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공략 나선 세아…중남미 투자 가속도

코스타리카 1200억원 투자年2만t 규모 원사시설 구축위드코로나 선제대응 나서코스타리카 수도 산호세에 위치한 세아스피닝 1공장 사진. [사진 제공 = 글로벌세아] 의류 제조기업 세아상역 지주회사인 글로벌세아가 코스타리카 원사 생산법인의 생산 규모를 3배로 증설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25일 글로벌세아에 따르면 회사는 코스타리카 수도 산호세에서 동남쪽으로 20㎞ 떨어진 카르타고 지역에 세아스피닝(Sae-A Spinning) 2·3공장 증설 공사를 추진한다. 약 1190억원을 투입해 원사 생산시설을 늘리는 작업이다. 원사는 나일론·폴리에스터 등 화학 직물의 원료를 일컫는다. 이미 글로벌세아는 같은 지역에 위치한 기존 1공장을 통해 원사를 생산하고 있다. 비슷한 규모의 공장을 2개 더 늘리는 대규모 투자로 증설 공사가 완성되면 연간 2만3000t의 생산시설을 갖추게 된다.글로벌세아 2·3공장은 약 14만㎡ 용지에 건립된다. 2공장은 내년 3월께, 3공장은 2023년 10월 가동을 목표로 수립했다. 글로벌세아는 2015년 4월 코스타리카에 원사 생산공장을 설립하면서 인연을 이어갔다.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계 최초로 생산 과정을 모두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를 실현했다. 김웅기 회장 이번 투자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조기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최근 미국 바이어들은 중남미 현지 투자를 늘리면서 미국 정부의 중남미 출신 불법 이민자(Caravan) 제한 조치로 인한 급격한 환경 변화에 대처하고 있다. 글로벌세아 관계자는 "전 세계 환경 변화 속에서도 업계 흐름을 선도하고자 하는 그룹의 기민한 조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김기명 글로벌세아 대표이사는 "코스타리카 원사 공장의 생산 규모를 3배로 늘리는 대규모 투자는 현지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라며 "코스타리카 지역 발전에 최선을 다해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세아스피닝을 담당하는 한상순 법인장은 "이번 대규모 투자가 미·중 무역분쟁, 불법 이민자 문제 등 국제 무역 환경 변화와 지정학적 측면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투자라고 생각한다"며 "세아스피닝 2공장과 3공장을 성공적으로 건설해 글로벌세아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전했다.글로벌세아의 해외 시장 공략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의 대표 생산업체인 세아상역은 1986년 OEM 업체로 출발해 연간 6억장의 의류를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다.전 세계 10여 개국 생산기지 40여 곳에서 6만여 명을 고용하는 국내 대표 수출업체다. 코스타리카 내 추가 투자로 생산·고용 효과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코로나19 상황에서 패션 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방호복과 마스크 수출로 대응해 2억달러(약 23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전 세계적으로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가시화되는 만큼 글로벌세아의 수익 개선도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아상역은 지난 1월 중앙아메리카 도미니카공화국에 연간 3600만달러(약 430억원) 수출이 가능한 신규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이 공장 역시 미국 시장을 목표로 설립한 공장이다. 제조업 트렌드인 '니어쇼어링(Nearshoring)', 근거리 아웃소싱에 발 빠르게 투자한 성과다.내년에는 2공장까지 추가해 연간 7000만달러(약 830억원) 규모 의류 제품을 생산·수출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게 세아상역의 계획이다. 도미니카 생산법인 역시 현지화와 자동화로 생산성을 높인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