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커뮤니티에 올라원 맥심 모카골드 [SNS]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 “이거(맥심 모카골드) 한국에서도 인기 있나요?” 게시자의 질문에 영어권 최대 커뮤니티인 래딧에서는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어떤 경로를 통해 현지에서 처음 먹어봤다는 이 외국인은 “그 맛에 깜짝 놀랐다”라며 “이후 한국 커피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한 미국 여성은 가장 추천하는 한국 음료로 ‘우유’를 꼽아 화제를 모았다. 그는 “한국에 가면 무조건 편의점에서 우유를 먹어봐야 한다”라며 “한국의 흰 우유는 미국
과 맛이 다른데, 진짜 프레시하고 특별하다”고 말했다.
맥심 커피믹스와 한국의 신선 우유는 최근 해외에서 K-커피·K-우유로 관심받고 있지만, 모두 수출이 안 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맥심의 경우 간혹 해외에서 판매되기도 하는데, 이는 보따리상 등 비공식적 판매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동서식품은 동서와 글로벌 식품 기업 몬
델리즈가 각각 50% 지분을 보유한 합작회사”라며 “동서식품의 ‘맥심’, ‘맥스웰하우스’는 몬델리즈가 소유한 브랜드”라고 설명했다. 이어 “애초 몬델리즈와 계약상 해당 브랜드는 국내에서만 판매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앞으로는 수출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이 관계자는 “계약 내용이 변경되지 않는 한, 해당 브랜드의 수출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맥심 모카골드 [동서식품 제공]
수출은 안 되지만, 동서식품의 커피믹스는 한국인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발명품’이다. 지난 2017년 ‘한국을 빛낸 위대한 발명품’을 묻는 지식재산처(구 특허청) 설문조사에서
5위에 선정됐다.
물론 맥심에 들어가는 인스턴트커피는 미국의 발명품이다. 동서식품이 개발한 것은 건조 프림인 ‘프리마’다. 여기에 커피·설탕을 더한 후, 이를 1회분 봉지에 모두 담는 아이디어를 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맥심의 인기 비결은 커피+프림+설탕의 황금 비율”이라며 “최상급 아라비카 원두에 소비자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최적의 비
율을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국내 가정과 사무실에서 사랑받아 온 맥심의 그 ‘황금 비율’은 최근 외국인의 입맛까지 사로잡고 있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이 귀국 시 김과 함께 챙겨가는 아이템으로도 손꼽힌다.
한국 우유에 관한 관심은 미국 내 ‘바나나 우유’ 열풍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 여성의 후기처럼 외국인에게는 한국 우유의 맛이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우리가 외국에서 카페라테를 마실 때 국내와 다르다고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유의 품질과 맛은 젖소의 사육과 제조 방식, 그리고 유통 과정을 통해 달라지기 때문이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한국인이 접하는 우유는 살균 우유인 ‘신선 우유’다. 살균 우유는 살균 및 균질화 처리로 유해균을 제거한다. 유통기한이 짧다.
이와 달리 ‘멸균 우유’는 장기 보관이 가능하도록 제조된다. 외국산은 모두 멸균 우유 형태다. 높은 온도와 압력을 가해 실온에서 자랄 수 있는 모든 균을 제거한다. 이 과정에서 유익균도 죽는다. 또 우유를 고온에서 끓이므로 신선한 맛은 덜하다.
미국 여성이 SNS에 올린 서울우유 [SNS]
우유자조금 관계자는 “국산 신선 우유가 식탁에 오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3일”이라며 “목장에서 착유된 순간 5℃ 이하로 급속 냉각하고, 콜드체인(Cold Chain· 5도 이하의 냉장 유지) 유통 시스템을 통해 빠르게 전달된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산 원유의 인증 체계는 세계에서 제일 까다로운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원유가 ‘1등급’ 판정을 받으려면 체세포(젖소 몸에서 떨어져 나오는 세포) 수는 1㎖당 20만 개 미만이어야 한다. 세균 수의 경우, 모든 국산 우유는 가장 높은 기준인 ‘1A 등급(3만 개 미만)’을 충족한다.
체세포와 세균의 수는 우유 품질을 결정짓는 지표다. 체세포는 젖소가 건강할수록 수치가 낮다. 세균 수는 우유의 위생적 관리를 나타낸다.
우유자조금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이런 높은 등급은 낙농 선진국 덴마크와 동일한 수준”이라며 “유제품으로 유명한 독일과 프랑스보다 더 까다롭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의 신선 우유는 수출하지 않는다. 수출하려면 장기 보관이 가능한 ‘멸균 우유’ 형태여야 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SNS에서는 한국에 가야만 맛볼 수 있는 식품, 또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한국인이 즐겨 먹는 식품 등 새로운 K-푸드를 찾아내는 콘텐츠가 인기”라고 말했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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