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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수무책으로 없거니와장련성 기자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도연 위원장, 김재련·민세진 위원, 조중식 부국장, 정윤혁·김별아 위원.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위원장 김도연 태재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가 지난 13일 정례 회의를 열고 지난 한 달 조선일보 지면과 온라인 기사에 대해 토론했다. 김 위원장을 비롯해 김별아(소설가), 김재련(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 민세진(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정윤혁(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조중식 편집국 부국장이 참석했다. 고산(에이팀벤처스 대표), 김경희(인천세종병원 심장이식센터장), 김태수(변호사), 박원호(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이성주(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 장부승(일본 관서외국어대 교수), 한준(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지방자치단체 수 ) 위원은 따로 의견을 보냈다.
▨ 조국 인터뷰
−<[에디터의 Q] 정치 복귀한 조국 비대위원장의 자기 반성과 독자 세력화 선언>(10월 13일 자 A30면) 인터뷰는 아주 좋은 시도였다. 조선일보가 왜 조국 같은 위선자에게 지면을 할애해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홍보할 기회를 주느냐고 탐탁지 않게 여기는 이도 있을 것이다. 천안학자금대출 그럼에도 세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우선 ‘범죄자 조국’과 ‘현실 정치인 조국’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이다. 그에게 반영된 민의라는 게 무엇인지, 그것이 올바른 방향인지에 대해 비판적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한국의 보수 우파들은 이제 더 이상 한국의 중심 세력이 아니며 언더도그(underdog·약자)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현 부동산담보대출이율 재 다수파이며 주류 역할을 하는 좌파들에 대해 보다 공세적으로 비판적 관심을 표출하며, 그들의 의견을 경청할 생각을 해야 한다. 다음으로 필요한 행보는 ‘확장’이다. 지금까지는 비판거리도 안 된다고 생각했던 인물과 의견을 적극적으로 지면으로 끌어들여 토론 대상으로 삼아야 독자층을 확대할 수 있다. 이번에는 조국이었지만, 다음에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나 추미애 연체대출금 법사위원장, 김어준씨나 ‘매불쇼’가 될 수도 있다. 조선일보 지면을 통해 정면 대결을 할 필요가 있다. “법원 판결에 적시된 범죄 사실을 인정하는지”라는 중요한 질문이 빠진 것은 아쉽다. 가족들의 사학 비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물어봤어야 한다.
−<김현지는 상명대? 신구대? 이번엔 학교 논란>(10월 3일 자 A5면)과 관련, 개 상호저축은행 학자금대출 인적으로는 왜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에 대해 이 정도로 지대한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모르겠다. 늘 ‘베일에 싸였다’고 하는데, 베일 뒤에 뭐가 있는지를 취재하는 것이 언론의 임무다. 어떤 비리와 문제가 있는지를 말해야 한다. 야당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서 써주는 것은 독자 입장에서도 피곤하다. 국민의힘이 아니라 김현지 주변을 제대로 취재했으면 한다.
−<[김창균 칼럼] ‘빈껍데기’ 띠지 놓고 정권이 벌인 황당한 소동>(9월 18일 자 A30면)이 말한 대로 국민은 “관봉권 띠지에 중요한 정보가 담겨 있나 보다”라고 짐작했을 뿐이고, 정치권과 언론은 이 간단한 사실조차 확인해 밝히지 않은 채 멍석 위에서 벌어지는 굿판에 집중한 꼴이다. 띠지 분실 자체에 대해서는 문책과 비난이 불가피하겠지만, 이를 조직적 증거 인멸의 정황인 것처럼 단정 짓고 젊은 검찰 수사관들을 국회에 불러 모욕을 주고 호통을 친 국회의원들의 폭력적인 모습은 두고두고 비판의 대상이 돼야 한다.
▨ 다문화 시대
−<외국인 유학생 60%, 한국어 수업 못 따라가>(9월 20일 자 A12면), <이태원서 홍대까지… N72번 심야버스, 주말엔 외국인 세상>(9월 22일 자 A10면) 등에서 외국인들이 ‘다문화 국가’이자 ‘국제 도시 서울’로 본격 진입하는 풍경을 잇따라 보도했다. 우리 사회가 결정적으로 바뀌는 어떤 지점에 있는 것 같다. 지역에선 외국인 노동자와 유학생 없이 산업·교육 등에서 상태 유지가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대학은 유학생, 초·중·고는 다문화 가정의 2세로 채우는 지역 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기사가 필요해 보인다. 차별과 역차별, 비자와 귀화 등 다양한 문제도 짚어봐야 한다.
−<구명조끼 벗어준 30대 해경, 끝내…>(9월 12일 자 A10면), <갯벌 구조 해경 빈소 추모 행렬... 中 온라인서도 “영웅”>(9월 13일 자 A10면)을 보면 경찰이 매뉴얼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안이하게 대응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더 날카로운 지적이 필요했다. 해경이 취한 조치를 분(分) 단위로 조사해 어느 단계에서 허점이 있었는지 파악하고 대책을 세워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사고로 팔·다리 잃고도 ‘금빛 도전’ 희망 전하는 특수 교사 박항승씨>(10월 1일 자 A18면)는 장애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주는 좋은 기사다. 장애를 뭔가 특별한 것이나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고 여러 다양한 형태의 삶의 종류 중 하나로 담담하게 접근할 때 오히려 장애인들이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공존할 수 있게 된다. “우리 반에는 정해진 속도도, 방식도 없습니다”라는 제목도 적절했다.
−<특수 안약 한 방울로 안경 없는 시대 올까요>(9월 16일 자 A12면)는 노안 교정에 대한 최신 연구 결과를 전달해 독자의 관심을 끌었다. 다만 연구가 학회 발표 수준의 초기 단계로 장기 안전성 검증 부족 등 과학적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자칫 임상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단계에서 확정적인 기대를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다.
▨ ‘공무원 사관학高’
−<졸업생 4명 중 1명이 9급 합격… “여긴 공무원 사관학高”>(9월 15일 자 A12면)는 전국 특성화고 중 ‘9급 공무원 합격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지방 공업고등학교 소식을 비교적 크게 다뤘다. 그런데 이것은 우리 특성화고가 추구해야 할 목표는 아니다. 이공계 우수 인재들이 모두 의사를 선호하는 것이 커다란 사회 문제인 것처럼, 특성화고 학생들의 공무원 지향에도 문제가 있음을 함께 다뤘으면 했다. 공고 출신들이 엔지니어가 아닌 기술직 공무원으로 취업한 것을 인생 최고의 성과처럼 찬양하는 것은 뒷맛이 씁쓸했다.
−<11년 연속 美 혁신 대학 1위, 크로 애리조나주립대 총장>(10월 9일 자 A12면) 인터뷰가 크게 실렸다. 다음 날 <65세 정년의 벽에… 중국 가는 석학들>(A1·2면)도 심도 있게 다뤘다. 이공계 분야 교수들이 중국으로 떠나는 것은 우리 대학의 정년 제도 때문이지만, 그 바탕에는 경쟁을 지양하고 무차별 평등을 지향하는 대학 문화가 있다. 크로 총장은 “미국 대학들은 프로 스포츠팀처럼 치열하다”고 했다. 우리 대학들처럼 호봉제로 선수를 모셔 오면 팀 경쟁력은 어떻게 될까? 모든 선수가 한 표씩 행사해 감독을 선출하고, 입단하면 정년까지 선수 생활이 보장되는 프로팀이 우리 대학의 모습이다. 우리 대학 사회에 팽배한 무차별 평등주의에 대해서도 초점을 맞춰주면 좋겠다.
−<윤곽 드러낸 ‘서울대 10개 만들기’ 지방 거점 국립대 학생에 AI 교육>(10월 1일 자 A12면)을 보면 AI 교육의 대폭 강화, 대학별 특성화 분야 육성 등을 통해 거점 국립대의 역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으로 요약된다. 지역 대학의 경쟁력을 실제 좌우하는 것은 졸업 후 지역 내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정착 생태계’인데, 이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빠져 있다. 공개된 세부 내용은 빈약하고, 과거 정부에서 추진한 유사 정책의 재탕에 머물렀다는 인상을 준다. 공약의 실효성에 대한 심층적 논의가 필요하다.
▨ 중국 쓰나미
−<중국 쓰나미 어떻게 넘을 것인가>(9월 22일~10월 2일 자)에서 7회의 사설로 현실과 우리의 대처 방안을 깊이 있게 다룬 것은 대단히 시의적절했다. 대한민국 산업 현장의 위기를 깊이 있고 명확하게 짚은 탁월한 기획이다. 조선일보가 최대 역량을 발휘한 것 같다. 비전이 있고 힘이 느껴진다. 기획의 초점은 산업 분야였는데, 여기에 더해 ‘대학 경쟁력=국가 경쟁력’이란 측면에서 중국 대학들의 변신도 함께 다뤘으면 더 좋았겠다. 미국·일본·유럽 등 주요 선진 국가를 대한민국과 비교·분석해 우리가 지금 어느 위치에 있는지 알려주고 방향을 제시하는 기획이 나오길 기대한다.
−그동안 소득세 면세자 비율이 절반이라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 이번에 <국내 기업 54%가 법인세 못 낸다>(10월 4일 자 A1·3면)에서 법인세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뤄 반가웠다. 법인의 1%가 전체 법인세의 80% 이상을 내고, 면세 기업이 54%라는 보도는 충격적이다. 증세는 불가피하다. 정부 기능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현시점에서 실현 가능하고 바람직한 증세 방안이 무엇인지 조선일보가 중심을 잡고 독자에게 전하길 바란다.
−<[中 태양광 공습] 국내 태양광 셀 95%가 중국산… 시장 다 내줬다>(9월 30일 자 A8면), <연휴에 태양광 전력 남아돌아 비상… ‘입찰제 실험’ 제주에 답 있다>(10월 3일 자 A8면)는 지금 태양광발전 확산 드라이브가 국내 산업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전력 계통망에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을 잘 지적했다. 앞으로 풍력발전기 설치 및 자금 조달에서도 외국 의존도가 높은 문제점 등을 다루면 좋을 것 같다.
−<[AI의 골든룰] AI 성과 내는 기업들의 5가지 원칙은>(10월 2일 자 B7면), (9월 30일 자 F1면)는 모두 AI를 ‘도입’이 아닌 ‘활용’의 관점에서 다뤄 인상적이었다. 조선일보 보도는 AI를 ‘미래 기술’이 아닌 ‘현재의 경영 전략’으로 바라보려는 전환점을 보여주고 있다. 중소기업, 스타트업, 현장 엔지니어의 실제 경험을 더 보탠다면 기사 완성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다.
▨ 찰리 커크
−미국 보수 우파의 젊은 총아였던 찰리 커크의 피살에 대해 조선일보가 한 면을 털어 보도했다. <커크를 킹 목사 반열에 올려… 우파 총결집 무대 된 추모식>(9월 23일 자 A8면)처럼 그야말로 ‘우파 총결집’의 무대였던 것도 사실이지만, 추모식 현장 발언을 비판이나 여과 없이 그대로 전한 것은 문제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감정적으로 격한 행사인 만큼 이를 보도하는 눈이 좀 더 냉철했어야 했다.
−<[데스크에서] 10월이 두려운 한국 과학계>(10월 10일 자 A26면)는 노벨상 수상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일본의 두드러진 성과가 이어지면서 부담감이 한층 커진 우리 과학기술계의 분위기를 잘 설명했다. 노벨상 수상은 그 자체를 목표로 삼기보다, 기초 연구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과학기술 역량의 축적이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결과물로 이해해야 한다. 수상자들의 연구는 대부분 석박사 과정에서 시작되며, 주요 성과 역시 연구자의 30대 시기에 도출되는 경우가 많다. 노벨상급 성과를 창출할 잠재력을 지닌 젊은 리더 연구자에 대한 집중적이고 장기적인 지원이 특히 중요하다.
−<[기자의 視角] K팝 통계는 왜 ‘블랙박스’인가>(9월 16일 자 A30면)에서 매년 1월 발표되는 관세청 음반 수출입 통계가 기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중요한 통계라는 내용은 현실과 다소 동떨어지지 않았나 싶다. 글로벌 대중음악 산업은 수입 측면에서 2017년 이후 물리적 음반 판매를 스트리밍이 앞서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4배나 더 많았던 것으로 보고한다. K팝도 플랫폼화와 스트리밍의 주도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본격적으로 조사하고 통계를 작성할 필요가 있다. /정리=김정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