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미·중 정상회담…"백악관, 구체적 합의 기대하지 않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6일 첫 정상회담을 한다. [AFP=연합뉴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오전 화상 정상회담을 연다. 비록 화상이지만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미·중 정상이 정식 회담의 틀을 갖춰 마주 앉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통상의 정상회담이 사전 조율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는 것과 달리 백악관은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인 합의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오는 15일 저녁(현지시간, 한국시간 16일 오전)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과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12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할 수 있는 방안과 우리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곳에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의도와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중국에 대한 우려를 분명하고 솔직하게 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중 관계를 "치열한 경쟁"으로 규정하고, 여기에는 "치열한 외교"가 뒤따라야 한다며 정상회담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회담이 "중대한 산출물이나 결과를 얻기 위한 의도라는 기대를 설정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통상적인 정상회담은 종료 후 합의 사항을 공동으로 발표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예고도 나왔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이번 회담에서 미·중이 구체적 합의를 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바이든이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은 환영하지만,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전하면서 정상회담 후 긴 결과 목록이 나올 가능성을 적게 봤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 당국자는 "이것은 구체적인 산물이나 결과 추구가 아니다"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중국과 경쟁할 때 시 주석과 중국이 통행 규칙에 따라 행동하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그 점을 회담 내내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첫 정상회담에서 방대한 주제를 놓고 합의 도출이 어려울 수 있고, 양국이 '정상 대 정상 간 관여'를 이어감으로써 갈등을 관리하는 게 이번 회담의 주된 목적으로 관측된다.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과 경쟁할 준비가 돼 있지만, 공개적인 갈등을 원하지 않고 양국 이익이 조율되는 분야에서 협력할 의지가 크다는 점을 중국 측에 전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NYT는 미 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미·중 협력 가능성이 큰 분야로 핵 비확산과 기후변화 대응을 꼽았다. 중국의 핵무기 증강과 이란·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협상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양국 간 갈등이 드러날 수 있는 의제로는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력 증강, 중국의 미국 기업·정부 컴퓨터 시스템 해킹, 신장 위구르 주민에 대한 인권 침해, 중국과 대만 갈등이 거론된다. 특히 대만 문제가 현재 미·중 긴장을 부르는 현안이다.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2일 정상회담 준비 통화에서 각각 대만 문제를 언급했다. 블링컨 장관은 대만 해협에서 평화와 안정에 대한 미국의 오랜 관심을 강조하면서 대만에 대한 중국의 지속적인 군사적, 외교적, 경제적 압력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국무부는 전했다. 또 중국이 대만 국민의 바람과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양안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의미 있는 대화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반면 왕 국무위원은 “‘대만독립’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최대의 위협”이라며 “‘대만 독립’ 세력에 대한 어떠한 용인과 지지는 모두 대만해협의 평화를 파괴하며, 최종적으로는 스스로 결과를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또 “만일 미국이 진정으로 대만 해협의 평화를 유지하고자 한다면 명확하고 단호하게 어떠한 ‘대만독립’ 행위도 반대해야 한다”며 “하나의 중국 정책을 실천으로 행동해야 하며, 다시는 ‘대만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미·중 무역전쟁 해소 방안도 의제로 전망된다. 지난해 1월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가 중국과 맺은 1차 무역합의에 따라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등 2000억 달러 규모를 추가로 구매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시한이 올 연말로 다가오면서 이 문제를 바이든 대통령이 제기하지 않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상품 3500억 달러 규모에 부과 중인 고율 관세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철회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베이징은 관세 철폐를 요구하고 있으나 워싱턴이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미 상공회의소 관계자는 NYT에 "양국 간 긴장 완화를 보여주는 것으로도 회담은 성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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