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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뉴시스]신정원 기자 =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본래 경제 협력을 위한 역내 다자 포럼이지만, 주요국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번외' 외교 이벤트로도 주목받는다. 특히 APEC 21개 회원국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요국이 포함돼 있어 이들 정상의 참석 여부부터 양자, 3자 회담 성사, 주한진해운홀딩스 주식
요 의제에 대한 담판 여부까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10월 31일~11월 1일 경주에서 열리는 이번 32차 APEC 정상회의도 관세(무역)나 인공지능(AI)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외교가에선 미·중 정상회담과 잠재적인 북미 정상 회동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인터넷야마토
주석 참석은 거의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시 주석과 한국 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로 합의했다"며 참석 의사를 공식화했다. 시 주석은 공식 발표하진 않았지만 방한할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회담이다.
또 다른 관심은 북미 정상 회동 성사 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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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에게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과 비핵화 협상 등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미국 동서센터의 '한미 언론 교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9월 9일~11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했을 때 진행됐다.
"北·中·러 협력 심화로 유인책 줄어…트럼프 의지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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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 해도 회의적이었던 북미 정상회담의 기대를 높인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달 21일 발언이다. 김 위원장은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좋은 추억"을 언급하면서, '비핵화 목표를 포기'하는 것을 전제로 대화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8월 25일 백악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가진 주가지수추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연내 만날 의향을 타진했다.

그러나 미국 전문가들은 북러 협력 심화로 김 위원장의 북미 회담 유인책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만남에 적극적일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만남이 이뤄지더라도 공식 정상회담보다는 '깜짝 회동' 형식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인 2019년 6월에도 일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예정에 없던 한국을 방문해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과 깜짝 회동한 전례가 있다.



[워싱턴=뉴시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가 9월 9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본사에서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미 동서센터의 '한미언론교류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국 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10.01.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김 위원장으로선 러시아에서 필요한 것을 얻고 있고 중국과도 관계가 좋아 굳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이유는 없어 보인다"며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APEC 등을 계기로 만나고 싶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영향력을 낮추기 위한 것도 있지만 주목받고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하는 걸 좋아하는 성향 때문"이라고 했다.
차 석좌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베이징이나 판문점에서 만남을 추진할 수 있다"며 "그렇지 않았다면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얘기를 그렇게 많이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도 "북러 협력이 심화하면서 북한에겐 미국과 가까워질 필요성이 없어졌다. 특히 김 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시 주석과 직접 만나는 등 외교적으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면서 "다만 최근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라고 제안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비핵화를 명시하지 않고 만나는 것이라면 김 위원장으로서도 국내외적으로 좋은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데, 그것이 유일한 유인책이 될 수 있다"며 "비핵화나 핵무기와 관련된 협상은 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완전한 비핵화' 평행선…'스몰딜'로 돌파구 찾을까

문제는 비핵화다. 최근 북한은 "비핵화는 절대 불가"하다고 거듭 강조했고,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라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조건부 대화' 발언 이후 김선경 외무성 부상이 유엔총회에서 "우리에게 비핵화를 하라는 것은 곧 주권을 포기하고 생존권을 포기하며 헌법을 어기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미국의 경우 과거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없이 만날 수 있다"라거나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미국은 최근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의 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천명했다.
이 대통령은 단계적·현실적 접근을 강조했는데 좀 더 유연한 자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엔총회에선 '교류(Exchange)-관계 정상화(Normalization)-비핵화(Denuclearization)'를 통한 평화공존이라는 'E-N-D' 비전을 제안했고, '중단-감축-비핵화'라는 3단계 비핵화 로드맵도 제시했다.



[워싱턴=뉴시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이 9월 10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에서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미 동서센터의 '한미언론교류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국 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10.01.


차 석좌는 "미국은 비핵화라는 목표를 절대 포기하지 않겠지만, 북한은 이미 50개가 넘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40개 이상의 핵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다시 협상한다면 위협을 낮추거나 통제하는 수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차 석좌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사실상 인정하는 '스몰딜'이 한국의 핵무장론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노딜' 상황보단 '스몰딜'이 위협이 낮은 상황"이라며 "한국의 핵무장론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핵무장론은 오히려 미국이 주한미군을 철수한다고 할 때 나오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 의장은 "북한은 핵보유국을 인정받길 원하고, 한·미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공식 입장이 바뀌지 않았다"며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평화 협상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짚었다.
다만 "미국으로선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자제시키면 그만큼의 여력을 중국 견제에 쓸 수 있다"며 "그런 면에서 전략적 접근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지 않는다거나 핵실험을 하지 않는다는 정도의 약속을 받아내는 스몰딜이 가능할 것"이라며 "그러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돌아와 '내가 한국전쟁을 끝냈다. 몇 번째 끝낸 전쟁'이라며 노벨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얘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워싱턴=뉴시스] 패트릭 크로닌 미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 의장이 9월 11일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에서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미 동서센터의 '한미언론교류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국 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10.01.





"코리아 패싱 우려…우크라 사례 경계해야"

'코리아 패싱'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스메이커(peacemaker·평화 중재자)'가 돼 달라며 자신은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했다.

차 석좌는 "북한은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것이 한국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한국이 참여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기 때문에 한국의 참여에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했던 것처럼 한국에도 '북한과 합의서를 만들어 왔으니 서명만 하라'는 식으로 할 수 있다"며 "코리아 패싱은 우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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