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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동물과 인간의 행복한 공존을 위해 knollo에서 반려동물 교육 전문가 양성과정을 운영하고, 동물 커뮤니티 풀뿌리를 통해 보호자분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있는 김민희 트레이너입니다.
오늘은 많은 보호자님들이 일상 속에서 가장 자주 마주하면서도 가장 헷갈려 하는, 감정 표현에 관한 사연이네요. 특히 강아지와 고양이를 함께 키우는 반려 가정에서는 이 차이가 더 크게 느껴진다고들 합니다.
바다이야기오리지널 고양이는 항상 담담한(가끔은 화난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얼굴을 유지하는 반면, 반려견은 신체 전반을 사용해 감정을 표현하기 때문에 더 풍부하게 느껴지거든요. 이번 사연에서는 강아지의 감정 표현에 대해 차근차근 알아보겠습니다.
강아지도 감정을 표정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감정 읽
바다이야기2 기는 '신체 일부'만 볼 게 아니라
'몸 전체를 조합'하며 맥락을 봐야 한다.
많은 보호자가 개의 감정을 읽을 때 가장 자주 하는 실수가 바로 신체의 일부만 보고 해석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우리 개는 왜 낯선 사람한테 짖으면서 꼬리를 흔들까요?라는 질문이에요. 행동학 전문 설채현 수의사
골드몽 가 '그 개는 정말로 좋아서 꼬리를 흔들었을까?'라는 책을 쓰신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꼬리 하나만 보고 '좋아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뜻이죠.
개의 감정 신호는 단순히 입 모양, 혀의 위치, 눈매 같은 얼굴 일부가 아니라, 몸의 자세와 긴장도 / 꼬리의 위치와 흔드는 모양 / 시선의 방향 / 움직임의 속도 / 호흡 패턴 / 털의 상태
릴게임꽁머니 변화 / 상황이 벌어지는 환경과 전후 맥락 이 모든 요소가 함께 작동하여 나타나는 종합 신호입니다. 예를 들어, 혀를 내밀고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은 더울 때도, 신났을 때도, 과도하게 긴장했을 때도, 보호자를 보고 반갑거나 편안할 때도 똑같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신체 언어 전체와 상황을 함께 보지 않으면 감정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습
사이다쿨 니다. 그래서 경험 많은 행동 전문가들은 개들의 상호작용을 영상으로 촬영해 프레임 단위로 분석하기도 합니다. '개의 마음을 읽는 법'의 저자이자 동물행동 전문가인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박사가 도그 파크에서 개들을 촬영해 연구한 것도 같은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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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개'도
분명 존재한다.
간혹 '우리 아이는 표정이 없어요', '감정 표현이 적어요'라고 말하는 보호자들도 있어요. 이 역시 개들에게는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고,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① 신뢰하는 사람이 없는 경우
감정 표현은 결국 의사소통입니다. 사람도 친구에게는 기쁨, 짜증, 걱정 모두 편하게 말하지만, 내 이야기를 듣지 않는 위계적인 상사 앞에서는 굳이 감정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개도 똑같아요. 아직 신뢰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사람이나 동물, 낯선 환경에서는 불편함·두려움·욕구 같은 핵심 감정들을 숨기는 쪽을 선택하기도 해요.
또, 내가 여러 번 신호를 보냈는데(으르렁거림, 몸을 피함 등) 계속해서 무시당하고 더 불편한 상황이 반복되면, "아, 이 대상에게는 말해봤자 소용이 없구나"라고 학습하고 굳이 표현하지 않기로 결심하기도 합니다. 경고 신호를 여러 번 무시당한 개가 어느 날 갑자기 보호자를 물어버리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사실은 '이미 여러 번 말했는데, 아무도 안 들어준 것'에 가까운 일이죠.
② 과거 강압적 훈련·처벌 경험이 있는 경우
과도한 목줄 당김, 소리 지르기, 체벌 등이 반복된 개들은 내가 뭘 표현하면 더 큰 위협이 돌아온다는 경험을 통해 무기력을 학습하기도 합니다. 이런 아이들은 고개를 잘 들지 않거나, 몸을 웅크리고, 시선을 피하고, 요구 행동을 거의 하지 않는 모습으로 감정을 억제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즉, 감정이 없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드러낼 만한 여유와 안정감이 없는 상태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③ 처음 입양된 유기견의 경우
유기되었거나 사람과의 소통 경험이 좋지 않았던 개들은 매일이 불확실하고 위험한 환경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 환경에서는 감정을 드러내는 것 자체가 생존에 위험 요소였을 수 있어요. 그래서 처음 입양된 구조견들은 표정이 거의 없고, 몸이 돌처럼 굳어 있고, 요구 행동이 거의 없고, 주변 상황만 조용히 관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보호자와 신뢰가 쌓이면, 꼬리를 흔들기 시작하고, 편안한 하품과 기지개를 켜고, 먼저 다가오고, 주변을 탐색하는 등 감정 표현이 점점 풍부해지는 변화를 보여줍니다. 결국, 감정을 억제하는 것은 원래 성격이 아니라, 과거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했던 생존 전략인 것이죠.
반려견이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앞에서 '강아지의 감정은 몸 전체와 맥락으로 읽어야 한다'라고 말씀드렸지만, 그래도 보호자님 입장에서 어떤 것들을 보면 좋을지 정리된 기준이 있으면 도움이 되겠죠. 아래 다섯 가지 축만 기억해 두셔도 충분합니다.
✔️ 꼬리
높이 / 위치 / 흔드는 폭과 속도 → 단순히 “흔드니까 행복”이 아니라, 어떤 자세에서,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흔드는지를 함께 보셔야 합니다.
✔️ 눈과 표정
부드럽게 가늘어진 눈은 대체로 편안함, 흰자위가 많이 보이면 불안·긴장, 시선을 돌리며 피하는 행동은 회피나 부담 신호일 수 있습니다.
✔️ 귀와 얼굴 근육
귀가 앞으로 세워지면 경계·흥미, 부드럽게 뒤로 젖혀지면 안정·친화, 바짝 붙으면 두려움·불안일 가능성이 큽니다. 입 주변 근육이 딱딱하게 모이느냐, 자연스럽게 이완되어 있느냐도 함께 보시면 좋아요.
✔️ 몸 전체의 긴장도
어깨, 허리, 다리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으면 대부분 각성·긴장 상태, 몸이 유연하고 느슨하며 호흡이 느긋하면 이완·편안에 가깝습니다. 보호자에게 몸을 기대거나 비비는 행동은 사회적 애착의 신호이기도 합니다.
✔️ 소리와 전위 행동(애매해 보이는 행동들)
높은 음의 낑낑거림은 거리를 좁히고 싶은 신호, 낮고 굵은 소리는 거리를 벌리고 싶은 '저리 가!'에 가까운 의미일 수 있습니다. 졸리지 않은데 나오는 하품, 몸에 묻은 게 없는데 부르르 털기, 입에 아무것도 없는데 입술을 핥는 행동 등은 전위행동이라고 부르며, 조금 긴장되거나 애매한 상황에서 나오는 스트레스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귀여운 행동일지라도, 사실은 ‘나 지금 살짝 불편해요’라는 말일 수도 있어요.
이렇게 꼬리–눈–귀–몸–소리와 전위 행동의 다섯 가지 축을 묶어서 보시면, 반려견의 감정을 상당 부분 읽어내고 계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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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걸까? 더운 걸까?
사진만으로 절대 판단할 수 없는 이유
반려견이 혀를 내밀고 헥헥거리면서 밝은 얼굴을 하고 있다면, 보호자 입장에서는 이 모습이 정말 웃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헥헥거림(Panting)은 나타나는 이유가 매우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 더위에 약한 이중모 견종(포메라니안, 허스키, 스피츠 등), 입 모양 특성상 늘 웃는 것처럼 보이는 단두종(퍼그, 시추, 프렌치 불독 등), 스트레스를 받으면 호흡이 빨라지는 개, 신나면 심박수와 호흡이 동시에 올라가는 개. 이 모든 개들이 사진 한 장에서는 거의 비슷한 표정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웃는건지, 더운건지는 사진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고, 항상 맥락 + 환경 + 몸 전체의 신호를 함께 보셔야 합니다.
더위에 의한 팬팅이라면 웃는 듯한 얼굴 외에 혀가 길게 빠져나오고 호흡이 아주 빠르고 거칠고 / 시원한 장소를 찾으며 이리저리 움직이고 / 물을 급하게 들이켜거나 / 타일 바닥, 그늘 등 서늘한 곳에 누우려 하고 / 몸 전체가 지쳐 보이는 모습 같은 신호들이 함께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행복한 감정의 팬팅이라면 몸이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곡선을 만들고 있고 / 꼬리를 활기차게 혹은 편안하게 흔들며 / 보호자에게 다가와 눈을 맞추려 하고 / 귀가 부드럽게 뒤로 젖혀져 있고 / 근육 긴장도가 전반적으로 낮으며 / 움직임이 자유롭고 즐거운 인상이 납니다.
웃는 듯한 얼굴은 행복의 단독 증거가 아니고, 전체 신호 + 환경 + 맥락을 함께 봐야 비로소 정확해진다는 점을 꼭 기억해 주세요.
사연 속 펫 페어 상황도 마찬가지예요. 사람과 개가 많은 낯선 장소에서의 불안, 흥분, 더움, 기대, 약간의 긴장, 그리고 보호자를 봤을 때의 반가움이 한꺼번에 섞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개는 한순간에도 여러 감정을 동시에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표정 하나를 단일 감정으로 딱 잘라 해석하려 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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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읽는 기술'이 아니라
관계를 쌓고 이해하는 과정’
감정 표현이 풍부한 개도 있고,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개도 있습니다. 그리고 둘 다 정상입니다. 중요한 것은, 개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도 안전하다고 느끼도록 해 주는 것, 그리고 보호자는 그 감정을 잘 해석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환경과 대응을 제공해 주는 것입니다.
보호자님처럼 섬세하게 관찰하고 고민하는 보호자는 이미 반려견의 언어를 읽는 첫 단계를 훌륭히 지나고 계신 분입니다. 그 언어를 이해하려는 보호자의 마음 자체가 이미 반려견에게는 가장 큰 행복의 신호일 거예요. 앞으로도 아이가 보내는 작은 신호들을 읽어내며, 서로 더 깊이 소통하고 신뢰가 쌓이는 경험을 계속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김민희 놀로(knollo) 트레이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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