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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2399.49까지 추락하며 세계 주요 증시 중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던 코스피가 달라졌다. 4000을 돌파한 코스피는 올해 ‘체질이 개선됐다’는 평가로 ‘5000피’ 기대감마저 나오고 있다. 유동성 확장 등 거시여건과 반도체 강세, 고질적인 증시 저평가 농협학자금대출조회 해소 정책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영향이다. 그러나 관세 및 한국의 대미 수출 둔화 등 대외 불안 요인이 많고 아직 살아나지 않는 내수 등 ‘5000피’의 발목을 잡을 요소도 많다.
1980년 1월4일을 기준 지수 100으로 설정하고 1983년 1월4일 출발한 코스피는 27일 4042.83을 기록하면서 새 역사를 썼다. 1980년 이후 45 사금융대출 년 만에 4000선을 넘은 것이다.
코스피는 종가 기준으로 1989년 3월31일 처음으로 1000을 넘겼고, 18년이 지난 2007년 7월25일 2000을 돌파했다. 이후 14년이 지난 2021년 1월7일 3000을 넘겼다. 처음으로 4000을 돌파하는 데 4년10개월이 걸렸다.
코스피 역사는 ‘롤러코스터’에 가깝다. 외 은행대출상담 환위기 당시인 1998년 6월16일 코스피는 280까지 주저앉았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2008년 10월과 코로나19로 폭락한 2020년 3월, 코스피는 각각 1000선과 1500선이 무너졌다. 이후 1800에서 2200 사이를 오가며 ‘박스피’라는 오명을 썼다.
‘1980년 1월4일 지수 100’ 설정, 19 새희망홀씨 서류 83년 출범…45년 만에 ‘40배’
한때는 ‘박스피’ 오명…외환위기·금융위기·코로나 시기 ‘폭락장’
정부 저평가 해소 정책·반도체 강세 힘입어…대형주 쏠림은 우려
역대 1000을 돌파했던 상승장과 올해 모두 유동성이 끌어올리는 장세라는 점에서 유사하다. 올해엔 미국 연방준비제 중소기업자금대출 도(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 등 글로벌 유동성이 완화되고 국내에서도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재정이 투입되며 유동성이 확장되고 있다. 증시를 둘러싼 신용융자와 예탁금이 급등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1989년 사상 첫 ‘1000피’를 이끌었던 ‘3저호황(저금리·저달러·저유가)’의 양상이 올해 재현되면서 코스피에도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올해 코스피가 과거와 다른 점은 지난 6월부터 본격화된 상법 개정 등 증시 저평가 해소 정책, AI발 반도체 강세가 꼽힌다. 이른바 ‘코스피 체질’ 개선이다.
역대 1000을 넘겼던 강세장에선 주로 개인투자자가 수급을 주도했지만 올해 6월부턴 외국인이 순매수 기조를 보이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지난 6~7월엔 상법 개정 등 정책 효과로 순매수에 나섰다. 9월부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사이클의 영향으로 실적이 상향되면서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집중 순매수’에 뛰어들어 지수를 끌어올렸다.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인 주가수익비율(PER) 수치는 과거보다 낮은 수준이다. 개인투자자 위주로 지수가 오르며 ‘과열 양상’을 보였던 2021년 1월 ‘3000피’ 당시 코스피의 PER은 30배를 웃돌았지만, 지난 24일 기준 코스피의 PER은 약 18배에 그쳤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려점이 없진 않다. 갈수록 실물 경제와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은 문제다. 명목 국내총생산(GDP)과 시가총액을 비교한 ‘버핏지수’는 144%를 웃돌면서 2021년 기록한 역대 최고점(120%대)도 넘어섰다.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 주가가 과도하게 뛰고 있다는 의미다.
과거와 비교해 대형주의 쏠림이 커지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최근 한 달간 코스피 대형주(시총 상위 100위)는 18.56% 올랐지만, 중형주(상위 101~300위)는 5.63%, 소형주(301위 이하)는 1.12% 오르는 데 그쳤다. 2021년 당시엔 대형주와 소형주의 수익률 편차가 4.33%포인트에 그쳤고 2007년엔 중형주가 대형주 수익률을 넘기도 했다.
소위 ‘내수 업종’으로 분류되는 음식료, 섬유 업종은 지난 한 달간 강세장에도 주가가 하락했다. 그만큼 내수 경기가 좋지 않다는 뜻이다. 연체율이 늘어나는 등 서민 경제가 갈수록 악화되는 것도 국내 경제여건상 차이가 큰 부분이다.
김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