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한 아파트에 전세를 살고 있는 A씨는 이달 말 이사를 앞두고 지난달 일찌감치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에 전세대출을 신청했다. ‘대출 받기가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란 소식에 미리 접수를 해뒀다. 그런데 지난 1일 A씨는 은행 직원으로부터 “이번달 지점에 배정된 대출 한도 5억원이 이미 소진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A씨는 “대출이 나오지 않으면 계약금을 날리는 것은 물론 이사 갈 곳도 막막해진다”며 “대출도 선착순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가계대출을 억제하려는 정부의 압박이 강해지면서 총량 규제에 맞추려는 금융사들의 대출 죄기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농협은행이 신규 주택대출을 한시 중단하는 초유의 일이 발생한 데 이어 우리은행은 이번달 지점당 월별 대출 한도를 최저 5억~10억원으로 제한했다. 이 은행의 한 지점 관계자는 “평상시면 하루 만에 동이 날 양”이라며 “한도를 추가로 배정받는다 해도 연말까지 대출 총량이 정해져 있는 만큼 여유분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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