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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빈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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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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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홍경 블랙코미디 '굿뉴스' 2주 연속 글로벌 톱10. 넷플릭스 제공
설경구·홍경 블랙코미디 '굿뉴스' 2주 연속 글로벌 톱10. 넷플릭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변성현 감독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굿뉴스’ 공개 이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휴대폰소지 한 카페에서 언론과 만나 이 영화의 엔딩 비하인드를 언급했다. ‘굿뉴스’는 공개 2주 차에도 호평 속에 한국 기준 톱10 영화 부문 1위를 지키고 있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킹메이커’, ‘길복순’을 연출한 변 감독의 신작이다.
한 편의 국가 통대환 적 해프닝을 다룬 부조리극
영화 ‘굿뉴스’는 1970년 일본 적군파가 민항기를 납치해 북한행을 시도한 ‘요도호 사건’을 모티브로 한 블랙코미디. 위기의 순간조차 희극처럼 연출되는 권력의 무능과 부조리를 풍자하며, 실화보다 더 영화 같은 한 편의 국가적 해프닝을 그린다.
한때 국민은행 금리인하 유행했던 농담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의 답이 ‘조교에게 시킨다’였듯, 극 중 중앙정보부장 박상현(류승범)은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늘 하수인인 해결사 아무개(설경구)를 찾는다. 북한 출신인 아무개는 어떤 임무가 주어져도 결국 방법을 찾아낸다. 이번 납치 사건에서도 그는 민항기의 항로를 김포공항으로 유도하기 위해 또 다른 ‘하수인’을 찾는다.
집담보대출조건 그는 공군 중위이자 관제사인 서고명(홍경)이다. 이름의 한자처럼 ‘높을 고(高), 이름 명(名)’ 명예욕과 출세욕으로 가득 찬 엘리트 장교인 고명은, 어쩌다 위기의 현장에 투입된다. 그는 작전에 성공하면 훈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납치된 일본 조종사와 교신해 비행기를 김포공항으로 유도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일련의 과 nh농협캐피탈 정은 한일 관료들의 한심한 작태와 납치범의 광기, 생존자들의 우왕좌왕이 교차하며 부조리극 같은 상황이 펼쳐진다.
변 감독의 말대로 “피식거리며 웃다가도 마지막엔 뒤통수가 싸해지는 영화”로, 다양한 층위의 풍자와 상징, 아이러니가 교차한다.
“훈장 대신 시계 한 점… 영광 아닌 족쇄의 상징”
납치 사건이 인명 피해 없이 일단락된 뒤, 서고명은 공로를 인정받아 언론 인터뷰까지 하지만 정작 훈장 대신 대통령 시계 한 점만 받는다.
비 맞은 개처럼 홀로 남겨진 고명은 그 시계를 마지못해 찬다. 변 감독은 “극적인 비극으로 몰지 않고 담담하게 던져두는 것이 오히려 현실적이고, 어떤 의미에서는 더 잔인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홍경 배우는 촬영 현장에서 실제로 그 시계를 차고 싶어 하지 않았다. 고명 입장에서 자존심 때문에 도저히 못 찰 것 같다고 했지만, 결국 그 마음으로 연기하길 부탁했다”며 “그걸 차지 않으면 내일을 살 수 없다. 억울하더라도 참고 가는 게 힘없이 이용당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다. 영광의 증표가 아니라 체제의 족쇄, 합리화해야만 버틸 수 있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고명과 아무개는 이름 없이 사는 수많은 사람들을 상징한다. 변 감독은 “둘 다 권력 밑에서 뺑이 치며 사는, 결국은 우리 자신을 닮은 인물”이라며 “(달의) 앞뒷면 같은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고명이 권위와 명예를 믿는 인물이라면, 아무개는 그것의 허상을 간파한 냉소주의자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활주로 위 비를 맞는 개처럼, 체제의 한 구석에서 무력하게 서 있을 뿐이다.
또 두 캐릭터를 다른 듯 닮은 존재로 짝을 이룬 이유로 "“‘유명(有名)’의 반대가 ‘무명(無名)’이라면, 이건 유명을 꿈꾸던 자가 무명이 되는 과정"이라며 "그래서 애초부터 무명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있으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캐릭터 설정 비화를 설명했다.
영화 '굿뉴스' 변성현 감독
“짜증과 냉소에서 출발한 블랙코미디”
변 감독은 ‘굿뉴스’의 출발점을 “매일 아침 듣던 뉴스”라고 했다.
“짜증이 났어요. 내가 믿어왔던 사실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달을 때의 혼란, 그 사실을 맹목적으로 믿는 사람들, 진실처럼 포장된 왜곡들…. 그런 현실에 대한 짜증.” 그는 이어 “이념의 시대는 지났다고 하지만 여전히 갈등은 반복되고, 그걸 주장하는 사람들은 정작 자기 신념과는 다른 행동을 한다”며 “그런 모순된 현실에 대한 냉소와 조소가 쌓여 이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영화에는 유명인의 명언이 반복해 나온다. 그중 ‘진실은 간혹 달의 뒷면에 존재한다. 그렇다고 앞면이 거짓은 아니다’ ‘일어난 사실, 약간의 창의력, 그리고 믿으려는 의지. 이 세 가지가 결합하면 거짓말도 진실이 된다’는 변감독이 이번 영화를 위해 직접 창작한 것으로, 영화 속 가짜 명언들은 진실과 거짓이 뒤섞인 사회의 풍경을 비추는 장치다.
그는 “명언은 결국 권위를 상징한다. 사람들은 그것을 믿고, 고명도 그런 인물 중 하나”라며 “아무개는 그것을 ‘개소리’라 치부한다. 나는 그 사이의 간극, 진실의 앞과 뒤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 주제를 이야기하는 것 자체의 권위도 싫었어요. 그래서 스스로 그 권위를 비트는 방식으로 풀어내고 싶었습니다.” 한편 변 감독은 이번 홍경 배우의 열연에 대해 "또래 배우 중 가장 연기 잘하는 배우라고 생각한다"며 드라마 '약한영웅 Class 1'때부터 눈여겨 봤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신진아 기자
설경구·홍경 블랙코미디 '굿뉴스' 2주 연속 글로벌 톱10. 넷플릭스 제공
설경구·홍경 블랙코미디 '굿뉴스' 2주 연속 글로벌 톱10. 넷플릭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변성현 감독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굿뉴스’ 공개 이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휴대폰소지 한 카페에서 언론과 만나 이 영화의 엔딩 비하인드를 언급했다. ‘굿뉴스’는 공개 2주 차에도 호평 속에 한국 기준 톱10 영화 부문 1위를 지키고 있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킹메이커’, ‘길복순’을 연출한 변 감독의 신작이다.
한 편의 국가 통대환 적 해프닝을 다룬 부조리극
영화 ‘굿뉴스’는 1970년 일본 적군파가 민항기를 납치해 북한행을 시도한 ‘요도호 사건’을 모티브로 한 블랙코미디. 위기의 순간조차 희극처럼 연출되는 권력의 무능과 부조리를 풍자하며, 실화보다 더 영화 같은 한 편의 국가적 해프닝을 그린다.
한때 국민은행 금리인하 유행했던 농담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의 답이 ‘조교에게 시킨다’였듯, 극 중 중앙정보부장 박상현(류승범)은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늘 하수인인 해결사 아무개(설경구)를 찾는다. 북한 출신인 아무개는 어떤 임무가 주어져도 결국 방법을 찾아낸다. 이번 납치 사건에서도 그는 민항기의 항로를 김포공항으로 유도하기 위해 또 다른 ‘하수인’을 찾는다.
집담보대출조건 그는 공군 중위이자 관제사인 서고명(홍경)이다. 이름의 한자처럼 ‘높을 고(高), 이름 명(名)’ 명예욕과 출세욕으로 가득 찬 엘리트 장교인 고명은, 어쩌다 위기의 현장에 투입된다. 그는 작전에 성공하면 훈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납치된 일본 조종사와 교신해 비행기를 김포공항으로 유도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일련의 과 nh농협캐피탈 정은 한일 관료들의 한심한 작태와 납치범의 광기, 생존자들의 우왕좌왕이 교차하며 부조리극 같은 상황이 펼쳐진다.
변 감독의 말대로 “피식거리며 웃다가도 마지막엔 뒤통수가 싸해지는 영화”로, 다양한 층위의 풍자와 상징, 아이러니가 교차한다.
“훈장 대신 시계 한 점… 영광 아닌 족쇄의 상징”
납치 사건이 인명 피해 없이 일단락된 뒤, 서고명은 공로를 인정받아 언론 인터뷰까지 하지만 정작 훈장 대신 대통령 시계 한 점만 받는다.
비 맞은 개처럼 홀로 남겨진 고명은 그 시계를 마지못해 찬다. 변 감독은 “극적인 비극으로 몰지 않고 담담하게 던져두는 것이 오히려 현실적이고, 어떤 의미에서는 더 잔인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홍경 배우는 촬영 현장에서 실제로 그 시계를 차고 싶어 하지 않았다. 고명 입장에서 자존심 때문에 도저히 못 찰 것 같다고 했지만, 결국 그 마음으로 연기하길 부탁했다”며 “그걸 차지 않으면 내일을 살 수 없다. 억울하더라도 참고 가는 게 힘없이 이용당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다. 영광의 증표가 아니라 체제의 족쇄, 합리화해야만 버틸 수 있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고명과 아무개는 이름 없이 사는 수많은 사람들을 상징한다. 변 감독은 “둘 다 권력 밑에서 뺑이 치며 사는, 결국은 우리 자신을 닮은 인물”이라며 “(달의) 앞뒷면 같은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고명이 권위와 명예를 믿는 인물이라면, 아무개는 그것의 허상을 간파한 냉소주의자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활주로 위 비를 맞는 개처럼, 체제의 한 구석에서 무력하게 서 있을 뿐이다.
또 두 캐릭터를 다른 듯 닮은 존재로 짝을 이룬 이유로 "“‘유명(有名)’의 반대가 ‘무명(無名)’이라면, 이건 유명을 꿈꾸던 자가 무명이 되는 과정"이라며 "그래서 애초부터 무명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있으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캐릭터 설정 비화를 설명했다.
영화 '굿뉴스' 변성현 감독
“짜증과 냉소에서 출발한 블랙코미디”
변 감독은 ‘굿뉴스’의 출발점을 “매일 아침 듣던 뉴스”라고 했다.
“짜증이 났어요. 내가 믿어왔던 사실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달을 때의 혼란, 그 사실을 맹목적으로 믿는 사람들, 진실처럼 포장된 왜곡들…. 그런 현실에 대한 짜증.” 그는 이어 “이념의 시대는 지났다고 하지만 여전히 갈등은 반복되고, 그걸 주장하는 사람들은 정작 자기 신념과는 다른 행동을 한다”며 “그런 모순된 현실에 대한 냉소와 조소가 쌓여 이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영화에는 유명인의 명언이 반복해 나온다. 그중 ‘진실은 간혹 달의 뒷면에 존재한다. 그렇다고 앞면이 거짓은 아니다’ ‘일어난 사실, 약간의 창의력, 그리고 믿으려는 의지. 이 세 가지가 결합하면 거짓말도 진실이 된다’는 변감독이 이번 영화를 위해 직접 창작한 것으로, 영화 속 가짜 명언들은 진실과 거짓이 뒤섞인 사회의 풍경을 비추는 장치다.
그는 “명언은 결국 권위를 상징한다. 사람들은 그것을 믿고, 고명도 그런 인물 중 하나”라며 “아무개는 그것을 ‘개소리’라 치부한다. 나는 그 사이의 간극, 진실의 앞과 뒤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 주제를 이야기하는 것 자체의 권위도 싫었어요. 그래서 스스로 그 권위를 비트는 방식으로 풀어내고 싶었습니다.” 한편 변 감독은 이번 홍경 배우의 열연에 대해 "또래 배우 중 가장 연기 잘하는 배우라고 생각한다"며 드라마 '약한영웅 Class 1'때부터 눈여겨 봤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신진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