질의에 “똑같이 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문재인 정부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 고 답했다.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조금 더 속도를 내야 한다”
문재인 정부 초대 환경부 장관이었던 김은경 지구행동 이사장은 "이재명 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의지는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고 전제하면서도 좀 더 적극적인 추진을 주문했다. 
“문재인 정부가 과학적 근거를 축적하느라 속도를 내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지금은 충분한 근거가 확보된 만큼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때다. 특히 녹조 문제는 국민 건강과 직결된 사안으로, 환경부는 예방적 조치와 선제적 대응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이전 정부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뉴스타파 최승호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