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단(邯鄲)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지명이다. 처음 이름을 얻은 이래 지금까지 3100년 동안 줄곧 쓰인다. 중국 역사의 복판인 중원과 북방 유목 민족의 중간 고리를 형성하는 곳이다. 오래 쓰인 지명만큼 이야기도 풍성하다.
지금의 허베이(河北) 관할인 한단은 예부터 북방과 교류해 개방성이 늘 넘쳤다. 아울러 사람들의 걸음걸이도 날랬던 듯하다. 그곳을 찾아가 멋진 걸음걸이를 배우고자 했던 전국시대 일화가 한단학보(邯鄲學步)라는 성어로 전해진다.



일러스트=김성규
야마토게임장

실제 ‘옛 한단의 걸음이 정말 멋졌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일부 주장에 따르면, 당시 한단의 걸음걸이는 지금의 발레와 비슷한 모습이었으리라고 추정한다. 가볍고 날랜 춤의 스텝, 즉 무용 동작이었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한단을 찾아가 새 걸음걸이를 배우고자 했던 성어의 주인공들은 카카오야마토 비난을 면치 못했다. 그들은 결국 제 걸음마저 잊어버려 땅을 기어가며 고향에 돌아왔다는 이야기 결말 때문이다. 남을 모방하다 제 본분까지 잊었다는 힐난이다.
그렇듯 새 걸음을 부정하고 옛 걸음만을 고집하는 사례를 고보자봉(故步自封)이라고 적는다. ‘옛 관행 속에 자신을 가두다’는 뜻이다. 전해지는 관습에만 집착하고, 새로운 것에는 눈길조 게임릴사이트 차 두지 않는 자세를 경계하는 성어다.
중국은 ‘한단학보’와 ‘고보자봉’의 엇갈린 길에 서 있는지 모른다. 최근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그 점을 말해준다.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우선 미국의 어지러운 공세를 잘 막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그 때문에 시진핑이 이끌어온 중국의 릴짱릴게임 통제와 억압적 흐름이 더욱 견고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구촌의 보편적 ‘걸음’과 중국인의 그것이 지금보다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스텝이 자꾸 꼬여 중국과 함께 춤을 추려는 나라는 더 줄어들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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