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책이 나왔습니다'는 저자가 된 시민기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저자 혹은 편집자도 시민기자로 가입만 하면 누구나 출간 후기를 쓸 수 있습니다. <편집자말>
[노세극 기자]
작년 12월 3일 22시 25분이라는 늦은 시각에 윤석열이 느닷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였다.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계엄을 선포한다는 것이었다.
윤석열의 명령을 받은 군과 경찰이 국회를 에워싸자 국회 주변으로 시민들이 모여서 군경과 대치하고 그 사이에 국회 본회의장에 모인 190명 국회의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계엄 해제 결의를 하
였다. 친위 쿠데타인 비상계엄은 2시간 35분 만에 법적 효력을 잃게 되었다.
그리고 약 10일 뒤인 12월 14일 윤석열 탄핵 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그리고 올해 4월 4일 헌법재판소는 윤석열을 대통령직에서 파면하였다. 그 이유로 ' 헌법과 법률을 위배하여, 헌법 수호의 책무를 저버리고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대한국민의 신임을 중대하
게 배반하였다'는 점을 적시하였다.
즉 '피청구인 윤석열이 헌법과 법률이 정한 계엄 선포의 실체적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음에도 절차를 준수하지 않은 채 계엄을 선포함으로써 부당하게 군경을 동원하여 국회 등 헌법기관의 권한을 훼손하고, 정당활동의 자유와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광범위하게 침해하여 ...결과적으로 민주주의에 헤아릴 수 없는 해악
을 가한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그로부터 약 두달 후인 6월 3일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여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게 되었다. 12.3 비상계엄으로 부터 6.3 대통령 선거까지 일련의 과정은 헌법이 정한 대로 진행된 것이었다. 이로 인해 국민들 사이에서 헌법에 대한 관심이 비상히 높아졌고 헌법 공부 바람이 일어
헌법에 관한 책들의 출간 붐이 일었다. 주로 12.3 내란과 관련한 헌법 해설서들이 많았다.
ⓒ 직접민주주의연대
최근 직접민주주의연대에서 <국민이 헌법이다>, <국민개헌안
개정판 > 2종의 책이 발간되었다. 단순한 헌법 해설서가 아니라 현행 헌법보다 더 진일보한 헌법 즉 개헌을 위한 일종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이 헌법이다 >는 직접민주주의연대 연성수 상임대표가 쓴 책이고 <국민개헌안 개정판 >은 약 소책자 형태의 국민개헌안을 출간하고 난 이후 2년에 걸친 집단지성의 결과로 나오게 되었다.
<국민이 헌법이다 > 책 안에 국민 개헌안이 들어가 있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더 나은 개헌안을 도출하기 위해 '함께 만드는 국민개헌안'을 쓰는 칸을 두었고 큐알코드를 찍으면 직접민주주의연대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개헌안를 보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렇게 책 안에 국민개헌안을 쓸 수 있게 한 것은 헌법 제정권자는 국민이라는 저자의 확고부동한 믿음에서 비롯되었다.
또 이 책은 매 헌법 조문마다 그 조문에 대한 설명과 해설을 한 후 퀴즈 풀이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퀴즈를 풀다 보면 헌법 공부를 재미있게 하게 되고 각 조문을 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보자.
헌법 24조 [선거권]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
이 조문에 대한 해설은 다음과 같다.
현행 헌법에는 선거 연령을 법률로 정하게 하고 있으나 4.19 혁명 후 개정된 1960년 헌법부터 1980년 헌법까지 20세 선거를 헌법에 규정했었습니다.
고 되어 있고 퀴즈는 다음과 같다.
다음중 2025년 현재 선거연령을 18세 이상으로 규정하지 않은 국가는 어디입니까?
(1) 미국(2) 대한민국(3) 오스트리아(4) 필리핀
정답은 3번. 오스트리아는 16세 이상이면 선거할 수 있다.
책의 부록으로 헌법개정사를 두어 9차에 걸친 헌법 개정의 역사를 통해 우리 현대사를 이해할 수 있게 하였다.
이 책은 혼자 공부해도 좋지만 여럿이서 같이 공부하는 교재로 사용하면 더욱 도움이 된다. 같이 모여 토론식 학습을 한다면 퀴즈 풀이도 재미있을 것이고, '함께 만드는 국민개헌안'도 더 좋은 안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주권자가 되기 위해서는 헌법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헌법 공부를 하는 국민이 많아지면 12.3 내란이나 윤석열 같은 자가 대통령이 되는 일은 더는 없을 것이다. 나아가 지금 보다 더 나은 헌법을 만드는 개헌이 우리 앞에 놓인 중차대한 과제인데 ,이 책은 과연 어떤 개헌이 되어야 하는가와 어떤 대한민국이 되어야 하는가 하는 미래에 대한 설계도를 그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