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시 HSG성동조선 야드./HSG성동조선
조선업계 흥망성쇠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HSG성동조선이 8년 만에 선박 전체(전선·全船) 건조 사업에 복귀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쏜다. 삼성중공업이 중형 유조선 위탁 건조 첫 국내 파트너로 HSG성동조선을 최종 낙점하면서, 한때 세계 8위까지 올랐던 성동 통영 야드의 신조(新造) 라인이 다시 가동되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조선 시황 침체로 급전직하했던 HSG성동조선이 본업 회복의 계기를 찾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오는 14일 그리스 선사가 발주한 수에즈맥스급 유조선을
바다이야기게임 2척을 HSG성동조선에 위탁생산하는 계약에 최종 서명한다. 수에즈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 크기인 수에즈맥스급 유조선은 HSG성동조선이 과거 강점을 보였던 대표 선종이다.
두 회사는 앞으로 1년여간 상세 설계·기자재 발주·공정 시뮬레이션 등을 진행한 뒤 내년 12월 통영 야드에서 첫 공정인 강재 절단(철판 절단)에 들어갈 계획이다. 삼
황금성사이트 성중공업 품질·공정 담당 인력도 이미 수십명 규모로 통영 조선소에 상주하며 협업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2척에 이어, 또 다른 그리스 선사가 발주한 유조선 2척도 HSG성동조선이 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HSG성동조선의 신조 사업 복귀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재가동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릴게임바다신2◇ ‘세계 8위’에서 회생까지… 여전히 자체 선박 수주는 한계
HSG성동조선의 전신은 2003년 출범한 ‘성동조선해양’이다. 블록(선체를 나눠 제작하는 대형 구조물) 전문 조선소로 시작한 성동조선해양은 2005년 벌크선·유조선 중심의 상선 신조에 진출해 외형을 키웠고, 2007년 수주잔량 기준 업계 8위에 올랐다.
사이다쿨접속방법 120만㎡(약 36만평) 규모의 통영 육상 야드와 초대형 골리앗 크레인을 기반으로 한 육상 건조 방식은 대형 블록을 미리 조립해 탑재 횟수를 줄일 수 있어 성동조선해양의 경쟁력으로 꼽혔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발주 급감과 파생상품 손실이 겹치면서 2010년 채권단 자율협약(워크아웃)에 들어갔고, 2018년 기업회생 신청 이후 신조 물량은 ‘
바다이야기고래 제로(0)’가 됐다.
사업 정상화에 시동을 건 것은 그로부터 2년 뒤다. 창원 기반 조선·해양플랜트 업체인 HSG중공업이 2019년 성동조선해양을 인수하고 이듬해 ‘HSG성동조선’으로 사명을 바꾸며 재건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2년 넘게 무급휴직 상태였던 직원 500여명이 복귀해 기술 인력 기반을 회복했고, 사업은 선박 블록·반선,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중심으로 재편됐다.
지난 4월에는 사모펀드 등으로부터 2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재무 체력을 보강했지만, 영업 적자가 이어지면서 신규 수주 확보가 여전히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회생 이력 탓에 선박 신조 필수 요건인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문턱이 높아, 선주로부터 직접 선박 건조 계약을 따내는 건 현실적인 제약이 크다.
◇ 구조적 제약 넘어선 첫 협업… HSG성동조선 재부상 발판
이번 프로젝트는 이런 중견 조선소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삼성중공업이 선주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고 HSG성동조선에 전체 건조를 맡기는 방식을 택하면서, HSG성동조선이 RG 부담 없이 신조 작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 호황으로 대형 조선소 도크가 포화된 상황에서, 전선 단위 생산능력을 갖춘 중견 조선소가 국내 대체 생산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선례”라며 “일회성 물량 배분에 그치지 않고, 대형 조선사와 중견 조선소 간 장기적인 생산 파트너십 모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HSG성동조선이 삼성중공업의 파트너로 선택된 배경으로는 통영 조선소에 남아 있는 ‘하드웨어 경쟁력’이 거론된다. 120만㎡ 규모의 대형 육상 야드와 4000t급 골리앗 크레인, 대형 블록을 한 번에 탑재할 수 있는 설비 등은 중견 조선소 가운데서도 상위권 인프라로 평가된다.
이러한 대형화·육상 건조 기반은 공기를 단축하고 품질 편차를 줄이는 데 유리해 삼성중공업의 공정 기준을 충족하는 데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삼성중공업이 수년간 HSG성동조선에 블록·반선 물량을 맡기며 공정·품질 프로세스를 맞춰 온 점도 이번 전선 위탁 선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HSG성동조선은 삼성중공업 외에도 국내 대형 조선사들과 선박 블록·탱크 등 임가공(원청이 설계·주요 자재를 제공하고, 하청이 제작·조립만 수행하는 방식) 물량을 협의 중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HSG성동조선이 이번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소화하면, 대형 조선사들의 도크 부담을 분산하는 ‘세컨드 라인’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며 “국내 조선 물량이 재분배되는 흐름이 만들어지면, 중견 조선소들의 생산 역할도 자연스럽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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