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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잇단 중대재해사고의 엄정 수사 방침을 밝힌 가운데 에스케이(SK)에너지 대표이사가 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수소 배관 폭발 사고 열흘 만에 고개를 숙였다.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겠다면서도 사고 원인과 책임을 두고는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았다.
김종화 에스케이에너지 대표이사(CEO)와 울산공장 임원 4명은 울산콤플렉스(CLX) 본관 지하 1층 하이파이브홀에서 기스탁데이
자회견을 열어 최근 발생한 중대재해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김 대표이사는 “이번 사고로 두분이 유명을 달리하시고 네분이 치료를 받고 계신 데 대해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무한 책임의 자세로 피해자와 가족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뼈를 깎는 노력으로 다시는 비슷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영역을 기초부터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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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케이에너지 대표이사 등 임원이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힌 것은 사고 발생 열흘 만에 처음이다. 사 쪽은 사고 당일인 지난 17일과 두번째 사망자가 나온 지난 23일 사과문을 낸 바 있다.



김종화 에스케이에너지 대표이사(CEO)가 27일 울산콤플렉스(CLX) 본관네오위즈게임즈 주식
지하 1층 하이파이브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수소 배관 폭발 사고로 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데 대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에스케이에너지 제공


에스케이에너지 쪽은 재발방지 대책으로 ‘안전경영혁신위원회’를 강조했다. 다음달 초 출범하는 위원회는 박달재 한국안전학회장(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을 HTS모의투자
위원장으로 안전·산업현장 전문가, 노동계 추천인사 등 외부 전문가를 포함해 6명으로 꾸린다고 한다. 위원회는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고 산업안전 개선안을 수시로 이사회에 상정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또 이날 최고안전책임자(CSO)의 보직을 해임해 본사로 발령하고, 당분간 김종화 대표이사가 안전대책 등을 총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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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 에스케이에너지 쪽은 사고 당시 안전점검과 작업허가 등이 이뤄진 과정이나 책임 여부에 대해서는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다. 에스케이에너지 쪽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잔류가스 확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느냐는 질문에 “절차적으로 (원청의 담당부서) 생산팀에서 한다”면서도 “작업하기 전에 협력사에서도 한다”고 했다. 이어 “관계기관이 수사 중이라 구체적으로 설명해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동계는 에스케이에너지가 발표한 재발방지 대책의 실효성을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고 본다. 안상진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울산지부 교선국장은 “산업재해는 협력사 플랜트 노동자들에 집중되고 있다. 안전경영혁신위원회에 국한하지 않고 폭넓은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울산시 남구 에스케이(SK)에너지 울산공장 고도화설비(FCC) 2공장 수소 제조 공정 배관 폭발하면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울산소방본부 제공


경찰 등의 말을 들어보면, 지난 17일 협력업체 유벡 소속 노동자 5명은 에스케이에너지 울산공장 고도화설비(FCC) 2공장 수소 제조 공정 배관에 차단판(맹판)을 설치하기 위해 볼트를 풀다 사고를 당했다. 수소는 작은 마찰이나 정전기에도 폭발 위험이 큰 고인화성 기체다. 이 때문에 작업 전 배관에 불활성가스를 넣어 남은 수소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경찰 등은 이런 작업에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경찰은 사고 당일 원청의 ‘작업허가서’가 발부된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이전에 잔류가스 농도 측정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는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사고 배관의 수소 차단 시점과 방폭 도구 등 안전장비 지급 여부 등도 조사하고 있다.



27일 경북 경주시 안강읍 두류공업지역 아연가공업체에서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공단, 한국가스공사 등 관계자가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경찰과 고용노동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은 27일 경주 안강읍 두류공업지역 아연가공업체에서 합동감식을 벌이고 있다. 지난 25일 이 공장 지하 수조에서 암모니아 저감 설비 배관 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3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경찰 등은 현장에서 일산화탄소 농도가 높게 나온 점 등을 고려해 질식사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주성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