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운전 승용차 사망사고 31.8%…'초고령사회'땐 어쩌나

[교통안전캠페인]14% 인구비중 대비 2배 웃돌아…적성검사 제도 도입 대안도고령자면허 반납제도 실효성 높아…"지역·연령별 적용 세분화해야"[편집자주]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1200만명이 교통사로로 목숨을 잃고 있고, 약 5000만명의 손상환자가 발생해 사회경제적으로 피해를 주고 있다. 국내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감소 추세에 있으나 여전히 OECD 국가 중에서는 높은 편에 속한다. <뉴스1>은 운전자와 보행자가 알아야 할 교통사고 예방과 조치현황을 정리해 교통사고 사망자 줄이기에 동참하고자 한다.차량사고 현장뉴스1 © News1(세종=뉴스1) 김희준 기자 = 지난해 기준 국내 전체 인구는 5178만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65세 이상 고령자는 813만명으로 15.7%를 차지한다. 이미 국제연합(UN)의 고령사회 기준인 14%를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우리나라는 2025년 고령자 비중이 20.3%에 달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방어운전 취약한 고령운전자, 고령화사회선 리스크 더 커져 고령사회 문제는 교통분야에도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바로 고령운전자의 증가세다. 도로 위 운전은 앞 차량의 갑작스러운 멈춤이나 불시의 보행자처럼 긴급한 상황이 항상 존재한다. 운전자에게 반사적인 긴급대응이 필요하다. 하지만 시력을 비롯해 신체 순발력이 떨어지는 고령운전자에겐 이같은 방어운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를테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2.3%를 기록했다. 33.8%를 차지한 51~64세 연령층 다음으로 높다. 바로 아래 연령층이 잠재적 고령운전자란 점을 고려하면, 시간이 갈수록 고령운전자의 위험도가 높아진다.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진흥원) 관계자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유발한 승용차 교통사고 사망자 수 비중은 31.8%에 달하는데 이는 우리나라 고령인구 비중 14%보다 높다"며 "고령층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정부는 고령운전자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운전면허 정기 적성검사와 수시 적성검사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정기 적성검사는 70세 미만의 경우 면허 취득 후 10년 단위로 실시하며 주로 운전면허 소지자의 시력 및 팔, 다리 등 신체 동작 등의 기능 등을 파악하고 있다.최근엔 고령자의 신체적·정신적 능력이 짧은 시간에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참작해 70~74세 고령자는 5년, 75세 이상은 3년 주기로 정기 적성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일각에선 고령자 운전면허 반납제도가 보다 근본적인 해결방안이란 주장도 나온다. 고령자 운전면허 반납제도는 만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운전면허를 반납하면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로 고령자가 운전을 공식적으로 포기하는 계기가 된다.부산을 필두로 전국 166개 지자체에서 자체 조례를 제정해 시행 중이다. 자체 지원방안 외에 2020년부터는 국고보조금도 지급한다.이에 따른 자진 반납자 수는 2014년 1022명에서 2019년 7만3221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가장 많고 경남이 두번째다.운전면허 반납제도 예시 © 뉴스1◇교통편 불편한 농촌엔 면허반납제도 실효성 낮아…지역별 맞춤형 제도개선 반면 정작 고령자 비중이 높은 농촌지역의 경우 자진반납이 크게 미흡한 편이다. 설문조사에서도 농업인 응답자의 94.8%가 자진반납을 신청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농촌에선 농업 활동을 위해 소형 트럭을 직접 운전하는 고령자가 많아 운전면허 반납은 생업에 지장을 주는 데다 농촌지역의 불편한 교통수단도 반납신청의 걸림돌이라고 분석한다. 진흥원에선 고령자 운전면허 반납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원금과 인센티브 제도, 지역별 반납대상 선정기준 등을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진흥원 관계자는 "지난해 중앙정부가 지원한 해당제도의 지원금은 13억9200만원으로 공모사업에 지원한 59개 지자체만 지원을 받아, 매칭비율이 30% 수준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면허반납을 위해선 일회성 사업보다 지속적인 예산확보가 선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연령대별 인센티브 차등을 통해 75세 이상 고령자의 면허반납 활성화도 필요하다. 생업에 필요한 농촌지역 고령자의 면허는 다른 지역의 반납제도와 차등을 두는 방안도 효과적이다. 이밖에 정기, 수시 적성검사에서 면허반납을 안내하고 농촌지역의 대체 교통수단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진흥원 관계자는 "택시 등 사업용 차량이 가입한 공제조합에선 고령 운전자의 보험료율 체계를 개선하는 것도 고령화사회의 교통안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