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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힌 프로젝트는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침체 위기가 심화하고 있는 석화 업계의 '메기'로 불린다. 본격적인 가동이 시작되면 180만t의 에틸렌을 생산하게 된다.
정부가 압박하고 있는 석화산업 구조 개편을 위한 치열한 물밑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샤힌 프로젝트가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공사현장 전경 (울산=연합뉴스) 지난 21일 울산시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위치한 S-OIL 네이버 금리계산기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 지난 15일 기준 공정률 85%를 넘어서며 전체적인 공장의 윤곽을 갖춘 모습이다. 원유를 정제해서 석유화학 원료를 생산하는 TC2C, 높이 118ｍ의 프로필렌 분리타워, 연간 180만t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스팀크래커 등이 자리를 잡고 있다. 2025.10.22 [에쓰오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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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평균 1.1만명 근무…모듈 조립으로 시공 속도 높여
지난 21일 찾은 울산시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은 EPC(설계, 구매, 건설) 공정률 85%를 넘어서며 전체적인 공장의 윤곽을 갖춘 모습이었다.
국내 석유화학 설비로는 최대 규모인 높이 118ｍ의 프로필렌 분리타워 담당업무 와 원유에서 직접 석유화학 원료를 생산하는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s) 시설, 연간 180만t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스팀크래커 등 주요 장치의 설치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약 88만4천㎡(26만7천500평) 규모의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은 ▲ 스팀 크래커, TC2C 공정 등이 포함된 에틸렌 생산시설(1 ktf통신요금 2만5천평) ▲ 폴리머 공장(12만2천평) ▲ 저장시설(2만1천500평) 등 세 곳으로 나뉘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하루 평균 1만1천명의 작업자가 현장을 출입하는 압도적인 스케일이 실감 났다.
샤힌 프로젝트에 쓰인 철골 물량은 9만8천634t으로 에펠탑 14개를 세울 수 있는 규모다. 토목공사에는 레미콘 트럭 약 6만 퇴직연금 가입 대 분량이 투입됐고 사용된 전선을 모두 이으면 8천300km로 울산에서 서울을 10번 왕복할 수 있는 길이다.
작년 10월만 해도 23%에 불과했던 샤힌 프로젝트 시공 공정률은 1년 사이에 73%까지 증가했다.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공사현장 전경 (울산=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이현영 현대건설 샤힌 프로젝트 패키지1 현장실장이 지난 21일 샤힌 프로젝트 공사 현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25.10.22 [email protected]


에틸렌 생산시설의 공사를 맡고 있는 이현영 현대건설 현장실장은 속도감 있는 시공이 가능했던 요인으로 모듈 조립 방식과 효율적인 공사 시퀀스(순서) 관리를 꼽았다.
이 실장은 "지어지는 설비 대비 부지가 협소하기 때문에 토목, 건축, 철골, 기계 등 설치 시퀀스를 맞추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총 101개의 모듈을 외부에서 제작해 현장에 옮겨와 조립함으로써 토목 등 다른 작업을 동시에 할 수 있었다"며 "모듈 조립 방식은 현장의 작업 밀집도를 덜어 사고를 방지해 안전 관리에도 탁월하다"고 덧붙였다.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는 현대건설이 국내외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내년 6월 기계적 완공…"석화 경쟁력 강화 기여"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지난 2019년 발표한 2단계 석유화학 투자의 핵심으로 9조2천580억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특히 에쓰오일의 모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신기술인 TC2C 공정이 세계 최초로 가동된다.
TC2C 공정은 원유에서 LPG,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료를 직접 뽑아내 수율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울산=연합뉴스)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건설 현장에서 원유를 정제해서 석유화학 원료를 생산하는 TC2C 건설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2025.10.22 [에쓰오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존 설비에서는 원유에서 얻을 수 있는 석유화학 원료 수율이 약 20∼30%에 불과했지만 TC2C 공정을 활용하면 약 70%로 수율을 높일 수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신규 시설은 공정 단순화, 에너지 효율 극대화, 탄소 배출 저감 측면에서 탁월해 에쓰오일의 정유-석유화학 수직 계열화 체제를 한단계 더 진화시킬 것"이라며 "한국 석유화학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견인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샤힌 프로젝트는 내년 6월 기계적 완공 후 안정화 과정을 거쳐 하반기 중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공장 건설이 완료되면 시운전을 통해 기계의 정상 가동 여부, 생산 제품의 수율 및 스펙 등을 점검하고 상업 가동을 시작한다"며 "그 과정이 일반적으로 6개월 이상 걸린다"고 말했다.
"장기 투자해 경쟁력 높인 결과물" vs. "NCC 감축 동참해야"
샤힌 프로젝트가 가동되면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아 보인다.
샤힌 프로젝트의 연간 생산 능력은 에틸렌 180만t, 프로필렌 77만t, 부타디엔 20만t, 벤젠 28만t 등이다.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조감도 [촬영 김민지]


문제는 석화업계가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인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나프타 분해 시설(NCC) 감축을 논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NCC를 보유한 10개 석유화학 기업은 연말까지 총 270만∼370만t 규모의 NCC 생산 능력을 감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각 산단에서 NCC 기업들의 수직계열화 및 통폐합 논의가 한창이다.
정부 역시 석화 산업 구조 개편을 위한 전방위적 압박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샤힌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면 목표 감축량의 절반가량의 생산 능력이 오히려 늘어나는 셈이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에쓰오일도 NCC 감축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샤힌 프로젝트는 아직 완공되지도 않았을뿐더러 장기 성장 전략 차원에서 기술 경쟁력을 높인 선례이기 때문에 감축 대상에 포함되는 건 무리라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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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업계에서 주장하는 석유화학 구조 개편 방향의 핵심은 경쟁력 강화"라며 "그 맥락에서 장기적으로 수조원을 투자해 수율을 획기적으로 높인 샤힌 프로젝트를 감축 대상에 포함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에서 생산된 에틸렌 대부분을 폴리머 공장에 원료로 투입해 플라스틱 등 다양한 합성 소재 생산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 자체 생산에 쓸 계획이다.
남은 에틸렌 및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은 주로 국내 석유화학 다운스트림 업체들에 배관을 통해 공급된다.
에쓰오일은 이와 관련해 울산·온산 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석유화학 기업들과 안정적인 원료공급을 위한 장기협약을 협의 중이다. 신규 배관망 등 물류 관련 인프라 구축 공사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울산·온산 국가산업단지 내 석유화학 제품·판매(다운스트림) 업체들은 가동률을 높이면 기초유분을 수입해야 하는 구조"라며 "샤힌 프로젝트로부터 생산된 원료를 공급받으면 수입 물량을 대체할 수 있어 다운스트림 생산업체들의 적시 원료 조달과 물류비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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