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유명한 영화는 망설여진다. 안 본 사람이 있을까 싶다면 굳이 설명이 필요없다. 숟가락 하나 얹은들 작은 의미조차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만히 더듬어 보니 영화가 나온 지 벌써 20년이 훌쩍 넘었고 젊은 주인공이 백발이 성성하다면 생각은 달라질 수 있다.
1912년 4월 14일 오후 11시 40분. 세계 최대 초호화 여객선 타이타닉호가 빙산과 충돌했다. 타이타닉호는 그로부터 약 3시간 만에 북대서양 깊은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고 1514명이 목숨을 잃었다. 과학자들은 당시 최고 운항 기술을 가진 타이타닉호가 어째서 빙산을 피하지 못하고 충돌했는지 원인을 찾아왔다. 그리고 비극의 원인이 지구 외부, 우주에 있다는 근거를 잇달아 찾아냈다.
진코바는 우주의 기상 상태가 타이태닉호 침몰 당시 상황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침몰 당시 관측 자료에 따르면 북대서양에서 지자기(地磁氣) 폭풍이 발생했다”고 했다.
지자기 폭풍은 지구 자기장이 급격하게 변하는 현상이다. 태양의 대규모 폭발로 분출하는 전기를 띤 고온의 입자인 플라스마와 자기장이 지구 자기장과 부딪혀 자기장을 교란하고 오로라를 발생시킨다.
그 때와 달리 지금은 너무 유명하지도, 안 본 사람도 많이 있을 거라는 편견 때문이다. 그래서 용기를 내고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타이타닉>을 소개하고자 한다.
1912년 4월 15일 새벽 타이타닉호 선장 에드워드 스미스는 승객들을 최대한 대피시키고 자신은 배와 함께 대서양으로 가라앉는다. 2014년 4월 16일 아침, 세월호 선장 이준석은 어린 학생 승객들을 팽개치고 기울어진 배에서 팬티 바람으로 탈출했다. 초기 사고 대응과 뒷수습을 놓고 당시 청와대는 최종 책임이 자기네에게 있지 않다고 강변했다. 사고 직후 긴박한 상황, 이른바 골든타임 6시간에 대통령 박근혜가 무엇을 했는지는 여전히 알 도리가 없다. 당시 정권이 자료를 봉인해놓았기 때문이다. 국민이 맡긴 권력을 허투루 다룬 실상이 드러나면서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찔렀다. 박근혜는 탄핵 받고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났다. 제1야당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뒤늦게 국민 앞에 사죄했다. 자기네 정당 출신 대통령 이명박과 박근혜가 죄를 짓고 옥에 갇힌 것을 부끄럽게 여긴다고 고백했다. 집권여당 시절 책무를 다하지 못한 잘못을 인정하고 앞으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민생과 경제에 진지하게 고민하고 준비하겠다고 다짐도 했다.
심심풀이 땅콩으로라도 읽어주는 독자가 있다면 고맙고 그 때문에 이런 영화가 있었어, 하면서 찾아보는 관객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더없이 즐거운 일이 되겠다. 그러니 용기를 내서 몇 자 적어본다.
배가 침몰 직전에 놓였다. 빙산에 부딪쳤다. 초호화 여객선 타이타닉의 운명이 경각에 달려 있다. 배에 탄 수천 명의 승객도 마찬가지다.
진코바 연구원이 침몰을 유발한 원인으로 지목한 지자기폭풍은 전기를 띤 태양 입자가 대량으로 지구 대기권 밖을 강타해 발생하는 현상이다. 태양은 매초 100만 t의 물질을 우주 공간에 내뿜는데 평상시에는 지구 자기장이 막아주기 때문에 별다른 피해가 없다. 하지만 태양 입자가 빠르게 분출되는 코로나질량방출(CME) 등이 발생하면 우주궤도 인공위성과 지상의 전자·통신장비에 오작동을 일으키고 심하면 정전을 유발하기도 한다.
타이태닉호 생존자 증언 중에는 배가 빙산과 충돌한 직후 매우 강한 북극광이 나타났다는 증언이 있다. 달이 뜨지 않았는데도 오로라가 북쪽 수평선부터 환하게 빛났다는 내용이다.
영화 ‘설국열차’의 배경 사건은 기후변화다. 더워지는 지구의 열을 낮추겠다고 세계 지도자들이 화학물질을 뿌렸지만 기대와 달리 대기 온도가 너무 떨어져 빙하기를 맞는다. 문명은 얼어 붙고 인류는 파멸했다. 열차에 오른 사람들만 겨우 살아남았다. 쉬지 않고 달리는 열차에서 사람의 가치는 얼마짜리 표를 사고 어느 칸에 탔는가로 결정된다. 권력과 부를 차지한 앞쪽 칸 계층은 사치와 방탕의 도가니에 빠져 즐긴다. 꼬리 칸의 하층민들은 시꺼먼 ‘단백질’ 묵 덩어리를 한 개씩 배급 받으며 비참하게 살아간다. 원료가 바퀴벌레인 걸 알게 된 하층민 승객들은 분노하며 일어선다.
지난 1912년 4월12일 빙산에 부딪혀 침몰한 타이타닉호가 110년만에 다시 항해에 나선다.
타이타닉호를 그대로 재현한 타이타닉 2호(Titanic II)가 주인공. 타이타닉 2호는 오는 2022년 영국 남부 사우샘프턴에서 미국 뉴욕으로 과거 항로 그대로 처음 출항한다. 일정은 2주간.
그동안 우주 기상이 지구에 영향을 미친 사례는 종종 발견됐다. 1859년 9월 2일 강력한 지자기 폭풍으로 전 세계에서 오로라가 나타나고 전신 시스템이 마비됐던 ‘캐링턴 사건’이 유명하다. 지자기 폭풍의 영향으로 발전소가 멈춰 대규모 정전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잭과 로즈의 사랑이 익어갈수록 배의 침몰은 속도를 내고 마침내 끝 모를 대서양 속으로 가라앉는다.
여기까지는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도 들어서 다 아는 이야기다. 그러니 줄거리는 여기서 일단 멈추자.
지자기폭풍이 다른 배들과의 통신을 방해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타이타닉호는 빙산과 충돌하고 약 30분 후 근처의 배들에 긴급 구조요청을 보냈다. 하지만 당시 기록과 증언을 보면 쉽사리 연락이 닿지 않았던 정황이 나타난다. 신호를 보낸 지 약 10분이 지나서야 주변의 선박 하나가 응답을 했고, 신호를 최초로 수신한 독일 선박 프랑크푸르트호도 첫 번째 신호 이후 약 20분간 다른 배들과 타이타닉호의 통신 내용을 수신하지 못했다. 구조에 나섰던 영국 선박 발틱호의 항해사도 “통신이 이상했다”는 기록을 남겼다.
선박의 제조사인 호주 블루스타라인 측은 “타이타닉 2호가 110년 전과 달라진 점은 현대적 항해와 안전 기술, 많은 구명보트로 안전성을 높였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첫 항해 후 타이타닉 2호는 다른 항로로 항해하게 된다.
이 선박은 북아일랜드의 수도 벨파스트에 있는 원래 조선소가 아닌 중국에서 제작되고 있으며 5억달러가 투입됐다.
내가 주목한 것은 칼이다. 잭만큼 로즈를 사랑하는 칼. 아니 그 이상일지도 모른다. 그는 충분히 아이나 여자에 앞서 구명정에 오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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