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바다이야기 ㅄ 황금성 오리지널 ㅄ‡ 39.rzz283.top ┧지중해에 올리브가 있다면 베트남 푸꾸옥에는 후추가 있다. 누가 푸꾸옥에 다녀와서 노을도, 해산물도, 호캉스도 아닌 후추 이야기만 주절주절 하냐고 한다면, 네, 그게 바로 접니다.
여행과 요리를 좋아한다면 어디를 가든 여정에 시장이나 마트, 하다못해 편의점 쇼핑이라도 필연코 포함시킬 것이다. 내가 그렇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전 세계 마트와 재래시장으로만 순간이동하는 능력이 생겨도 좋겠다는 말을 농담처럼 던진 적도 있다.
새로이 떠나게 된 여행지의 마트에서 무얼 사면 좋을지와 관련한 정보는 여러 유튜브 채널이나 블로그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나는 그것들을 일부 포함하되 우연히, 왠지 끌려서 장바구니에
정기예금 금리계산 집어넣은 아이템에 홀리는 상황을 꼭 겪는다. 그러고는 그걸 다시 사기 위해서라도 이 도시를 다시금 여행하겠다는 다짐도 종종, 아니 자주 하곤 한다.
정말 오랜만에 떠나게 된 베트남 여행, 그것도 처음 가 보는 '푸꾸옥'으로의 일정을 앞두고 나는 또 베트남의 유명한 슈퍼마켓 체인인 '킹콩마트'에서 뭘 사야 할지 집중해서 검색해 보던 참이었
주택청약 순위 다. 막연히 커피 정도와 더불어 얼핏 누군가가 지나가며 알려 준 후추와 관련한 내용을 찾아보다가 이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베트남이 전 세계 최대 후추 수출국이란 것, 그리고 푸꾸옥이 베트남 내에서도 최대 후추 생산지이자 그곳 후추가 특히 질이 좋기로 유명하다는 것을. 캄보디아의 '캄포트(Kampot)' 후추가 유명하단 건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저축은행신용대출 어떤 레스토랑은 캄포트 후추만을 사용한다는 걸 별도로 메뉴판에 표시하기도 하니까. 지리적으로 볼 때 푸꾸옥은 캄보디아와 무척이나 가까운데, 푸꾸옥 역시 이 캄포트 품종을 취급한다고 한다. 역시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잘 먹을 수 있다.
베트남이 커피와 후추, 두 개의
개인회생전문 작물로 이름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커피나무와 마찬가지로 후추나무 역시 덥고 습한 열대 기후, 그리고 바람이 약한 지역에서 잘 자란다. 건조하고 따뜻한 기후의 지중해 등지에서 올리브가 무럭무럭 자란다면, 습하디습한 이곳엔 커피와 후추가 신나게 자라나는 것이다. 푸꾸옥 후추는 특유의 향긋함은 물론 매콤함과 함께 톡 쏘는 맛이 나며, 껍질과 씨가 단단한 것
그룹계열사상장 이 특징이다. 수확을 마친 후추는 화학 공정을 거치지 않고 자연 그대로 햇볕에 건조하고, 수확 시기와 가공 방식에서 따라 흑후추, 백후추, 적후추로 분류해 판매한다. 초록색의 후추 열매는 익을수록 불그스름한 빛을 띠는데, 완전히 익기 전 초록빛의 열매를 수확해서 바짝 건조하면 검게 변해 우리에게 익숙한 흑후추가 된다. 그리고 백후추는 완전히 익은 붉은 열매를 수확해 껍질을 벗겨 건조한 버전이다. 마지막으로 적후추는 빨갛게 무르익은 후추를 손으로 일일이 수확해 천천히 건조한 것으로, 더 희귀하고 강한 향과 더불어 과일의 향까지도 느껴져 베트남 최고의 후추로 손꼽힌다고. 물론 적후추 역시 어느 정도 건조한 이후라 완전히 빨간빛을 띄진 않는다(간혹 판매대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고운 붉은빛의 '핑크 페퍼'는 엄밀히 따지자면 후추의 종류라곤 할 수 없는데,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지면의 한계상 생략하기로 하겠다).
푸꾸옥 최대 규모의 킹콩마트에 가니 역시나 다양한 푸꾸옥산 후추가 즐비했다. 종류별로 싹 쓸어 담아 왔지 뭐. 선물하기 좋은 크기의 갈아 놓은 후추들과 종류별 통후추들, 그리고 '레인보우 페퍼'라는 이름에 괜히 끌려서 일단 장바구니에 넣은 후추까지 전부 사 버렸다(구매 후 살펴보니 레인보우 페퍼는 흑후추, 백후추, 적후추를 고루 섞어 둔 제품이었다. 결론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선택! 적후추는 셰프인 친구에게 선물했다).
푸꾸옥 후추가 지닌 고유의 향과 맛은 음식의 풍미를 한층 업그레이드시켜 주는 듯하다. 특히 양식 요리에서 그 진가를 톡톡히 발휘한다. 아쉬운 빈틈을 메워 주는 존재 같달까. 물론 커피를 마실 때도 원두별로 적힌 노트마다 섬세한 맛과 향을 전부 다 느낄 수는 없는 미각의 나로서 후추의 맛까지 세세히 가늠할 수 있느냐마는, 푸꾸옥 후추는 뭔가 다르단 느낌이 든다. 기분 탓일 수도 있다는 것 역시 인정한다. 다만 요리의 마무리로 푸꾸옥 후추를 '후추 후추' 뿌릴 때 비로소 제대로 된 마침표를 찍는다는 흡족함만큼은 거부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앞뒤 재지 않고 무작정 쓸어 담아 온 후추를 다 써갈 때쯤 핑계 삼아 다시 푸꾸옥에 다녀올까 싶다. 다음엔 마트와 좀 더 가까운 숙소에 머물러 볼까나.
*김나영 작가의 맥시멀리스트 여행여행이 일의 한 부분이던 시절, 다채로운 도시들을 탐험하며 부지런히 작은 물건들을 사 모았다. 같은 종류만 고집하며 모았으면 나름의 컬렉션이 되었을 텐데 말이다. 후회를 거듭하면서도 여전히 홀딱 반한 물건들을 수집하는, 사물 한정 금사빠의 사는(Buy) 이야기.
글·사진 김나영 에디터 강화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