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31일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앞에서 라이더유니온이 ‘로드러너’ 도입 철회를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라이더유니온 제공
‘로드러너가 대체 뭐길래 점주와 라이더가 손을 잡았나?’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이 경기도 화성·오산 등 일부 지역에서 시범운용 중인 라이더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로드러너’를 둘러싸고 라이더들은 물론 입점 점주들까지 반발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라이더·점주들은 로드러너가 전국에 도입될 경우, 라이더에 대한 노동통제가 심화하고 점주들의 영업 지역이 제한될 뿐 아
골드몽사이트 니라 수백억~수천억원대의 사용료가 국외(독일)로 빠져나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로드러너 전국 도입 반대를 외치며 2025년 11월25일 서울 송파구 배민 본사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시범운용에서 ‘배달노예’ ‘매출 타격’ 드러나
로드러너는 배민의 모회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자체 개발한 라이더
바다이야기룰 전용 앱이다. 2019년 도입돼 운용 중인 배민커넥트는 라이더가 원하는 시간대에 앱을 켜고 콜을 수락해 배달하는 시스템이라면, 로드러너는 라이더가 사전에 등록한 스케줄에 따라 로그인을 하고 인공지능(AI)이 자동 배차한 배달 건을 수행해야 한다. 라이더는 일주일 전에 미리 다음주 근무 스케줄을 예약해야 하는데, 등급에 따라 원하는 시간대를 선택할 수 있는
알라딘릴게임 우선권을 가진다. 예를 들어 1등급은 월요일 오전 10시, 2등급은 월요일 오후 2시, 3등급은 월요일 오후 5시, 4등급은 화요일 오전 10시 등 순차적으로 예약이 가능한 식이다. 라이더 등급은 AI가 자동으로 결정하는데 수락률, 시간당 배달 건수, 계획 대비 실제 운행 시간 등이 반영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 기준은 공개된 바 없다. 현재 라이더
검증완료릴게임 등급은 1~7등급(혹은 8등급)으로 나뉘며, 매주 직전 주간 실적에 따라 등급이 업데이트된다.
오산에서 활동하는 정아무개씨는 “상위 등급 라이더가 선택하고 남은 시간대를 선택해야 하는 탓에 등급이 낮을수록 선택권이 제약되는데, 새벽이나 밤처럼 콜이 적거나 운행이 위험한 시간대만 남는다”며 “등급 낮은 라이더들은 취소된 스케줄이 나오면 추가
바다이야기오락실 로 선택하기 위해 배달 중은 물론 퇴근 뒤에도 앱만 들여다보는 처지”라고 하소연했다. 1등급을 3개월간 유지했다는 박아무개씨는 “식사를 건너뛰는 것은 물론 화장실 가는 시간까지 아껴야 했다”고 한다. 박씨는 “오전 9시부터 12시간씩 일했는데, 시간 대비 배달 건수를 늘리기 위해 신호 위반을 밥 먹듯 할 수밖에 없었다”며 “사전에 등록한 스케줄을 소화 못하면 등급이 하락하기에 급한 일도 미루고 주 6일씩 일했다. 1등급을 유지하려면 한마디로 ‘배달노예’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로드러너는 라이더 등급을 1~7등급(혹은 8등급)으로 나누고 다음주 스케줄 선택 권한을 차등 부여한다. 오산 지역 라이더 제공
라이더들은 정산 구조 역시 불투명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초 고지된 금액과 실제 정산 금액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고객센터에 항의하면 ‘후정산 해준다’는 답이 돌아오지만, 제대로 정산되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는 설명이다. 손아무개씨는 “배달할 때마다 앱 화면을 캡처해 후정산이 제대로 되는지 따져보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배민 내부자 “로드러너 고집은 자기모순” 토로
라이더들은 배민이 로드러너 도입으로 노동통제를 강화하고, 수익률만 높이려 한다고 비판한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지부장은 “배민은 라이더를 노동자로 고용하지 않고 노동자처럼 고정근무와 성과를 압박해 통제를 강화하려 한다”며 “이미 검증된 배민커넥트를 버리고 오류가 빈번한 로드러너 도입을 강행하는 것은 결국 라이더 단가를 쥐어짜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배민은 정작 ‘연봉 4600만원짜리 정규직 라이더’를 고용한다며 2022년 7월 설립한 자회사 딜리버리앤(N)은 2025년 12월 폐업하기로 결정했다. 상시적인 라이더 구인난에 시달린 탓이다. 내부 관계자조차 “라이더가 고용 안정성보단 노동 자율성에 방점을 찍는 직종이란 현실을 인정하고 결국 사업을 접는 건데, 라이더 통제를 강화하는 로드러너를 고집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배민은 로드러너에 스케줄을 등록하지 못한 라이더에게도 일부 콜을 허용하는 ‘즉시배차제도’를 조만간 도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 지적하는 ‘라이더의 노동자성’을 희석하기 위한 일종의 ‘꼼수’인 셈이다.
라이더유니온 부산·울산·창원지회와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가 2025년 11월12일 부산시 부산진구 배달의민족 비(B)마트 앞에서 라이더 전용 앱 ‘로드러너’ 도입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라이더유니온 제공
점주들의 반발도 거세다. 소비자에게 가게가 노출되는 거리가 본래 반경 4㎞인데, 로드러너 시행 이후 라이더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1㎞ 이내로 제한되는 일이 빈번해 매출에 큰 타격을 입고 있는 탓이다. 화성시 봉담읍에서 수제 햄버거 가게를 운영하는 유아무개씨는 “2023년 8월 가게 문을 연 뒤 꾸준히 유지되던 매출이 로드러너 시행 이후 20% 이상 줄었다. 배달이 90%를 차지하는데, 라이더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까닭에 수시로 거리제한이 걸린다”고 토로했다. 치킨집을 운영하는 박아무개씨도 “약관상 폭설·폭우 등 기상 악화 때만 거리제한을 하게 돼 있는데, 로드러너 시행 뒤 피크시간 위주로 계속 거리제한이 걸린다”며 “배민이 공지를 안 하니 점주가 수시로 2㎞, 1㎞ 배달주소 설정을 변경하면서 거리제한 여부를 점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공플협)가 로드러너 도입 이후 8월 한 달 동안 시범지역의 거리제한 조치 여부를 조사한 결과,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거리제한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준형 공플협 공동의장은 “과도한 수수료 등 배달앱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면서 점주들도 로드러너를 계기로 라이더와 한목소리를 내게 된 것”이라며 “배달앱 횡포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온라인플랫폼법이 통과될 때까지 힘을 합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모회사 수익 보장 노린 무리수”
논란이 확산하자 배민은 10월로 확정됐던 제주지역 시범실시를 보류했다. 하지만 업계는 배민이 조만간 로드러너를 전국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 과거에 한 번 도입했다가 실패한 로드러너를 다시 들고나온 것은 ‘로드러너 사용료’를 통해 수익 회수를 원활하게 하겠다는 모기업(DH)의 강력한 의지라는 해석이다.
앞서 DH는 요기요를 운영하던 2020년 로드러너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라이더의 반발과 이탈 등으로 2021년 중단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DH는 당시 로드러너 사용료로 요기요로부터 연간 500억원 이상을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며 “DH가 사업을 운영 중인 유럽·중동·아시아 등 전세계 70개국 중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한국에서 안정적인 수익 회수 방법을 쓰려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DH는 2023년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로부터 4127억원을 받아갔는데, 과배당 논란이 일자 2024년에는 5372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도록 하는 우회책을 썼다. DH가 지분 100%를 소유한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소각은 현금배당과 동일한 효과가 발생한다. 이 또한 비난이 일자 결국 ‘앱 사용료’라는 명목으로 수익을 회수해가려는 전략을 세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배민 관계자는 “로드러너는 효율적인 시스템을 찾기 위한 시도 중 하나로 현재까지 전국 도입은 확정되지 않았으며, 모회사에 사용료를 지급할지도 결정된 바 없다”며 “로드러너 도입 후 라이더 수입이 늘었음을 증명하는 데이터를 곧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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