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기업이 참 많습니다. 다들 무얼 하는 회사일까요. 쪼개지고 합쳐지고 간판을 새로 다는 회사도 계속 생겨납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도, 수년을 하던 사업을 접기도 합니다. 다이내믹한 기업의 산업 이야기를 현장 취재,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쉽게 전달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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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이야기온라인 27년 당진 해저케이블 2공장 가동을 기점으로 글로벌 초고압직류송전 시장 진출 확대를 노린다. 사진은 싱가포르에서 400㎸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대한전선 작업장 모습 [대한전선 제공]
“당진해저케이블2공장(당진2공장)은 대한전선 창사 이래 최대 투자입니다. 에너지 고속도로가 초고압
바다이야기모바일 직류송전(HVDC) 사업이 해외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겁니다.”
“당진2공장, 창사 이래 최대 투자”
지난달 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빛가람 국제전력 기술엑스포(BIXPO) 2025’에서 만난 주형균 대한전선 해저사업부 상무는 대한전선 당진2공장 준공 부지를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BIXPO에서 대
바다이야기게임2 한전선은 축구장 30개 크기인 6만5000평 규모로 구축 중인 당진 2공장 조감도와 525키로볼트(㎸)급 해저케이블 시제품 등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당진2공장은 640㎸급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과 400㎸급 초고압교류송전(HVAC) 케이블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다. 2027년에 계획대로 가동을 시작하면 지난 6월 준공한 당진
릴짱 1공장 보다 생산능력(CAPA)를 5배 늘릴 수 있게 된다.
당진1공장에선 154㎸급, 400㎸급 HAVC 케이블만 생산했는데, 2공장에선 HVDC 생산까지 가능하게 된다. 가까운 거리에 적합한 기존의 송전 방식인 HVAC에서 발전돼, 수천㎞ 장거리 송전까지 가능한 차세대 기술이 HVDC다. 또 2공장에는 케이블을 생산하는 수익 형태의 시
뽀빠이릴게임 설인 VCV(수직연속압출시스템)도 국내 최대 높이인 187m로 들어설 예정이다. 주 상무는 “당진2공장 구축에 투자한 자금은 약 7000억원으로,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의 투자”라고 강조했다.
HVDC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에너지 고속도로’ 기반 기술이다. 에너지 고속도로란 지방에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를 전국으로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지금까지 각 지역에서 생산된 전력은 그 지역에서만 쓰였는데, 이를 전국에 보낸다는 아이디어다. 대한전선의 경우 전력망 건설부터 케이블 시공, 전선 납품 및 설치까지 참여가 가능하다.
특히 국내 전선 기업들에겐 에너지 고속도로가 HVDC 해외 시장 진출 발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주 상무는 “해외 시장에서 입찰 자격을 얻기 위해선 우선 국내 실적을 탄탄하게 쌓는 것이 우선”이라며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 이력이 해외 영업 활동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진 해저케이블 2공장 조감도. [대한전선 제공]
연내 포설선 추가확보 “HVDC 최대 경쟁력”
대한전선은 케이블 생산공장 외에도 해저케이블 전용 포설선(CLV) 등 주요 인프라 투자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날 BIXPO 대한전선 부스에선 대한전선이 가지고 있는 국내 최초의 CLV ‘팔로스호’ 모형도 전시됐다. 다만 팔로스호는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주로 쓰이고 HVDC 케이블용 전용으로는 더 큰 포설선이 필요해 추가 건조를 계획하고 있다. 주 상무는 “현재 새로운 포설선들에 대한 설계는 다 받아놓고 어떤 모델로 확정할지 검토하는 단계”라며 “올해 연말쯤 발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HVDC 시장에선 포설선 확보가 특히 더 중요하다는 게 주 상무 설명이다. HVDC 프로젝트는 기존의 HVAC 프로젝트보다 더 긴 시간이 소요되고 기술력도 복잡하다. 이 때문에 작업도 유동적일 수밖에 없어, 임대가 아닌 자체 포설선을 가지고 있는 게 효율적이다. 그는 “HVDC 전용 포설선을 가지고 있는 것은 시장에서 가장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유럽의 HVDC 헤이저케이블 메이저 3사(이탈리아 프리즈미안·프랑스 넥상스·덴마크 NKT) 모두 자체 포설선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남아공 증설…인프라 전방위 투자
해외 법인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중저압 케이블을 생산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생산법인 ‘엠텍’에 최첨단 절연설비인 현수식 연속 압출(CCV) 라인을 추가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엠텍 CAPA는 2배 늘어나게 됐다.
베트남 생산법인 ‘대한비나’를 통해서는 750억원을 투입해 올해 첫 번째 해외 초고압 케이블 공장을 설립하게 됐다. 베트남 롱탄산업단지에 1만7000평 규모로 조성돼, 2027년 가동 예정이다. 이 공장은 베트남 현지에 유일한 400kV급 초고압 케이블 생산 기지다.
대규모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도 최근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지난 9월 진행한 대한전선 회사채에는 예상보다 높은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기존에 계획했던 800억보다 2배 많은 1550억원을 발행하게 됐다. 대한전선은 이중 125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AI붐’ 초고압 케이블 수요 올라탄 전선
대한전선은 1941년 설립된 전선 회사로, 국내에선 LS전선과 함께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다. 초고압 케이블을 포함한 전력 및 절연선, 통신케이블 등을 생산한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인공지능(AI) 산업에 힘입어 대형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들이 시작되면서 전선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2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늘었다. 올해 4분기에는 여기에 해상풍력 프로젝트 매출도 반영될 예정이다.
전선은 반도체, 전력기기와 함께 AI 수혜를 입는 대표적인 업계로 꼽힌다. AI가 처리하는 데이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여기에 들어가는 전력을 생산하고 실어나를 인프라도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논의되고 있는 데이터센터만 최소 5기가와트(GW) 수준으로, 이로 인해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해저 케이블 포함 초고압 케이블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라며 “미국 포함 해외 투자 역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초고압 케이블 공급 부족은 계속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수주잔고 3조 돌파…5년만 211% 성장
대한전선은 기존 주력 사업인 전력망 구축에서도 올해 안정적으로 실적을 내고 있다. 국내 재생에너지 전환에, 유럽 전력망 교체 수요에 힘입어 올해 들어 여러 굵직한 수주를 확보했다.
특히 지난 8월 수주한 1816억원 규모의 전남 영광 안마해상풍력 프로젝트가 평가를 통해 해상풍력 전력망에서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마해상풍력은 연간 14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 1400GWh(기가와트시)를 생산하는 국내 최대 해상풍력 프로젝트다. 대한전선 CLV 팔로스호가 여기에 투입돼, 100km가 넘는 해저케이블을 공급할 예정이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최대 규모 해상풍력 해저케이블 레퍼런스를 확보했다”며 “고부가 제품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올해 대한전선은 카타르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2200억원), 싱가포르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1098억원), 영국 노후 전력망 교체 프로젝트(1000억원) 등이 있다. 남아공 법인 ‘엠텍’을 통해서도 남아공 전력망 프로젝트(520억원)을 수주했다. 특히 싱가포르의 경우 대한전선이 유일하게 400kV 전력망을 공급하고 턴키(설계·시공 일괄 방식)로 공급하고 있다.
이같은 수주 호조에 힘입어 올해 3분기 기준 대한전선 수주잔고는 역대 최고치인 3억4175억원을 기록했다. 대한전선이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이중 초고압케이블이 85%, 해저케이블이 8~10% 등이다. 또 초고압 케이블은 70%가 해외, 30%가 국내 프로젝트다.
대한전선 수주잔고는 5년새 211% 성장한 수준이다. 연도별 3분기 기준 수주잔고를 보면 ▷2021년 1조979억원 ▷2022년 1조3512억원 ▷2023년 1조6288억원 ▷2024년 2조4357억원으로 최근 3년간의 상승세가 특히 가팔랐다.
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