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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email protected][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미국 국적을 가진 한국계 기업인 두 명이 유통 산업의 한가운데서 거센 논란에 휘말렸다. 김범석(미국명 Bom Kim) 쿠팡 의장은 3370만개 계정의 개인정보 유출에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고, 김병주(미국명 Michael Byungju Kim)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회생 절차에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 인물 다 한국에서 각각 40조원대 사업을 움직이면서도 미국 국적과 지배구조를 활용해 법적·정책적 책임을 최소화했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릴박스 김범석 쿠팡 Inc 의장. (사진=쿠팡)
3370만건 유출…쿠팡 책임 구조의 민낯
2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전 국민의 65%라는 역대 최대 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 6월 24일부터 해외 서버를 통한
우주전함야마토게임 무단 접근이 있었지만 이를 약 5개월 뒤인 11월 18일 소비자 신고를 받고서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식 발표는 29일에야 이뤄졌고 유출 정보는 이름·전화번호·이메일·배송지 주소·주문내역 등 3370만건에 달한다. 개인정보보호법상 과징금은 매출액의 최대 3%까지 부과될 수 있어 최대 1조원대 처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는 지난 8월 SK텔레콤(0176
릴게임몰 70) 2300만명 유출 당시(1348억원)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논란의 중심에 선 김 의장은 한국계 미국인이다. 16세에 부친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2010년 쿠팡을 창업했다. 현재 쿠팡Inc 이사회 의장 겸 CEO로, 보유 지분은 10% 미만이지만 일반 주식보다 29배 많은 의결권을 가진 ‘클래스B’ 주식을
야마토통기계 통해 74.4%의 의결권을 행사 중이다. 쿠팡은 2021년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이후 2022년까지 한국 물류망에 2조 3000억원을 투자하고 8만 89명(지난해 말 기준)을 고용해 삼성전자(005930)에 이은 국내 2위 고용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연매출 41조원을 돌파하며 한국 이커머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전례 없는
바다이야기APK 사태에도 김 의장은 침묵 중이다. 배경엔 미국 국적을 활용한 법적 책임 회피 구조가 있다. 김 의장은 2020년 12월 쿠팡 대표직에서 물러났고, 2021년에는 한국 법인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도 내려놓았다. 각각 중대재해처벌법 국회 통과 직전, 시행 직전에 이뤄진 조치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미국 국적을 이유로 2021년부터 5년째 김 의장을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도 총수로 지정할 수 있도록 시행령이 개정됐지만, 김 의장은 예외 조건을 충족해 여전히 법인 쿠팡이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체계가 유지되고 있다.
국회·정부 출석 회피 논란도 반복돼왔다. 이날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다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올해 초 택배 노동자 심야노동 문제를 다룬 환경노동위원회 청문회에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이유로 불참했다. 지난 10월 정무위원회의 두 차례 국감도 마찬가지였다. 과거 2015년 협력업체에 대한 갑질 논란 등의 혐의로 국정감사 증인에 채택됐을 때는 ‘농구를 하다 다쳤다’는 이유로 출석하지 않아 빈축을 샀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사진=연합뉴스)
사모펀드의 그늘…홈플러스가 민낯 드러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도 비슷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홈플러스가 지난 3월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홈플러스를 7조 2000억원에 인수한 뒤 점포 매각과 세일앤리스백(자산 매각 후 임차) 방식으로 약 4조원을 회수했다. 이 과정에서 경쟁력은 떨어지고 부채는 급증해 결국 법원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특히 기업회생 직전까지 카드매출 채권 등을 담보로 수천억원의 기업어음(CP) 등을 발행한 사실이 드러나며 ‘먹튀’ 논란도 자초했다.
김 회장 역시 한국계 미국인이다. 경남 진해에서 태어나 10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포드칼리지와 하버드대 MBA를 거쳐 골드만삭스에서 경력을 쌓았다. 2005년 MBK파트너스를 설립해 운용자산 40조원대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로 키웠지만, 국내에서는 ‘기업 사냥꾼’이라는 비판이 따라붙는다. 포브스 추산 자산만 14조원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보다 많다.
홈플러스 사태 이후 수차례 국회 출석 요구를 무시하던 김 회장은 10월 국정감사에서야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사회적 책임은 느낀다”며 “펀드를 운용했을 뿐 개별 기업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법적 책임에는 선을 그었다. 1조원대 규모로 기대됐던 사재출연 약속도 실제로는 400억원 안팎에 그쳤다. 협력업체까지 10만명의 일자리가 달린 홈플러스는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 청산 수순을 밟게 된다.
결국 두 사람의 책임 회피 행보는 닮아 있는 셈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10대에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계 미국인, 한국 시장에서 각각 40조원대 사업을 일구며 성장했지만 위기가 닥치면 ‘외국인’이거나 ‘구조상 책임 없음’을 내세운다. 수십조원의 부를 쌓으면서도 정작 한국 내 법적 책임에서는 빠져나가는 전형이라는 비판이 많다. 현행법상 이들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운 한계가 반복적으로 드러나면서, 글로벌 자본에 대한 규제 사각지대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두 사람 모두 한국 시장에서 성장했으면서도 미국 국적을 활용해 법적 책임을 회피하는 구조를 만들었다”며 “특히 김범석 의장의 경우 국회 출석조차 거부하며 완전히 침묵하는 모습은 한국 정서는 물론, 기업의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투명한 지배구조와 책임 있는 경영이 전제돼야 하는데, 현재 구조로는 한국 소비자와 투자자 보호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전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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