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 씨네큐브 앞 해머링맨 동상이 보이는 전경. 씨네큐브 제공


“광화문은 언제나 시위나 관광객들로 북적이지만, 멀리 보이는 해머링맨을 따라가 계단을 내려가면 소란스러운 바깥세상에서 벗어나 언제나 좋은 영화를 만날 수 있다는 즐거움이 있다. 씨네큐브는 영화 팬들에게 단순히 영화를 보는 극장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곳이다.”
윤가은 감독의 ‘우리들’(2016)을 제작한 영화사 아토의 제정주 대표가 씨네큐브에 가진 애정은 다른 관객들의 것이기도 하다. 팝콘 파는 매점도 없고, 영화가 끝나도 엔딩크레디트가 다 올라가기 전에는 불 릴게임야마토 이 켜지지 않는 등의 불편함도 이곳 관객들에겐 애정의 요소다.
2000년 12월 개관한 씨네큐브가 올해로 25주년을 맞았다. 코아아트홀, 동숭아트센터 등 예술영화 붐을 일으킨 1세대 영화관들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은 뒤에도 굳건하게 광화문 한복판에서 예술영화관의 상징적 존재로, 시네필과 영화인들의 버팀목으로 자리를 지켜왔다. 다르덴 형제, 릴게임사이트추천 고레에다 히로카즈, 야쿠쇼 고지 등 세계적인 영화인들과 박찬욱, 봉준호 등 한국 대표 감독들이 관객과 만날 때 가장 먼저 찾거나 빼먹지 않는 극장이 씨네큐브다. 국내에서 유일한 300석 규모 상영관(1관)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다.
가장 오래된 예술·독립영화 수입·배급사 중 하나인 영화사 진진의 김난숙 대표는 무엇보다 야마토게임연타 25년간 축적한 노력이 “씨네큐브 관객층”이라는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냈다고 말한다. “영화를 수입할 때 씨네큐브 관객층에게 통할 영화라는 말을 종종 한다. 20대에 동숭아트센터와 코아아트홀에서 예술영화를 보며 지적·문화적 허기를 채웠고, 나이 든 지금도 책을 보듯 진지한 영화를 관람하는 중장년층 관객들이다.” 김 대표의 말대로 씨네큐브는 20대가 중심인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멀티플렉스와 달리 중장년이 주요 관객층이다. ‘아무르’(2012), ‘마지막 4중주’(2012), 지난해 10만 관객을 돌파한 ‘퍼펙트 데이즈’ 등 중장년 소재 예술영화들이 씨네큐브 역대 흥행작 리스트의 윗자리를 차지한다.



씨네큐브 25주년 특별전 ‘우리가 사랑한 영화들’ 릴게임몰메가 포스터. 씨네큐브 제공


씨네큐브는 올해 25주년을 기념해 이곳에서 가장 많은 관객을 모은 감독인 고레에다 히로카즈 특별전을 비롯한 대규모 기획을 1년 내내 진행 중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영화 ‘극장의 시간들’ 제작이다. 극장이 영화를 직접 제작하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탈주’의 이종필 감독, ‘세계의 주인’의 윤가은 감독, ‘한국이 싫어서’의 장건재 감독이 각자 영화와 극장에 대한 애정을 담뿍 담은 앤솔로지 영화로, 지난 9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공개돼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관람하기도 했다. 이 기획을 총괄한 제정주 대표는 “극장을 알리는 게 목표가 아니라 개성 있는 감독 3명이 각자 추억과 경험의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담아 극장을 풀어냈다”며 “필름 영사기 시절부터 일하신 홍성희 영사실장님이 영화의 시작과 끝에 등장하는데, 필름이 사라지고 세대가 바뀌어도 극장이라는 공간은 이어질 거란 믿음이 담긴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12~25일 25주년 특별전 ‘우리가 사랑한 영화들’도 연다. 25년간 이곳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10편과 함께, 올해 30주년을 맞은 영화 주간지 ‘씨네21’이 봉준호·류승완·최동훈 감독, 정서경 작가, 듀나 평론가 등 영화인 50여명 대상 설문으로 선정한 10편 등 총 20편을 상영한다. 내년 상반기 개봉 예정인 ‘극장의 시간들’도 특별 상영한다.
김은형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