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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친구와 잘 어울리지 못하던 중학생 A군은 어느 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같은 반 동급생들을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 현실과 달리 하고 싶었던 말을 마음껏 하니 속이 시원했다. 부모님과 선생님의 눈도 피할 수 있었다. 내 계정에 생각을 적는 것이니 폭력이나 범죄라는 생각이 들지도 않았다. 사이버 공간에서 동조해 주는 이들에 힘입어 A군은 비방글의 수위를 점점 더 높여 갔다.
최근 5년간 학교폭력 재발학생 수가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학폭 신고가 맞신고 양상으로 변질되면서 심의 건수 자체가 늘어난 요인도 있지만, 같은 기간 A군처럼 죄책감을 덜 느끼며 저지르는 사이버 폭력이 급증한 점에도 주목해야 한주식어플리케이션
다. 특히 사이버 폭력은 재발 여부 관리마저 어려운 만큼 플랫폼 차원의 제재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4년 새 학폭 재발학생 2배 넘게 증가... "경미한 건 많아져"



2020~2024년 학교폭력 가해학생·재발학생 수 변화 추이. 진금강제강 주식
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받아 12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각 시도교육청에 학폭으로 접수된 가해학생 수와 재발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늘었다.
구체적으로 가해학생 수는 △2020년 1만6,1황금성3
29명 △2021년 2만6,399명 △2022년 3만3,732명 △2023년 3만7,789명 △지난해 4만4,894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한 차례 학폭 행위가 접수된 이후 또 접수된 '재발학생' 수는 역시 △2020년 1,151명 △2021년 1,646명 △2022년 2,280명 △2023년 2,348명 △2024년 2,821명으로 매년 늘신성 에프에이 주식
고 있다.



그래픽= 송정근 기자


비교적 경미한 사안도 학폭으로 신고하는 일이 흔해져 심의 건 자체가 늘었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가해·재발 학생 수가 늘긴 했지만 중대 사안이 늘어난 건 아니다"라테스 주식
고 했다. 나현경 학폭 전문 변호사 역시 "(학부모·학생이) 절차적으로 평가를 받아 권리를 찾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맞신고로 인해 한 사건에서 가해 학생이 여럿 집계되는 요인도 있다"고 했다.

통계에 다 잡히지 않는 사이버 폭력… 재발에도 취약하다



게티이미지뱅크


다만 학폭 실태를 잘 아는 전문가들은 최근 5년 새 사이버 폭력이 급격히 늘어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인 푸른나무재단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년 전체 학폭의 5.3%를 차지했던 사이버 폭력 비율은 지난해 17%까지 올랐다.
숫자로 잡히지 않는 사이버 폭력은 더 많을 수 있다. 사이버 폭력 실태조사를 담당하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관계자는 "사이버 폭력은 가해자 특정이 어렵고, 부모·선생이 확인할 범위 밖에 있기 때문에 (신고·심의 건수를 기준으로 하는) 교육부 통계 등에 잡히는 건 극히 일부"라고 전했다.
사이버 폭력은 언어·신체 폭력 등 다른 학폭 유형에 비해 재발에도 취약하다. 김미정 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장은 "아이들이 사이버 폭력을 저질러도 온라인 플랫폼에서 계정 정지·게시물 삭제 등 조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별문제 없네' '괜찮네' 등의 잘못된 인식이 박혀 재발로 이어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푸른나무재단이 최근 사이버 폭력 가해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가해 후 플랫폼 이용에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이 81.4%에 달했다.
이에 사이버 폭력이 발생할 경우 플랫폼의 강력한 제재로 재발을 막아야 한다는 제언이 이어졌다. 김 본부장은 "사이버 폭력은 학교장 차원의 조치로는 재발 여부 관리·감독이 쉽지 않다"며 "따라서 온라인 플랫폼의 즉각적인 제재가 시급하지만 플랫폼이 대개 해외 기업이란 이유로 손 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 간의 공조 체제를 통해 플랫폼 내 폭력 행위에 강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의원은 "학교폭력이 재발되지 않도록 예방조치를 강화하고 피해 학생이 추가적인 고통을 받지 않도록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은서 기자 [email protected]유대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