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에 '함정도 아니고 여기저기 끈이…작품 앞에 끈 울타리 그거'라는 명칭을 알려주는 피드가 올라왔는데 흥미로웠다. 그래서 '그거 사전'(홍성윤 지음, 인플루엔셜)이라는 책이 있다는 걸 알고 도서관에서 찾아보니 대출 중이라 얼른 예약을 걸었다.  
책표지에 적힌 '대체로 즐겁고 가끔은 지적이며 때로는 유머러스한 사물들의 이야기'라는 소개 문구와 작가의 프롤로그에서 느껴지는 깊고 따뜻한 시선은 첫 장을 넘기기도 전에 이미 마음을 사로잡았다. 세상을 유심히 바라보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시선, 사소함을 하찮게 여기지 않는 태도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아이 둘을 낳 황금성게임다운로드 고 '아줌마'가 되어보니 생기는 여러 생활 스킬 중 하나는 말이 반쯤 생략돼도 서로 대충 알아듣는 능력이다. "그거 있잖아, 그거"라는 말 한마디면 웬만한 내용은 서로 이해가 된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익숙한 생략의 세계에 정확한 언어를 불러온다. 먹다, 마시다, 걸치다, 살다, 쓰다, 거닐다, 일하다라는 일곱 가지 주제 아래 총 76개의 '그거'를 알려준 골드몽 다. 
'그거'의 명칭과 어떤 상황에 쓰일 수 있는지 예문이 있고 그 의미와 쓸모에 대해서 서술되어 있다.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물건이지만 정확한 명칭은 잘 모르는 수많은 '그거'에 대한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몰랐던 아주 사소한 것들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름은 그 모든 흔적의 장부"라고 말하며, 작가의 지식에 대한 실없는 호기심으로 파 사이다쿨바다이야기게임 고든 사물 하나하나에 얽힌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읽다 보면 일상에서 바로 배운 단어를 써먹을 수 있는 장면들이 곳곳에서 튀어나온다. 예를 들어, 귤을 먹다 아이가 "하얀 거 떼어줘"라고 말했을 때, 이제는 "아, 귤락 떼어달라는 거야? 그건 장에 좋은 거라서 먹어도 돼"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곧 다시 '그거'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 황금성릴게임 만 언어 세계를 확장시켰다는 뿌듯함은 남는다. 
사서로서 특히 반가웠던 부분은 220쪽에 등장하는, 어디까지 읽었는지 표시해두는 책장 사이의 끈 '그거'에 대한 이야기였다. 가름끈, 서표, 갈피끈이라는 명칭은 알고 있었지만, 책장과 책장 사이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 '책갈피'로 더 먼저 쓰였다는 사실은 새로웠다. 더 흥미로운 건, 책갈피가 모바일야마토 없어 페이지 모서리를 삼각형으로 접어 표시하는 행위를 영어권에서는 '강아지 귀(dog's ear)'라고 부른다는 여담이었다. '귀여운 표현이지만 빌린 책에는 하지 말자.'라는 마지막 표현까지 취향 저격이라 미소가 지어졌다. 
이 책은 복잡하고 무거운 생각에서 잠시 벗어나, 우리의 하루를 지적으로 만들어주는 작은 안내서다. 이름 모를 사물들을 위한 이 사전을 가볍게 펼치다 보면, 책날개에 적힌 문구처럼 '지금껏 몰랐던 작은 세상을 발견하는 즐거움'과 '삶의 해상도를 높이는 시간'을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다. 익숙함 속에 숨어 있던 세계를 다시 또렷하게 바라보고 싶은 이들에게 조용히 권하고 싶은 책이다.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