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도 요부도 대문호도… 초상화로 ‘이미지 정치’

연희현 0 156 2021.05.17 08:53
국립중앙박물관 ‘시대의 얼굴, 셰익스피어에서 에드 시런까지’ 특별전초상화에는 그 시대의 미술 양식이 드러날 뿐 아니라 특정한 이미지를 유포하는 정치적 행위가 숨어 있기도 하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 명품 컬렉션 전시는 이런 관점에서 봐도 재미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 여왕. 국립중앙박물관 제공스페인 무적함대를 격파하며 세계사를 다시 쓴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1세(1533∼1603)는 1558년 스물다섯 나이에 왕위에 올랐다. 재위 45년간 잉글랜드를 극빈국에서 유럽 최강국으로 끌어올렸다. 통치만 잘한 게 아니라 이미지 정치에도 능했다. 초상화를 통해서다.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이 소장한 초상화 속 여왕은 당시 42세. 하지만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초월적인 이미지로 표현되도록 여러 장치를 쓰게 했다. 펜던트의 불사조 문양은 영원불멸의 권위를, 튜더 왕조의 상징인 장미꽃은 자신이 적통임을 세상에 웅변한다. 순결의 상징인 진주로 무수히 장식해 ‘처녀 여왕’의 이미지를 한껏 강조한다.팝가수 에드 시런. 국립중앙박물관 제공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 명품 컬렉션이 한국에서 처음 공개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전시 “시대의 얼굴, 셰익스피어에서 에드 시런까지”에서다. 1856년 개관한 국립초상화미술관 소장 초상화 78점이 나왔다. 통치자였던 엘리자베스 여왕을 비롯해 극작가 셰익스피어(1564∼1616),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과학자 아이작 뉴턴(1642∼1727), 진화론자 찰스 다윈(1809∼1882), 소설가 찰스 디킨스(1812∼1870), 최연소 노벨상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24)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인물들의 초상화를 만날 수 있다. 그 범위는 500년에 걸쳐 있다. 나무판에 그려진 유화 초상화에서 홀로그램 초상화까지 당대 최고의 기술로 그린 시대의 얼굴들이 나왔다.흥미로운 부분은 권력과 이미지 정치다. 오늘날 사진이 그런 것처럼 초상화 역시 정치인들이 이미지를 ‘조작’하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엘리자베스 1세 초상화의 뒷면을 X선으로 투과하면 젊은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해 눈과 코가 본래의 위치보다 위로 수정됐음을 알 수 있다.찰스 1세의 정부인 여배우 넬 귄. 국립중앙박물관 제공초상화를 통한 이미지 연출은 당대의 셀럽들도 마찬가지였다. 구두쇠 스크루지 영감이 나오는 ‘크리스마스 캐럴’을 쓴 소설가 찰스 디킨스는 20대에 필명을 날리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자신의 꽃미남 초상화를 판화로 제작해 출간하는 소설책에 넣음으로써 팬덤을 일으켰다. 17세기 영국 왕 찰스 1세(1600∼1649)의 정부였던 여배우 넬 귄(1651∼1687)도 만만찮았다. 빈민 출신인 그녀는 화가들이 섹슈얼한 이미지로 자신을 그리게 함으로써 뭇 남성을 울렸고 마침내 왕의 마음마저 사로잡았다.브론테 자매의 초상화. 국립중앙박물관 제공영국판 명예의 전당이라 할 수 있는 국립초상화미술관의 초상화 수집 기준은 어떠했을까. 처음엔 각 분야에서 탁월한 성취를 이루고 사회에 공헌한 인물들이 선정됐다. 그러나 주류 사회의 편견이 깔려있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21세기 들어서는 사회의 소수자도 포함한다. 이를테면 ‘흑인 나이팅게일’로 불린 간호사 메리 시콜(1805∼1881)의 초상화는 당대에 이 미술관에 입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뀜에 따라 뒤늦게 미술관에 걸렸다. 여성 참정권 운동가였던 화가 루이스 조플링(1843∼1933)이 이곳에 입성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여성도 남성 누드모델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 당대 미술계에 파문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그런 훈련을 받아야 인기 장르인 역사화를 그릴 수 있었지만, 여성은 그런 기회에서 배제됐다. 오랫동안 천장에 구겨진 채 처박혀 있다 나온 소설가 샤롯 브론테(1816∼1855)·에밀리 브론테(1818∼1848) 자매의 초상화는 눈물겹다.데이비드 호크니의 '찰리와 함께한 자화상'. 국립중앙박물관 제공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있다. 1960년대 세계적인 영국 록 밴드 비틀스와 오늘날 세계적인 영국 팝가수 에드 시런(30), 당대 최고의 배우 오드리 헵번과 엘리자베스 테일러, 정치 숙적 올리버 크롬웰(1599∼1658)과 찰스 1세 등이 그런 예다.17세기 바로크의 거장 페테르 파울 루벤스(1577∼1640), 초상화의 대가 조슈아 레이놀즈(1723∼1792), 빛의 화가 존 컨스터블(1776∼1837), 20세기 팝아티스트 앤디 워홀, 21세기인 오늘날 상한가를 치는 데이비드 호크니(84) 등 세계 회화사 거장들의 작품도 나왔다. 금박 액자에 걸린 고전주의 초상화만 나왔다면 자칫 단조로울 수 있지만, 시대가 바뀌며 양식도 달라진 다양한 초상화가 나와 시각적 즐거움을 준다. 바로크에서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 팝아트 등 회화사의 맥락에서 초상화 제작기법이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볼 좋은 기회다. 전시 공간은 크지 않지만 ‘명성’ ‘권력’ ‘사랑과 상실’ ‘혁신’ ‘정체성과 자화상’이라는 다섯 주제로 구성해 밀도가 높다. 8월 15일까지.손영옥 문화전문기자 [email protected]▶ 네이버에서 국민일보를 구독하세요(클릭)▶ 국민일보 홈페이지 바로가기▶ ‘치우침 없는 뉴스’ 국민일보 신문 구독하기(클릭)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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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첨단기술 확보 견제하며 '가치 공유' 동맹에 동참 종용"편 가르기로 접근할 사안 아냐…국내산업기반 약화 최소화 필요"인사하는 정의용 장관과 블링컨 장관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021년 3월 1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외교·국방 장관회의 리셉션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미국이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의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는 목적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임과 동시에 중국의 추격을 견제하는 데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이를 위해 미국은 공급망을 '가치'의 관점에서 접근하면서 민주주의와 열린사회를 지향하는 국가들이 이런 가치를 위협하는 중국, 러시아로부터 안전한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프레임을 설정한다.인공지능(AI)과 5G 등 첨단기술은 국가가 개인을 감시·통제하는 데 악용될 수 있는 만큼 믿을 수 없는 정부가 주도하도록 둬서는 안 된다는 게 미국의 주장이다.한국을 비롯한 민주주의 국가들에 사실상 선택을 요구하는 것인데 미국 정부의 그간 메시지에서 이런 의도가 역력히 드러난다.바이든 대통령은 공급망 검토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서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 파트너와 공급망 강화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는 것은 집단 경제안보와 국가안보를 발전시키고 국제적 재난과 비상사태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선언했다.반도체 산업의 주요국인 일본과 대만 등 미국의 전통적 동맹들은 여기에 동참하는 모양새다.미국과 일본은 지난 4월 16일 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반도체 등 주요 부문의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으며, 대만의 반도체기업 TSMC는 미국 내 설비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으로 구성된 협력체인 '쿼드'(Quad)는 지난 3월 12일 첫 정상회의를 하고 백신, 기후변화, 신기술 등 3개 분야의 워킹그룹을 만들었는데 여기에는 공급망 협력도 포함된다.이에 대한 백악관 설명자료를 보면 쿼드 국가들은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포용적이고 회복력 있는 인도·태평양에는 핵심 신흥기술을 공통된 이해관계와 가치에 따라 통제·운영하는 게 필요하다"는 인식으로 기술 설계·개발·사용에 대한 원칙 수립, 기술표준 개발 조율, 공급망 대화에 나서기로 했다.'쿼드(Quad)' 정상회의 (PG)[홍소영 제작] 일러스트한국은 오는 21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 대기업들이 대미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신기술 협력에 대한 정부의 뚜렷한 입장 표명은 아직 없다.다만 정부는 신기술과 관련해서는 미국과 협력이 어떤 형태로든 불가피하다고 보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미국이 아직 신기술 분야를 주도하는 데다 제재 등을 이용해 중국과 협력을 저지할 힘이 있기 때문이다.지난해 9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회사의 기술을 활용한 반도체의 화웨이 수출을 막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의 허가 없이 화웨이와 거래할 수 없게 된 게 대표적이다.외교 소식통은 "우리도 미국의 제재에 귀속될 수밖에 없다"면서 "첨단기술에서는 이미 미국 편에 선 것과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미국 주도의 공급망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향후 신기술의 판도를 좌우할 기술 표준·규범 설정에서 한국이 배제되면서 일본과 대만 등에 기회를 뺏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윤영관 서울대 명예교수는 지난 7일 최종현학술원 토론에서 "쿼드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한국은 코로나19, 핵심기술, 기후변화, 공급망, 사이버공간, 인프라 구축 등 중요한 사안에서 발전할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그러나 공급망 문제를 미국 아니면 중국 편으로 가르는 것은 복잡한 산업 현실을 너무 단순화한다는 지적도 있다.미국 기업을 포함한 이미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미중 양국에 공급망을 걸쳐 두고 있으며, 세계 최대 시장인 미중 어느 한쪽과 관계를 끊는 것은 기업에 큰 손실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중국과 완전한 탈동조화(디커플링)가 불가능하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 기술협력을 과도하게 차단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미국 재계에서도 나오는 이유다.미국상공회의소는 지난 2월 발간한 '미중 탈동조화 이해하기' 제목의 보고서에서 전면적인 탈동조화가 발생하면 반도체 산업에서만 매출이 830억달러 줄고 일자리 12만4천개가 사라질 수 있다며 막대한 비용에 대해 경고했다.또 미국이 원하는 대로 한국 기업들이 대미투자를 확대하면 국내에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를 창출할 기회가 사라질 우려도 있다.정부가 한미동맹을 고려하되 산업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미국과 적극적으로 협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이 우리를 적군 취급하지 않는 것은 다행이지만 공급망 재편이 우리에게는 핵심 산업의 국내 생산기반을 잃어버리는 문제인데 이런 논의에 정부가 낄 자리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이어 "정부가 바이든 행정부와 신뢰를 쌓아서 미국이 우리 산업계의 기존 공급망을 바꾸지 않아도 반도체와 배터리를 미국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고 설득해야 우리 기업의 비용이 감소한다"고 주장했다.이재용 부회장, 중국 시안 반도체 사업장 방문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0년 5월 18일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해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email protected]▶네이버에서도 뉴스는 연합뉴스[구독 클릭]▶[팩트체크]'바닷물 가습기'로 코로나 치료?▶제보하기<저작권자(c) 연합뉴스(https://www.yna.co.kr/),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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