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이 수십 년간 이어온 엄격한 용모 규정을 앞다퉈 폐지하고 있다. 일본 사회 특유의 획일성과 집단주의를 상징하던 검은 머리와 단정한 용모라는 불문율 대신, 과거 엄격히 제지하던 화려한 염색 머리나 긴 손톱, 심지어 문신까지 허용하는 분위기다. 1995년 생산연령인구가 정점을 찍은 이후 만성적인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이 직원을 구하기 위해 수십 년 된 금기까지 깨고 있는 것이다.



일본항공(JAL) 그룹 신입사원들이 지난해 4월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 격납고에서 열린 바다신2 다운로드 입사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화는 소비자를 직접 응대하는 유통·서비스업계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로이터는 17일(현지시각) 일본 대형 할인점 돈키호테 직원 약 25%가 분홍색, 금색 등 밝은색으로 머리를 염색한 상태라고 전했다. 갈색 머리까지 포함하면 돈키호테 전체 직원 55%가 검은색이 아 바다이야기다운로드 닌 머리색을 하고 있다. 돈키호테는 3년 전 머리색과 손톱 관련 규정을 완화했다. 이후 밝은 머리색을 추구하는 젊은 구직자들이 몰리는 추세다.
로이터는 편의점에서 일하다 돈키호테로 직장을 옮긴 한 직원을 인용해 “편의점 체인들은 직원에게 검은색이나 짙은 갈색 머리만 허용해 스트레스를 받는 직원이 많다”며 “돈키호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 바다이야기예시 유로 ‘자유로운 머리색’을 꼽는 직원들이 늘었다”고 했다.
드러그스토어 체인 후지야쿠힌은 약사가 아닌 직원에 대한 용모 규정을 대부분 삭제했다. 이 회사 직원들은 어떤 머리색이든 가능하며, 네일 아트나 화려한 화장도 할 수 있다. 결혼반지만 허용했던 과거와 달리 모든 종류 반지도 낄 수 있다. 도큐 스토어 슈퍼마켓 역시 머리색, 헤어스타일 릴게임한국 , 액세서리, 손톱, 피어싱 등에 대한 제한을 완화했다. 이 회사 모기업 도큐 그룹(도쿄 급행 전철)은 일본에서도 보수적인 기업으로 손꼽힌다.
심지어 과거 야쿠자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절대 용납되지 않던 문신을 허용하는 곳도 생겼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청년층 종사 비율이 높은 대형 이자카야 체인 등 일부 요식업 프랜차이즈들은 위압감을 주 사이다쿨 지 않는 선에서 직원이 문신을 드러내는 것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일본 도쿄 츠키지 장외시장에서 해산물 식당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파격적 변화는 일본 노동 시장이 처한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2025년 6월 실업률은 2.5%를 기록했다. 일본은 이미 4년 가까이 실업률 3%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경제학에서 통용되는 ‘완전 고용’ 상태로, 일할 의사가 있는 사람은 사실상 모두 일자리를 구한 상태라는 의미다. 투자자들은 보통 실업률이 낮아지면 경기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한다. 안정된 고용이 소비 지출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실업률이 지나치게 낮으면 기업들은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인건비 상승에 인력난이 겹치며 신규 채용과 투자 확대가 위축될 가능성도 커진다. 지난해 12월 기준 일본 평균 유효구인배율은 1.25배다. 일자리 125개에 일하려는 사람이 100명뿐이라는 뜻이다. 기업 현장에서 느끼는 인력난은 통계보다 심각하다. 일본 신용조사기관 테이코쿠 데이터뱅크가 올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일본 기업 50% 이상이 ‘정규직 직원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특히 돈키호테 같은 소매업계는 60.9%가, 문신까지 허용한 요식업계는 75.5%가 ‘비정규직 직원도 부족하다’고 했다. 간호·돌봄 분야 역시 유효구인배율이 2.37배로 심각한 인력 부족 상태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게임 콘솔 발표회에 닌텐도 행사 직원이 참석해 행사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동안 부족한 일본 내 일손은 외국인 노동력이 메웠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일본 내 외국인 근로자 수는 230만 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년 전보다 12.4% 급증했다. 외국인 근로자를 1명이라도 고용한 사업장 수 역시 약 34만 2000곳으로, 전년 대비 7.3% 늘며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을 고용한 사업장 34만 2000곳 가운데 약 80%는 ‘직원 100명 미만’ 중소기업이었다. 앞서 도쿄상공회의소 조사에서도 중소기업 60% 이상이 노동력 부족을 호소했다.
문제는 앞으로 더 많은 일손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일본국제협력기구(JICA)는 일본이 현재 성장 목표를 달성하려면 2040년까지 외국인 근로자 688만 명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 230만명에서 15년 안에 3배 가까이 늘어야 한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기록적인 ‘엔화 가치 약세(엔저)’가 일본에서 일하는 매력을 떨어트리고 있다. 과거 1달러가 110엔을 오가던 시절에는 월 30만 엔을 벌 경우, 약 2700달러 가치였다. 그러나 1달러에 150엔을 웃도는 현재는 2000달러로 가치가 급락한다. 똑같은 일을 해도 손에 쥐는 실질 달러 가치가 급격히 줄어든다.
아키모토 슌고 미즈호 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재팬타임스에 “엔화 약세로 외국인 근로자에게 일본이 돈을 버는 장소로서 매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염색 머리 허용 같은 조치는 신규 채용뿐 아니라 기존 직원과 외국인 근로자 이탈을 막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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