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정은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재해석한 연극 '태풍'으로 무대에 서고 있다. 그가 맡은 프로스페라는 템페스트 주인공 프로스페로를 여성으로 바꾼 역할이다. 국립극단 제공
"나 개인은 부잡스러운 면이 있거든요. 연극을 하면 그런 걸 많이 버리고 깊게 생각을 모으는 과정을 갖게 되니 인생에 도움이 되죠."
배우 예수정(70)은 특유의 화장기 없는 민얼굴과 염색하지 않은 백발을 유지한 채 쉼 없이 새로운 인물로 대중과 만난다. 가난하고 쓸쓸한 노년의 삶을 유쾌하면서 따뜻하게 그린 지난 10월 개봉 독립영화 '사람과 고기'에선 무전
릴게임바다신2 취식을 하는 노인을 연기했고, 11월 초까지 공연된 연극 '고트'에선 조력 사망을 둘러싼 토론에 참여하는 변호사 역을 맡았다. 이달 초부터는 명동예술극장에서 개막한 국립극단 연극 '태풍'의 주연으로 무대에 서고 있다.
'태풍'은 동생 안토니오와 나폴리 왕 알론조의 계략으로 쫓겨난 밀라노 공작 프로스페로가 복수 대신 용서를 택하는 셰익스피어
바다이야기게임사이트 의 '템페스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예수정은 원작에선 남성인 프로스페로를 여성으로 바꾼 프로스페라를 연기한다. 알론조 역시 여성인 알론자로 변주됐다. 구성이 산만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예수정의 느리고 차분한 목소리가 용서를 말하는 극의 정서와 잘 어울린다는 후기도 있다.
12일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난 예수정은 왕성한 활동의 배경을 묻는
바다이야기오리지널 질문에 "무대에 오르면 붉은 피가 갑자기 파란색으로 바뀌는 느낌"이라며 "평소엔 '얌체 짓'도 하지만 연극을 하니 내 입을 통해 용서를 말할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번 '태풍'을 선택한 데에는 프로스페로와 알론조를 여성으로 바꾼 설정이 크게 작용했다. 그는 "남성의 무뚝뚝함과 대비되는 방식으로 소비돼 온 여성성에 대한 관객의 기대를 깨고 싶었다"고
바다이야기프로그램 말했다.
예수정은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재해석한 연극 '태풍'으로 무대에 서고 있다. 그가 맡은 프로스페라는 템페스트 주인공 프로스페로를 여성으로 바꾼 역할이다. 국립극단 제공
"사회 문
손오공릴게임 제를 의식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독립영화"
예수정은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재해석한 연극 '태풍'으로 무대에 서고 있다. 그가 맡은 프로스페라는 템페스트 주인공 프로스페로를 여성으로 바꾼 역할이다. 국립극단 제공
예수정은 "지금은 많이 편해졌지만 원래 사람들과 잘 섞이지 않는 편"이라며 "나라면 동생까지는 혈육이니 용서해도 알론자까지는 품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설적 화법이 일상인 집안 분위기 영향으로 분명하게 의사를 밝히는 성격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드라마 '전원일기'의 할머니 역할로 잘 알려진 배우 정애란(1927~2005)의 딸이다. 그의 형부는 배우 한진희, 딸은 연극 연출가 김예나다. 예수정은 "어머니는 '아직도 너 같은 사람에게 같이 작품 하자는 사람들이 있다니 고마운 줄 알라'고 하시곤 했다"며 웃었다.
예수정은 독립영화 '사람과 고기'에서 무단취식을 감행하는 노인 3인조를 연기했다. 트리플픽쳐스 제공
그에게 연극 무대가 인생을 배우는 공간이라면 독립영화는 조금 더 각을 세워 사회를 향해 목소리를 내는 수단이다. 그는 "때로는 연극보다 영화가 사회성이 더 높다"며 "대중의 기호를 읽어야 하는 상업영화와 달리 독립영화는 무의식에서 일어나던 문제를 의식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기능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데뷔 46년 차인 예수정은 불과 수년 전까지도 '무명배우'로 불리곤 했다. 동아연극상, 이해랑연극상 등 굵직한 상을 받았고 영화 '신과 함께',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등 화제작에도 출연했지만 이름은 여전히 낯설어하는 이들이 많아서다. 그는 "나를 보고 반가워하면서도 작품 속 캐릭터로만 기억하는 이들이 꽤 있다"고 했다.
28일 '태풍'이 종연되면 다음 날부터 새 드라마 촬영에 들어간다. 내년 상반기 공개를 앞둔 '개인적인 택시'를 비롯해 드라마 일정이 계속 있지만 연극 무대에도 꾸준히 설 계획이다. "연극과 독립영화는 무조건 1년에 한 편씩은 할 거예요. 빵만으로 살 수는 없잖아요. 사회 전체를 보게 하고 질서 속에서 행복을 유지하게 해 주는 숨 쉴 공간도 필요하니까요."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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