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업무와 메일 등을 통한 인신공격으로 마음을 다쳐 우울증을 앓는 조선일보 기자들이 많아지자, 노조가 회사 차원에서 기자들의 정신 건강을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조선일보 노동조합(위원장 김인원)은 일하며 마음을 다쳐 힘들어하는 조합원들의 이야기를 들어 지난달 30일 노보를 발행했다. '조선노보'에 따르면 단독과 마감 압박 등 업무적으로 힘들어 우울증 치료약을 먹거나 우울한 기분을 호소하는 조선일보 기자들이 적지 않다. 또 기사를 쓴 뒤 쏟아지는 갖가지 적대적·위협적 인신공격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는 기자들도 있다.
노보는 한 조선일보 기자의 사례를 이야기하며 운을 뗐다. 우울증 치료약을 먹고 있는 10년차 이상의 조선일보 A기자는 “의욕이 안 생기고, 막상 쉬려고 하면 잠이 안 오고, 그러다 갑자기 낮에 정신이 꺼진 것처럼 잠이 쏟아져 고민하다 병원을 찾았다. 우울증 진단을 받고 약을 먹은 지 몇 달 됐다. 일하면서도 나 자신이 별로 필요하지 않은 존재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고 그 뒤로 계속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한때는 부서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성과를 낸다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노보에 따르면 조선일보의 기자들이 노조를 찾아 “조합원들의 우울증 문제를 공론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조합원들이 우울증 등 정신 건강 문제를 '개인 영역'이 아닌 '회사 차원의 영역'에서 살펴주길 바랐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조선일보의 G기자는 “우울증으로 퇴사하고 휴직한 사례만 해도 수두룩하지 않느냐. 더 이상 사적인 영역이라고 쉬쉬하고 덮고 가는 게 능사가 아니다”고 했다. 조선일보의 H기자도 “이 회사 구성원 대부분이 하루의 가장 많은 시간을 회사에서 보낸다. 그들이 단지 개인적 이유 때문에 그런 어려움에 처했다고 치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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