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권상집 한성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2025년은 일자리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인공지능(AI)에 의해 본격적으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시그널을 확인한 시기였기 때문이다. SK, LG, 롯데, CJ 등 대기업의 희망퇴직은 지난 연말까지 이어졌다. 판교에 있는 IT 기업들은 신입사원 채용 문을 굳게 닫았다. 한국은행의 'AI 확산과 청년고용 위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년간(2022년 7월~2025년 7월) 청년층(15~29세) 일자리는 21만1000개 감소했다. 이 가운데 20만8000개(98.6%)가 AI 노출도 상위 업종에서 발생했다.
바다이야기릴게임연타최근 2년 동안 경영·경제 등 주요 사회과학 국제학술지에 AI와 일자리 관련 논문은 50편 넘게 쏟아졌으나 그 결말은 하나같이 암울하다. AI가 고도화되면서 사람이 투입될 일자리는 줄어들고 고숙련 노동자와 창의적 역량을 갖춘 극소수만 생존할 것이란 점이 연구의 보편적 결론이다. 이 와중에 2025년 11월16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한미 관세
오션릴게임 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향후 5년간 6만 명을 국내에서 고용하겠다고 발표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2025년 11월16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체리마스터pc용다운로드 MS, 인건비 줄여 AI 인프라에 112조원 투자
6만 명 채용 소식은 급속히 전달됐다. 5년 동안 매년 6만 명씩, 총 30만 명의 국내 고용을 삼성이 약속했다는 다수 언론의 오보로 이어지기도 했다. 결과는 매년 6만 명이 아닌 5년간 6만 명이라는 수치였다. 일자리 가뭄 상황이었기에 해당 뉴스는 언론과 대학 그
릴게임뜻 리고 취업준비생에게 높은 관심을 받았다. AI 시대에 일자리는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AI발 일자리 증발 현상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2025년 4월 미국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 쇼피파이(Shopify)의 토비 리트케 최고경영자(CEO)는 AI가 할 수 없는 업무가 아닌 이상 신규 인력을 뽑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AI가 모든
모바일바다이야기하는법 업무를 대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미국 IT 업계에선 11만 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MS)는 1만5000명의 인력을 해고하면서 AI 인프라에는 800억 달러(112조원)를 투자했다.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 아예 'S급 인재' 대접을 받는 상징적 장면이다. 무형의 존재인 AI가 유형의 존재인 피지컬 AI(Physical AI)로 진화하면서 육체노동자의 일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 인건비는 최대한 줄이고 AI에 대규모 자본을 쏟아붓는 미국 빅테크의 흐름과 달리 이재용 회장은 6만 명의 '사람'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그룹의 공채 제도를 유지하겠다는 선언도 파격적이다.
삼성의 일자리 창출이 중요한 이유는 다른 기업으로 확산되는 파급효과를 만든다는 점에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6년 1만 명을 선발하겠다고 발표했으며, LG그룹 역시 3년간 1만 명을 채용하겠다고 약속했다. 포스코그룹(5년간 1만5000명), HD현대(5년간 1만 명) 등도 신규 채용 강화 메시지를 잇따라 내놨다. 청년 고용이 사회 문제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은 글로벌 빅테크와 정반대 노선을 걸어가고 있다.
지난 대선 토론에서도 '일자리'는 실종됐다. 여야 후보 모두 뾰족한 대안 없이 침묵했다. AI가 문서 작성, 정보 수집, 그래픽과 영상 구현 등 사람이 할 수 있는 모든 분야의 역량을 축적하고 있기에 재계에 일자리를 창출하라고 요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과거처럼 정치가 경제를 압박하며 일자리를 내놓으라고 지시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주문이다.
그 결과, 대학의 가성비는 하락하고 특성화고 인기가 올라가는 기현상까지 벌어졌다. 2026학년도 서울 지역 특성화·마이스터고 신입생 지원율은 126.8%를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 8.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문화예술·미용·식품조리·관광레저 분야는 130% 이상의 지원율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대학 교육을 원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는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미국에서도 숙련 기술을 학습할 수 있는 전문 교육기관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에서 숙련도 높은 기술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의 문을 두드리는 청년층이 늘어나는 이유는 AI에 의해 노동 숙련도는 대체되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이다. 반면, 대학은 단순 지식을 전달하는 기관에 머무르다 보니 AI 시대, 생성형 AI에게 일자리를 빼앗기지 않는 역량을 길러내지도, 생각하지도 못했다. AI가 신규로 취업시장에 나선 대학 졸업생들의 일자리부터 파괴하는 현상이 블루칼라 열풍을 초래한 것이다.
2025년 9월10일 부산 남구 국립부경대에서 열린 취업박람회 'PKNU 드림 잡 페어'에서 취업준비생들이 기업 인사 담당자들과 채용 상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AI 시대의 일자리, 대학·정부 총력전 펼쳐야
삼성은 매년 1만 명이 넘는 신규 인력 중 상당수를 신입사원 채용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대학이 기업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AI에게 밀리지 않는 인재를 육성하고 있는지 성찰해야 한다. AI를 이용해 답을 찾은 학생을 징계하려 드는 대학의 구태(舊態) 앞에 학생들은 절망한다. AI를 활용해 문제 해결력을 함양할 수 있는 문제를 제시하는 대학으로 거듭나야 한다.
최근 글로벌 기업의 임원은 필자에게 "이제 대학은 AI를 앞설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할 수 없기에 해마다 1만 명 넘는 인력을 채용하는 한국 기업들은 고용한 인력을 다시 가르쳐야 하는 부담과 늘어나는 인건비로 인해 AI에 역량을 집중한 글로벌 기업에 시장을 빼앗길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놨다. 첨단 AI에 올인하는 글로벌 기업 대비 여전히 인간에게 초점을 맞추고 투자하는 국내 기업의 결정이 어리석다는 평가였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지난해 11만 명 넘는 인력을 거리로 내몰면서 AI에 1조 달러(약 1400조원)를 투자했다. 삼성을 필두로 국내 기업들은 인재를 육성하겠다며 수만 명을 채용하겠다고 선언했다. 'AI 올인'을 택한 미국과 '사람'에 베팅한 한국 기업, 어느 쪽이 승자가 될지는 미지수다. 공은 대학과 정부로 넘어갔다. AI 시대, 인재를 어떻게 육성하고 지혜와 지성을 어떤 방식으로 재정립할지 고민할 시점이다.
일자리가 증발하는 시대에 다시 일자리를 강조한 삼성의 선언은 분명 AI도 예측하지 못한 반가운 소식이다. 인재 육성에 기업, 대학, 정부가 모두 힘을 보탤 시기가 바로 2026년이다.
권상집 한성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