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중 유일하게 하굿둑 미설치
수질 악화·쓰레기 적체 등 ‘몸살’
김포평야에 바닷물 침투 최소화
북한 목함 지뢰 방어 등 ‘철거 신중’
정부 등 생태계 관리방안 찾아야
5일 오후 인천 강화군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한강 하구의 풀등에서 새들이 휴식을 하고 있다. 2025.11.5 /조재현기자
[email protected] 수질 악화와 쓰레기 적체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강 하구 생태계를 되살리려면 지역 환경에 맞는 대책이 필요하다. 신곡 수중보 철거 여부, 조수간만의 차가 국내에서 가장 큰 인천 앞바다의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관리 방안을 설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한강·낙동강·영산강·
금강 등 4대강 하구에는 1980년대 들어 농업용수 확보와 바닷물의 유입 방지를 목적으로 하굿둑이나 보가 설치됐다. 이 가운데 한강은 유일하게 하굿둑이 아닌 수중보가 들어섰다. 현재 김포대교가 지나는 곳 인근에 1988년 설치된 신곡 수중보다.
폐쇄식 콘크리트 형태로 만들어진 신곡 수중보는 물의 흐름을 조정하는 수문이 따로 없다. 한강 상
류에서 서울을 거쳐 하류로 내려온 강물이 보를 넘어 서해 방향으로 흘러나가는데, 퇴적물이 바다로 흘러가지 못하고 수중보에 막혀 쌓이는 문제가 생겼다. 강물의 흐름이 인위적으로 막히면서 퇴적물이 쌓이고, 수질 악화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오랫동안 제기됐다.
낙동강과 영산강, 금강은 하굿둑 수문 개방 횟수와 시기 등을 논의해
수질 개선 방안을 찾으면 되지만, 하굿둑이 없는 한강 하구는 이 같은 방법을 적용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향후 한강 하구의 수질 개선과 생태계 복원을 위해 신곡 수중보 철거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5일 인천 강화군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한강 하구와
북한 지역의 모습. 2025.11.5 /조재현기자
[email protected] 그러나 수중보 철거는 간단히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신곡 수중보의 기능은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김포평야 일대의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한강 물을 가두는 동시에 밀물 시 서해에서 한강 하구 방향으로 들어오는 바닷물의 침투를 최소화해 농업용지의 피해를 막는 것이 첫 번째다.
또 유람선 등 한강을 오가는 선박이 원활하게 운행되도록 수심을 유지하는 목적도 있다. 최근 서울시가 한강버스 운행을 재개했고, 여의도선착장에서 경인아라뱃길을 오가는 크루즈 유람선 노선도 지난달 개통한 만큼 한강의 수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한 과제다.
한강 하구는 북한의 임진강·예성강 하구와 만나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신곡 수중보는 안보 측면에서도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북한의 반잠수정이나 특수부대가 침투하거나 서해 밀물 시기에 맞춰 목함 지뢰가 한강 방향으로 흘러들어올 가능성이 있는데, 수중보가 이를 1차적으로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농업용수 확보나 수심 유지 기능은 다른 대안을 모색해볼 수 있지만, 안보 문제는 섣부르게 결정할 사안이 아닌 만큼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다른 강 하구 관리 방안과 별도로 한강의 생태계를 관리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협의체 구성이 시급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장정구 기후생명정책연구원 대표는 “기후에너지환경부·해양수산부는 물론 국방부까지 포괄하는 정부 부처, 인천·경기·서울 등 지자체, 주민, 환경단체 등 여러 주체가 함께 논의해야 할 문제”라며 “하천이 아닌 하구의 개념으로 한강 하구 생태계 관리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한달수 기자
[email protected]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