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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안 심사의 최종 관문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여야 간 정쟁의 장(場)으로 변질되고 있다. 여야가 ‘이재명 대통령 사건 뒤집기’ ‘사법부·검찰 압박’ ‘비상계엄’ 등을 두고 강성 지지층의 입맛에 맞는 무리한 주장과 입법 등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여야가 국정감사에 부르겠다고 신청한 사람만 약 300명이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국회에서 가장 엄격하게 법안을 심사해야 할 법사위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25일 국회 법사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국정감사에 부르겠다고 증인·참고인으로 무직자중고차전액할부 신청한 사람만 143명이다.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2심 무죄판결 9일 만에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는 이유로 조희대 대법원장 등 대법관 5명을 이번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했다. 사법부 독립 차원에서 재판을 하지 않는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하고, 대법관은 국회에 출석하지 않는 게 관례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이 제3자 뇌물 혐의 등으로 중소기업지원센터 기소된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배상윤 KH 그룹 회장 등 사건 관련자도 증인으로 불렀다. 민주당은 이 사건을 검찰의 ‘조작 기소’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특검법을 2건 발의했는데, 대표 발의자가 법사위원인 장경태·이성윤 의원이다.
급전야권은 민주당이 법사위에서 ‘사법부 압박’ ‘이 대통령 사건 뒤집기’를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추미애 법사위원장, 김용민 의원 등이 주도한 ‘30일 대법원장 청문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을 증인으로 불러 대선을 앞두고 이 대통령 선거법 사건을 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는지 따져 물을 계획이다.
다른 민주당 법사위원들도 과 통신연체자 도한 주장과 입법을 계속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영교 의원은 최근 ‘조희대·한덕수 회동설’을 제기했다. 당내에서도 “근거가 희박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지만, 서 의원은 “제보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성윤 의원은 ‘사법부 독립 침해’ 비판이 있는 ‘내란 전담 재판부’ 설치법을 냈다.
앞서 김용민 의원은 대법관 30명, 장경태 의원 카드연체 대출 은 대법관 100명 증원법을 내며 사법부를 압박했다. 민주당은 현재 14명인 대법관을 26명으로 늘리는 법안을 ‘사법 개혁’으로 칭하고 추진 중이다. 연내 처리하겠다는 게 목표다. 민주당은 법사위에서 다수 의석을 가지고 국민의힘을 패싱하고 입법 등을 밀어붙이고 있다. 법사위는 총 18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중 11명(민주당 9명, 조국혁신당 1명, 무소속 1명)이 범여권이다.
국민의힘도 만만치 않다. 136명의 증인·참고인을 신청했다. 이 대통령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남욱 변호사 등을 신청했다. 이 대통령은 대장동 일당에게 이익을 몰아주고, 성남도개공에 4895억원대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됐는데, 두 사람이 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시절 일어난 사건 관련자들도 증인으로 신청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가족,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의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이다. 몇 해 지난 전전(前前) 정부 사건까지 다루자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관련 정부 요청으로 결혼식 취소 사태가 있었던 호텔신라의 이부진 대표도 증인 신청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민주당에 반격하는 과정에서도 실언 논란이 일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나경원 의원에게 “(간사) 하지 말라. 남편이 법원장이니까 아내가 법사위 간사를 해도 되냐고 남편까지 욕먹이지 않느냐”고 했다. 그러자 곽규택 의원이 아내와 2018년 사별한 박 의원에게 “사모님은 지금 뭐 하냐”고 했다가 질타를 받았다. 나경원 의원은 “초선은 가만히 있어”라고 해 민주당이 반발했다.
법사위는 다른 상임위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 오르기 전 한 번 더 체계·자구 등을 심사·재검토해, 상임위 위의 상임위로 불린다. 한 법조인은 “법사위 고유 기능은 사라진 지 오래”라며 “각 정당은 전투력 센 의원들을 배치하고, 법사위는 누가 더 목소리가 큰지 겨루는 전쟁터가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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