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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이좌위대(以左爲大)란 말이 있다. 전통 예법에 따르면 왼쪽을 더 높게 친다는 뜻이다. 군주가 남쪽을 향해 앉을 때 군주의 왼편 즉 동쪽 자리를 더 귀한 자리로 여긴다는 것이다. 현재도 이어진다. 중국의 정치 행사를 보면 서열 1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왼쪽에는 서열 2위 리창 총리가 앉는다. 이런 맥락에서 중국 전승절(戰勝節) 때 천안문 성루에 오른 북·중·러 정상의 자리를 보자.
시 주석 왼쪽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오른쪽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리해 일견 김 위원장이 더 중시를 받는 모양새가 됐다. 이는 제1 귀빈은 물론 푸틴이지만 김정은 접대에도 중국이 무한 신경을 썼다는 방양귀비
증이다. 왜? 여러 요인이 있지만 10월 말 경주 APEC에 참석하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깜짝 회동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북·미 정상 만남 이전에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야 대미 협상력이 제고되니 말이다. 시진핑은 특히 2017년 트럼프에게 “한반도는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였다”는 토마토tv
말도 하지 않았나. 중국을 패싱해 북한에 접근할 수 없다는 일종의 시위다. 한편 김 위원장 입장에선 이런 대우도 대우지만 중국의 경제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래서 9월 말 최선희 외무상을 중국에 보내 ‘실질적인 협조 심화’를 요구했다. 방중에 대한 청구서를 내민 격이다. 한데 시원치 않은 답을 받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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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에 손 넣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그 앞에 공손히 선 리창 중국 총리 모습이 대조적이다. [사진 유튜브 캡처]


지난 9일 리창 총리가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 참석차 방북했을 때 그를 맞는 김 위원장의 모습이 모든 걸 말해준다. 현재 전망있는주식
인터넷 공간에선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죤’에서 따온 것으로 보이는 짧은 동영상과 사진이 큰 화제다. 김정은과의 회견을 마친 리창이 차를 타고 떠나기까지의 모습을 담았는데 주머니에 손을 넣은 김정은과 그 앞에 두 손을 내리고 공손한 태도로 선 리창의 모습이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리창은 또 차에 올라 연신 손을 흔들며 작별을 고하는데 김정은태평양제약 주식
은 건성으로 한두 번 손을 드는 모양새다. 김정은 방중 대가로 두둑한 선물 보따리를 들고 왔어야 할 리창이 북한의 기대에 못 미쳤던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는다. 또는 시진핑·푸틴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김 위원장이 이제 리창 총리는 이 정도로 대해도 된다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반면 중화권에선 김정은 앞 리창의 모습이 집사 같다 등 한탄이 쏟아지고 있다. 올가을 북·중 관계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한 단면이다.
유상철 중국연구소장·차이나랩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