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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히는 이름, 남는 마음.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아내와 그 곁을 지키는 남편의 이야기를 그린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지난 9일 양산문화예술회관 연습실. 무대 한가운데 놓인 낡은 자전거를 중심으로 배우들이 동선과 호흡을 수차례 맞추고 있다. 극단 아시랑의 창작 초연작 ‘나의 말금씨’ 연습이 한창이다.
배경은 양산의 한적한 시골마을. 치매를 앓는 말금과 그를 돌보는 남편 기동의 일상은 마당에 심어져 있는 나무와 오래된 자전거처럼 변함없이 흘러간다.

말금의 기억은 점점 흐려지 야근수당 계산 고, 지친 몸과 마음으로도 기동은 아내 곁을 지키려 애쓴다. 그러던 어느 날 새로 집을 지은 옆집 주인 미숙이 등장하고, 낡은 자전거를 둘러싼 사건이 말금의 기억을 자극한다. 묻어둔 사랑과 그리움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두 사람은 변하지 않는 마음을 다시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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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오후 양산문화예술회관 연습실에서 극단 아시랑 창작 초연작 ‘나의 말금씨’ 배우들이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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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실감 나는 연기와 함께 연습 공간은 사람 냄새 가득한 마을로 변했고, 장면 사이사이에는 소소한 생활 유머가 배어 감동과 웃음이 함께 흐른다.
취업후상환 쌓아 올린 부부의 시간만큼 감정이 극에 달하자, 배우들의 눈시울도 어느덧 붉어졌다.
말금 역의 김수현 배우는 “아이의 마음과 젊은 날의 기억 사이를 오가며 말금의 시간을 따라가 봤다”며 “치매는 멀리 있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 이웃, 모두의 이야기이고 특히 부부간 서로를 지켜주고 보호하려는 마음, 그 사랑을 관객과 나눌 수 무료심리상담센터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극단 아시랑은 양산시 치매안심센터와 협력해 이번 작품을 준비했다. 아시랑이 먼저 양산시 치매안심센터의 문을 두드렸고, 센터는 현장의 경험과 자료, 상담 사례 등을 공유했다.
이날 연극 연습 현장을 찾은 김문경 양산시 보건소 치매예방팀장은 “이번 협력은 단순 지원이 아니라, 지역 예술과 복지가 함께 만들어내는 새로운 시도라고 생각한다”며 “연극을 계기로 치매 환자와 가족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넓어지길 기대한다. 무대에서 웃고 울며 치매를 경험한다면, 그것이 바로 인식 개선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연극 ‘나의 말금씨’는 17일과 18일 오후 7시 30분 양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글·사진= 한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