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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뉴스타파 함께센터가 검찰에 침탈된 지 2년이 흘렀습니다.
2023년 9월 14일 오전, 서울 충무로에 위치한 뉴스타파 사무실에 검찰과 수사관 20여 명이 들이닥쳤습니다. 당시 기준으로 1년 6개월 전, 뉴스타파 한상진 기자가 작성한 ‘김만배 녹취록’ 보도와 봉지욱 기자가 JTBC에서 작성한 ‘대장동 관련’ 보도가 대통령 윤석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였습니다. 두 기사는 모두 윤석열이 대검 중수부 검사 시절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부실 수사한 정황에 대한 보도였습니다.



뉴스타파 함께센터 검찰 압수수색 당시 CCTV 화면 캡처 ( 신한은행마이너스통장만드는법 2023년 9월 14일)


이날 검찰은 한상진, 봉지욱 기자의 자택도 동시에 압수수색했습니다. 3개월 뒤에는 김용진 당시 대표의 자택도 압수수색했습니다.
2년이 지난 2025년 9월, 압수수색을 당한 기자들은 윤석열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법원에 출석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 사 뱅크론 이 윤석열도 12.3 비상계엄 선포 후 내란수괴가 되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압수수색 당시 윤석열과 그를 비호하는 세력들은 뉴스타파와 기자들을 향해 ‘대선 공작’, ‘가짜 뉴스’, ‘사형에 처해야 할 중대 범죄’, ‘폐간’ 등의 단어들을 쏟아냈습니다. 피의자가 된 기자들은 취재 대상이 되었습니다. 각 언론의 메인 뉴스에는 검찰발 기사들로 법인회생절차 도배되었습니다. 기자들의 명예는 난도질을 당했습니다.
2023년 9월 14일 압수수색 이후 2년. 이들을 버티게 한 힘은 무엇인지, 이들은 그간 어떤 생각을 했는지 김용진, 한상진, 봉지욱 세 기자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그날로 돌아간대도 그 기사를 다시 썼을 것
3년 전으로 돌아가 봅니다. 기자들은 농협상가대출 대선 후보 윤석열을 검증해 보도했습니다. 선거 기간 유권자의 선택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저널리즘의 책무입니다.
만약 20대 대선을 앞둔 시점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기자들은 압수수색 당할 것을 안다고 해도 기사를 썼을까? 세 기자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당연히 쓴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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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지욱 뉴스타파 기자



당연히 당시로 돌아간다면 더 써야죠. 더 썼어야죠. 사실은 저는 그때 더 쓰자고 했습니다. 더 쓰자고 했는데 제가 관련해서 한 4개 정도 쓴 것 같아요. 검찰은 기록을 다 갖고 있고 수사 내용을 다 알고 있는데 언론은 일부만 갖고 있거나 잘 모르기 때문에 정확하게 시청자한테 알려서 국민들께 알려서 유권자의 판단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해야 된다고 얘기를 했는데 그때(JTBC 보도 당시)는 막혔죠. 다행인 것은 아예 뭉갤 수는 없으니까 일부는 나간 겁니다.- 봉지욱 기자


네 써야죠 써야죠. 당연히 써야죠. 그런 거는 뭐 의심해 본 적은 없고 당연히 써야죠. 다만 더 잘 쓸 것 같아요. 더 꼼꼼히. 그러니까 이런 일이 벌어질 때까지 상정해서 대비해야 하는 기사를 더 잘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거 안 하는 건 의무를 저버리는 거 아닌가? 저런 국면에서 저런 소스가 기자인 내 손에 들어왔는데 저걸 그냥 나 혼자 알고서 안 한다? 보도를 안 한다? 그건 내가 기자를 하면 안 되죠.- 한상진 기자


당연히 썼죠. 그거는 기자가 그런 자료를 입수했을 때 그런 부분을 다른 거를 고려해서 안 썼다면 그거는 이제 기자의 책무를 위반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기소되고 뭐 이런 것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거를 피하기 위해서 그때 기사를 안 써야 된다’ 그런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김용진 기자

기자들은 윤석열이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에도 ‘대장동 X파일’ 보도를 통해 검찰의 선택적 수사 문제 등을 끊임없이 제기했습니다. 그러자 윤석열 검찰은 뉴스타파를 압수수색했습니다. 기자들을 피의자로 만들어 수사했습니다. 자신에게 불리한 언론사와 언론인을 검찰 권력을 동원해 탄압하는 윤석열식 ‘언론 쿠데타’였습니다.
내가 저런 무서운 표정을 할 수 있구나 놀랄 정도
뉴스타파 사무실과 한상진, 봉지욱 기자 자택이 압수수색 당한 날, 김용진 기자는 당시 뉴스타파 대표였습니다. 김 기자는 압수수색 현장을 촬영한 영상을 나중에 보면서 자신이 그렇게 화난 표정은 처음 봤다고 말합니다.



뉴스타파 함께센터 검찰 압수수색 당시 김용진 기자 (2023년 9월 14일)


김 기자는 “수만 명의 뉴스타파 후원 회원들이 마련해 주신 신성한 공간이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검찰의 구둣발에 짓밟히는 순간 엄청난 분노가 온몸을 휩쌌습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한상진 기자는 김용진 기자의 마음을 헤아리며 “자신이 대표로 있는 조직이 침탈됐을 때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자존심이 상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두려움 없이 아름답게 끝까지 싸워 이기는 역사를 쓰자
뉴스타파는 후원회원의 회비로 운영되는 비영리 독립언론입니다. 압수수색 이후, 끝이 보이지 않는 재판을 두려움 없이 맞설 수 있는 힘도 여기에서 나옵니다.
봉지욱 기자는 “후원자들 덕분에 저희가 어떤 송사에 휘말렸을 때 변호사 비용도 낼 수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뉴스타파는 진짜 상당한 구조적인 강점을 갖고 있고, 대한민국에서 유일합니다”라고 말합니다. 또 “취재진이 ‘대장동 X파일’이나 ‘명태균게이트’ 검찰 수사 보고서 등 원자료를 입수해 당당하게 공개할 수 있는 것도 후원회원 덕분”이라고 말합니다.
한상진 기자는 압수수색 당시를 떠올리며 “뉴스타파에 손을 내밀고 같이 싸우겠다고 거의 유일하게 버텼던 건 우리 후원 회원들이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한 기자는 당시 한 후원회원이 “만약에 한상진 기자하고 봉지욱 기자가 구속이 되면 가족들 생계는 우리가 책임질 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한 이야기를 회상하며, ‘절대 못 잊는 말’이라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한상진 뉴스타파 기자


김용진 기자는 “그 당시에 방심위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청부 민원 사건 이런 것들을 시작으로 취재해 나갈 때 윤석열 정권의 언론 탄압 실체를 파헤치고 완전히 폭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2023년 12월 열린 뉴스타파의 ‘회원의 밤’ 행사에서 김용진 기자는 뉴스타파의 현 상황을 군사 쿠데타를 소재로 한 영화에 빗대어 설명하며 “철저하게 악이 정의를 짓밟고 끝나버리는 처참한 역사만 경험할 수 없다”며, “이기는 역사를 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뉴스타파는 피고인이 된 김용진, 한상진, 봉지욱 기자와 함께 압수수색과 그 이후 재판 과정 등을 보도할뿐만 아니라 책과 영화로 만드는 등 권력이 정치 검찰을 동원해 비판 언론을 탄압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압살하는 행태를 빠짐없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뉴스타파 v. 윤석열’ 사건, 압수수색: 내란의 시작
https://pages.newstapa.org/2025/crackdown/



뉴스타파 박종화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