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삼성 수사' 이복현 사의···"대통령은 '검수완박' 입장 알려달라"
피효빈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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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3 11:51
[경향신문] 민주당 당론 채택 후 첫 반발 사의“수사권 조정 후 사건 처리 지연검수완박 시 사태 더 심해질 것”이복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경향신문 자료사진‘국정농단’ 특검 수사,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에 참여했고 삼성 불법승계 의혹 수사를 주도한 이복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사법연수원 32기)가 13일 사의를 표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추진을 당론으로 채택한 뒤 검찰에서 나온 첫 반발성 사의 표명이다.이 부장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과거 자신이 수사를 맡은 론스타 사건, 한화그룹 비자금 사건, 국정원 댓글 사건, 삼성그룹 노조파괴 사건 등을 하나 하나 꼽으며 검찰의 수사권이 없었으면 실체발견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부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 등을 거친 강골 특수통 검사다. 그는 “국정원이 국내 정치에서 손을 떼기로 하고, 기업이 부당하게 오너 일가를 지원하는 잘못된 관행이 줄어들고, 대기업이 정당한 노조활동을 방해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노동조합이 최초로 설립되고 한 것은 적어도 이 수사들이 없었다면 쉽게 도출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이 부장검사는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경찰에 수사종결권이 부여된 이후 벌써 1년여간 시행해오면서 사건 처리가 급격히 지연되고 그 과정에서 증거가 산일돼 실체발견이 곤란해져서 범죄자를 처벌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경험한 것은 저만이 아닐 것”이라며 “‘검수완박’을 하면 이러한 사건의 지연처리와 실체발견 불능 사태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했다.이 부장검사는 현재 검찰이 맡고 있는 6대 범죄 수사를 경찰이 넘겨받아 잘 수사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국정원 (댓글) 사건의 경우 원래 경찰에서 수사가 시작돼 검찰이 여러 차례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를 했음에도 실체진실 발견이 부족해 결국 검찰에 송치된 이후의 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가 발혀진 사안”이라고 했다. 이어 “경찰과 검찰은 서로 특징이 다르다. 공군 파일럿이 미덥지 못하다고 수십년간 거액을 들여 양성한 파일럿을 다 내보내고, 지상전 전문요원인 보병을 새로 교육시켜 나라를 지켜보자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이 부장검사는 “현재의 검찰개혁 논란은 결국 검찰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난 오랜 기간 검찰이 정치권에서 해결해야 할 분쟁을 사법적 수단으로 재단해온 원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힘을 그리 쓰는 게 나쁘다고 비방하면서도 막상 자기가 칼을 잡으면 검찰에 대한 인사권을 무기로 그 칼을 휘둘러왔다”며 “그 과정에서 잘못된 역할을 한 검사들이 있으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다만 ‘검수완박’으로는 수사기관의 그러한 잘못된 관행을 없을 수 없다”고 했다.이 부장검사는 “대통령께서는 검수완박 정책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알려줬으면 한다. 일국의 사법제도를 통째로 바꿔 놓을 만한 정책 시도에 대해, 대통령제 국가 수반의 대통령께서 입장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더불어 새로이 취임할 대통령 당선인께서는 진정성이 느껴질 만한 제도개선을 함게 고민해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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