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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왕국통합(Unite the Kingdom)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웨스트민스터 다리 옆에 있는 사우스 뱅크 사자의 머리 위에 서 있다. AP=연합뉴스


런던 화이트홀 주변에 모인 집회 참가자들은 영국 국기와 잉글랜드의 상징인 세인트 조지 십자, 스코틀랜드 십자, 웨일스 국기를 앞세우며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비판하는 구호를 외쳤다. ‘(난민) 보트 중단’ ‘본국 송환’ 등 불법 이kt&g 주식
민자를 거부하는 구호가 적힌 팻말과 깃발도 들었다. 현지 경찰 추산 약 11만 명, 주최 측은 15만 명이 모였다고 주장한 ‘왕국 통합(Unite the Kingdom)’ 집회는 “사실상 영국 현대사 최대 규모의 극우 반(反)이민 시위”였다고 영국 BBC방송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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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참가자들이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집회 참가자들이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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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지난 7월 프랑스와 체결한 ‘원 인, 원 아웃(One in, One out)’ 협정에 따라 내주 첫 불법 이민자 송환을 앞둔 상황이다. 이 협정은 영국이 소형 보트를 타고 영국해협을 건넌 불법 이주민을 프랑스로 송환하고, 같은 수의 이주민에게 영국 망명을 허용하는 정책이다. 이주민들은 이전에 불법 입국을 시도한 적이 없고 영국과 합법적인 관계, 가족 관중국주가
계가 있는 난민 신청자를 뜻한다.
이번 집회를 이끈 영국 우익 활동가 토미 로빈슨은 연단에 올라 “표현의 자유 수호”를 재차 강조했다. 한 참가자는 가디언지에 “세금을 내는 국민이 왜 멸시받아야 하느냐”고 성토했다.



영국 극우 활동가 토미 로빈슨이 1모바일 바다이야기
3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근처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단에 올라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날 집회에선 ‘국제 연대’가 단연 눈길을 끌었다. 참가자 일부는 미국과 이스라엘 국기를 들거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징인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쓰고 있었다. 집회에선 지난주 살해당한 미국 우익 활동가 찰리 커크를 추모하는 사진과 구호도 등장했다.



미국 국기와 도널드 트럼프 마스크, 마가 모자를 쓴 집회 참가자. AP=연합뉴스





지난주 살해당한 미국 우익 활동가 찰리 커크를 추모하는 사진과 구호가 집회에서 등장했다. EPA=연합뉴스


프랑스·독일·덴마크 극우 정치인들도 직접 연단에 올라 국제 연대를 강조했다. 프랑스 대권 후보 출신인 극우성향의 에리크 제무르 의원은 “우리는 옛 식민지 출신들에게 식민지화되고 있다”고 주장했고, 독일 극우 ‘독일대안당(AfD)’의 페트르 뷔스트론 연방의회 의원도 “여러분의 싸움이 곧 우리의 싸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간 영국의 극우정당인 영국개혁당을 공개 지지해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영상 연결을 통해 “영국 정부 교체와 의회 해산이 필요하다”며 “더는 기다릴 수 없다”고 발언했다. 그는 커크의 유타주 총격 사망도 거론하며 “좌파가 살인을 축하하고 있다”는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가기도 했다.



13일(현지시간) 집회를 개최한 영국 극우 활동가 토미 로빈슨과 화상통화 연결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오른쪽). 사진 유튜브 캡처


집회에선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도 벌어졌다. 런던 경찰청(메트로폴리탄 폴리스)에 따르면 이날 1600명 이상의 경찰병력이 투입됐다. 병·조명탄·주먹질이 오가는 과정에서 경찰관 26명이 다치고 25명이 체포됐다. 일부 참가자들은 장벽과 가설 구조물을 넘어 경찰 저지선을 돌파하려 했고, 말과 기마경찰을 향해 유리병을 던지는 장면이 BBC 등 외신에 포착됐다.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집회 참석자들이 경찰에 의해 저지당하는 가운데 신호탄이 던져지고 있다. EPA=연합뉴스


반면 러셀 스퀘어 인근에서는 5000여 명이 모인 반파시즘·인종차별 반대 집회가 열렸다. “난민 환영”, “토미 로빈슨 반대” 등을 외친 이들은 극우 확산에 맞선 여성·노동단체와 진보 정당 지지자들이 주축이었다.



같은날 러셀 스퀘어 인근에서 5000여 명이 모인 반파시즘·인종차별 반대 집회가 열렸다. EPA=연합뉴스


이번 사태를 두고 로이터통신은 “영국이 사상 최대 규모의 망명 신청을 처리하는 가운데 이민 문제가 경제 침체 우려를 제치고 최대 정치 쟁점으로 부상했다”며 영국의 정권 혼란을 우려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도 ‘무너진 영국 정치? 중심부가 갈라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영국 주류 정치권이 예상보다 빨리 분열과 위기를 맞았다”고 짚었다. 브렉시트 이후 심화한 이민·정체성 논쟁, 경제 침체, 공공서비스 불만이 겹치며 노동당 정권이 집권 1년여 만에 급격히 지지율을 잃는 가운데 극우·반이민 정서가 급부상하고 있단 지적이다.
실제 지난 8월 19일 공개된 유고브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타머 총리의 지지율은 24%지만, 영국개혁당의 대표인 나이젤 패라지는 32%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 뒤 공개된 정당 지지율에서도 영국개혁당은 28%를 기록하며 노동당(20%)과 보수당(17%)을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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