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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극우의 중심에 보수 개신교가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서울 광화문의 이른바 ‘태극기 부대’부터 제도 정치권에 이르기까지, 부정선거 음모론에서 동성애 공산주의론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극우 개신교가 목소리를 높이며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계엄 옹호 등 국내 문제뿐 아니라 이스라엘 지지와 팔레스타인 국가 반대, 그리고 얼마 전 살해된 미국의 극우 청년 활동가 찰리 커크에 대한 추모 등 모든 점에서 미국 극우 개신교와 공명하고 적극적으로 연대하며 그 ‘세'를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개신교의 자충수모바일릴게임 접속하기
가 될 것이다.
‘종교적 민족주의’의 배타성·폭력성
극우 포퓰리즘의 중심에 종교가 있는 것은 전 지구적 현상이다. 특정 종교의 문제만이 아니다. 이슬람이 다수인 국가에서는 이슬람이, 스리랑카나 미얀마처럼 불교가 중심인 나라에서는 불교가, 정교회 국가에서는 정교회가 사회의 극우화를 주도하고 있다. 정작 자신은 개신교이지만 재야고수주식클럽
국가 기반이 가톨릭인 헝가리의 독재자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2024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 자리에서 “기독교 국가인 헝가리가 사라지지 않게 해달라”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헝가리는 2025년 8월20일 국회의사당에 ‘그리스도 왕' 영상을 투사했다. 헝가리가 그리스도교 국가임을 노골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이런 현상을 ‘종교적 민족철강주
주의'라고 한다. 찰리 커크가 대표적인 종교적 민족주의자다. 그들에게 미국은 하나님이 개신교도에게 내린 땅이다. 당연히 개신교가 주류여야 하고 다른 종교는 ‘예외'적인 소수의 것으로 허용돼야 한다. 주류화해서는 안 되고 그 지위가 개신교와 동등한 ‘보편적'인 것으로 인정돼서도 안 된다. 종교적 민족주의자에게는 이 자체가 위협이며 신성모독이다. 중심과 보편은황금성포커성
오직 하나의 종교여야만 하며 그것이 그 사회의 유일한 정신이어야 한다.
따라서 민족을 규정하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상속받은 땅, 다른 하나는 정신으로서의 종교. 땅은 그 상속받은 민족에게 독점돼야 하고, 민족은 종교로 대변되고 종교가 표방하는 가치와 문화를 오염에서 지켜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보편' 종교조차 민족적이다. 이를 잘 바다이야기 모바일게임
보여주는 것이 정교회다. 러시아정교회는 러시아의 정교회이지 그저 정교회의 일부가 아니다. 러시아의 이익에 반할 때 러시아정교회는 모든 다른 정교회와 척질 수도 있다. 한 예로 우크라이나정교회가 러시아에서 독립했을 때 러시아정교회는 이를 승인했던 콘스탄티노플 대주교와 절연했다.
여기에 한국 극우 개신교의 딜레마와 착각, 그리고 무리수가 있다. 종교 민족주의 시대에 극우 개신교는 한국의 ‘국가' 종교가 되려는 야심을 드러내지만 이는 불가능하다. 보편적 한국인의 관점에서 봤을 때 개신교는 여전히 외래 종교이지 이 땅을 상속받은 사람들의 정신을 표상하는 종교라고 주장할 수 없다. 그렇다고 미국처럼 하나님이 이 땅을 자신들에게 줬다고 선언하며 다른 종교를 제압할 수도 없다. 실제로 일부 개신교에서는 한반도를 미국에 이어 새로운 예루살렘이라 부르지만 개신교 밖에서는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다.
그들은 왜 ‘리박스쿨’에 뛰어들었나
국가 종교가 되려는 극우 개신교의 야망이 반영된 것이 ‘건국 논쟁’이다. 리박스쿨(이승만·박정희의 이름에서 유래한 보수 성향 역사·사회 교육 단체) 스캔들이나 개신교 대안학교 교육 논쟁에서도 볼 수 있듯이 건국 논쟁에 가장 열렬히 뛰어든 쪽도 극우 개신교다. 단지 이승만이 개신교 신자였기 때문만은 아니다. 극우 개신교가 국가 종교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 건국 이전의 모든 역사는 실패하고 타락한 역사로 부정돼야만 한다. 대신 지금 대한민국의 탄생은 순전히 개신교 국가인 미국의 힘을 통해서, 개신교 대통령의 ‘지혜’로, 그리고 서북청년단 같은 개신교 기반의 폭력에 힘입어 일어난 일이다. 대한민국 건국 자체가 개신교에 기반을 둔 것이어야 개신교가 이 땅의 ‘상속자’가 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건국이 아니라 종교 자체로서 민족종교를 표방하는 쪽은 대부분 ‘이단'이라고 불리는 쪽이다. 실제 한국에서 극우의 한 축을 이루는 곳은 통일교나 신천지 등 기독교 계열의 신흥종교다. 이들은 하나님에 의해 선택된 약속받은 땅이 한반도이며 한민족이 이스라엘에 이어 두 번째 선택된 민족이라고 한다. 당연히 그들의 교주가 선택된 민족에게서 나온 구세주다. 이처럼 민족종교를 표방하기 위해서는 우리 민족을 선민으로, 그 선민을 이끄는 교주를 구세주로 세워야 하는데 그리스도교의 교리상 이는 용납되지 않는다.



윤석열 정권과 통일교가 연관된 정교유착 국정농단 의혹을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2025년 9월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대기 장소인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따라서 지금 한국에서 펼쳐진 가장 기이한 극우적 풍경은 종교적으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신천지와 통일교가 극우의 깃발 아래 나란히 있으며 그 존재를 애써 모른 채 침묵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상'적인 풍경에서라면 개신교는 이들 신흥종교와 결탁한 의혹을 받는 윤석열을 격렬히 비판해야 하지만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한 만평처럼 윤석열의 가장 위대한 ‘업적’은 극우의 이름 아래 불구대천의 원수 사이인 종교를 대통합시킨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차분한 선교를 통해 한국인 다수를 개신교도로 만드는 것도 불가능하다. 개신교 밖에서 개신교에 대한 거부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국가 종교가 되고 싶어 하는 야심과 달리, 비개신교 시민들은 개신교가 전통을 무시하고 파괴하며 다른 종교에 대해 배타적인 것을 넘어 무례하고 폭력적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예의조차 지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대표적인 것이 얼마 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조계종을 방문한 자리에서 합장으로 인사하지 않았던 장면이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그는 “다음에도 합장하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에 “저는 제 마음을 다해서 인사드리겠다”고만 답했다고 한다. 그는 “이번 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고 주장하던 개신교 신자다.
극우 개신교 신자들은 이것이 장동혁 대표가 개신교의 믿음을 굳건하게 지킨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이 태도는 믿음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불상을 보고 합장하라 한 것도 아니고, 스님을 높은 스승으로 받들어 모시라고 한 것도 아니다. 다만 한 종교의 인사 예법일 따름이다. 이는 종교적 믿음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적 ‘처신’의 문제일 뿐이다. 그런데 극우 개신교 신자들은 과도하게 모든 것을 종교적으로 해석하고 대응함으로써 시민사회의 ‘처신’을 해하는 존재로 비개신교 시민들에게 각인돼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인사법이 말하는 것
처신은 존중의 문제와 깊은 관련이 있다. 사람이 올바르게 처신하는 것은 상대방이 나를 존중하리라는 기대에 따른 행동이다. 내가 존중하고 존중받을 가치가 없다고 여기거나 존중을 돌려받을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사이라고 한다면 결코 올바르게 처신하지 않는다. 서로 제대로 처신하지 않는 관계가 지속될 까닭이 없다. 따라서 제대로 처신하지 않는 것은 그 관계를 지속하지 않겠다는 표식이기도 하다. 존중하지 않을뿐더러 관계를 지속하지도 않겠다는 태도를 보면서 비개신교 시민들이 느끼는 것은 깊은 모욕감이며 처신과 존중으로 유지되는 미시적 상호작용의 공간, 즉 사회에 대한 위협이다. 실제로 많은 한국의 비개신교 신자는 개신교가 사회를 해한다고 느낀다.
역사적으로 이 땅의 상속자임을 주장할 수도 없고, 인구의 다수를 포섭할 수도 없는 극우 개신교가 한국의 ‘국가 종교’가 될 수 있는 남은 유일한 방법은 권력을 장악해 강제적으로 지배하는 것뿐이다. 이는 해방 이후 한국 개신교의 전략이기도 했다. 한국의 어떤 권력이라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절대적 권력인 미국을 등에 업고 때로 아부하고 때로 협박하며 권력에 유착했다. 국가조찬기도회 같은 자리를 적극적으로 만들며 특권을 누렸다. 그 특권을 보고 권력을 지향하는 이들을 적극적으로 ‘선교’하며 권력층을 장악했다. 이들은 결정적 순간에 언제나 극우 개신교의 가장 든든한 뒷배가 됐다.
이스라엘과 미국을 보며 이 땅을 강렬하게 개신교 민족주의화하고 싶은 ‘소수파’ 한국의 극우 개신교에 남은 길은 자신들이 얼마나 대단한 권력을 가졌는지 무력시위를 하며 다수를 위협하고 강압하는 것뿐이다. 때로는 광화문과 동대구역 광장에서 숫자로 보여주기도 하지만, 더 결정적인 행태는 여전히 한국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가진 미국의 힘을 동원하는 것이다. 따라서 필사적으로 미국 극우를 통해 미국 정부를 움직여 미국이 자신들의 편임을 보여주려 한다. 여기에 국내적으로는 한국 권력층에 포진한 극우 개신교도의 힘을 보태어 어떤 무리수를 써서라도 절대 강자가 되려 한다.
그러나 이것은 지금 극우 개신교의 무리수다. 그동안 자기 힘을 국가조찬기도회 같은 의식적 자리에서만 드러내고 감춰왔던 개신교의 야망이 백일하에 대중에드러났다. 극우 개신교가 자신들의 힘을 패권적으로 사용할수록 일반 시민들의 거부감은 전례 없이 높아질 것이다. 예를 들어 극우 개신교가 지금처럼 미국의 힘을 동원하면 현 정부를 곤란하게 할 수는 있어도 시민들 속에서는 완전히 고립될 것이다. 고립되더라도 미국과 권력층을 등에 업으면 패권을 얻고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망상이다. 오히려 종교의 정치적 힘을 통제해야 한다는 시민의 경각심과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다.
권력은 공론장의 비판 대상이 되는 순간, 절대적 힘이 사라진다. 권력이 공론장에 올라오는 순간, 사람들이 그에 대해 많이 말하게 되고, 감시받고 비판받는 상대적 권력이 된다. 시민의 감시와 통제의 범위 안에 들어온 이상 그들의 바람과 달리 이 땅에서 믿음으로 처신을 망가뜨린 극우 개신교가 국가 종교가 되는 일은 상당히 오랫동안 없을 것이다.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 제목처럼, 이는 극우 개신교가 ‘자초하신 일입니다’.
단순히 ‘일부’라고 외면할 일일까
종교적 ‘비극’은 이 목소리가 극우 개신교를 넘어 전체 개신교를 향한다는 점이다. 다수 개신교에서 극우 목소리는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지만 일반 시민 입장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극우 개신교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면 왜 ‘다수’가 이들을 통제하지 못하냐고 반문한다. 더욱이 이들이 소수라면 이들을 통제하는 것은 개신교 교계의 ‘제도’여야 하는데 일반 시민들이 보기에 개신교계 제도는 별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복음주의 계열에서 사회 참여 운동을 꾸준히 전개해온 개신교 활동가 오수경씨가 우려한 것처럼 극우는 한국 사회 전체의 문제이자 동시에 개신교 내부의 문제다.
엄기호 사회학자·인권연구소 창 연구활동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생겨나는 시대와 사회에 대한 고민을 같이 나눕니다. 격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