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게임예시 ┡ 모바일바다이야기 ┡㎧ 15.rzz283.top ㎈존 클라크(John Clarke·83) UC버클리 교수가 2025년 10월 7일 그의 노벨 물리학상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학교 측에서 마련한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1980년대 손바닥 크기 수준의 초전도 회로에서 양자 터널링과 에너지 양자화를 입증한 존 클라크(83·UC버클리), 미셸 드보레(72·예일대), 존 마티니스(67·UC산타바버라) 교수에게 돌아갔다.
양자 터널링은 이전에도 노벨 물리학상을 배출했다. 영국 물리학자 브라이언 조셉슨은 초전도체로 양자 터널링 현상인 ‘조셉슨 효과’를 예측한 공로로 1973년 노벨 물리학상을
오늘코스피지수 받았다. 노벨위원회는 왜 또 양자 터널링을 연구한 과학자에게 물리학상을 줬을까. 차이는 ‘미시(微視)’와 ‘거시(巨視)’에 있다.
초전도체는 특정 온도 이하로 냉각하면 전기 저항이 완전히 사라지고 전류가 손실 없이 흐르는 물질을 말한다. 브라이언 조셉슨의 이름을 딴 조셉슨 효과는 두 초전도체 사이에 얇은 절연층이 있어도 전류가 저항 없이
성창에어텍 주식 흐를 수 있는 현상을 말한다.
1962년 영국의 젊은 물리학자 조셉슨이 예측한 이 효과는 이듬해인 1963년 벨 연구소의 실험을 통해 처음으로 입증됐다. 다만 이때는, 초전도체 납 사이에 얇은 절연층을 넣은 시료가 수㎜ 수준으로, 관찰된 양자 현상도 회로 전체가 아닌 아주 작은 영역에 국한됐다.
반면 클라크와 동료들은
황금포카성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수㎝ 크기 회로 전체에서 양자 현상을 구현했다. 회로 전체가 하나의 양자 상태로 움직였다는 점에서, 이전 실험과 달리 거시적 수준에서 양자를 다룬 첫 사례로 평가된다. 과학계는 이를 두고 “조셉슨이 문을 열었다면, 클라크와 동료들은 그 문을 통해 현대 양자 기술의 광대한 영역으로 발을 내디딘 것”이라 평한다.
모의주식투자게임 1973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 당시 브라이언 조셉슨 (Brian Josephson)./노벨 재단
◇조셉슨 접합으로 거시적 양자 터널링 입증
양자역학은 원자핵이나 전자 같이 원자보다 작은 미시 세계를 설명하는 믈리학 분야이다
릴게임야마토 . 양자역학은 미시 세계에서는 입자가 동시에 여러 상태에 존재하는 양자 중첩 현상이나, 멀리 떨어져 있어도 연결된 것처럼 행동하는 양자 얽힘 현상이 있다고 설명한다.
양자역학이 말하는 이상한 현상은 또 있다. 거시 세계에서 엄청난 양의 분자로 이뤄진 공은 벽에 던질 때마다 튕겨 돌아온다. 반면 미시 세계에서 단일 입자는 때로는 장벽을 그대로 통과해 반대편에 나타날 수 있다. 바로 터널링 현상이다. 터널링은 그동안 전자나 원자핵처럼 극도로 작은 입자들에게만 해당된다고 여겨졌다.
그렇다면 수십억 개의 전자가 얽혀 있는 거대한 회로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없는 걸까. 대부분의 물리학자는 불가능하다고 봤다. 클라크, 드보레, 마티니스 세 사람은 이 ‘상식’에 정면으로 도전했다.
클라크는 1969년 UC버클리 교수로 부임한 이후, 1980년대 당시 대학원생이었던 마티니스와 프랑스 사클레 핵연구센터에서 온 박사후연구원 드보레와 함께, 조셉슨 접합을 이용해 거시적 양자 터널링을 확인할 수 있는 실험을 고안했다.
조셉슨 접합은 조셉슨 효과를 실제로 관찰할 수 있게 만든 물리적 장치다. 두 초전도체 사이에 극히 얇은 절연층을 넣어 만든 구조로, 나노미터(㎚·10억분의 1m) 단위 두께였다. 이 구조에서는 전자들이 서로 쌍을 이뤄 절연층이라는 벽을 오갈 수 있다. 이 전자쌍을 과학자들은 쿠퍼쌍이라 부른다.
쿠퍼쌍들은 각자 따로 움직이지 않고, 모두가 하나의 거대한 파동처럼 진동하며 마치 한 덩어리의 입자처럼 행동한다. 이렇게 수십억 개의 전자쌍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시스템이 거시적 양자계다.
조셉슨 접합이 거시적 양자 터널링을 실현하는 데 유용할 것이란 클라크의 아이디어는 박사 과정 시절 조셉슨과의 인연에서 나왔다. 클라크 교수는 노벨상 발표 직후 노벨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 “대학원 시절 두 해 선배인 브라이언 조셉슨과 함께 공부했다”며 “그가 (조셉슨 효과) 연구를 시작했을 무렵 아주 친해졌다”고 말했다. 클라크 교수는 조셉슨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클라크 교수 연구진은 전자 회로에 아주 약한 전류를 흘려보냈다. 초전도 상태에서는 전류가 흐르지만 전압은 0으로 유지된다. 이 상황을 에너지의 지형으로 비유하면, 작은 공이 깊은 골짜기 안에 갇혀 있는 모습과 같다. 공은 언덕을 넘을 만큼의 에너지가 없어 그 자리에 머무는 게 자연스럽다. 그런데 실험 중, 그 공이 스스로 언덕을 넘어 이웃한 골짜기로 ‘튀어나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회로에는 미세한 전압이 생겼다. 거시적 양자 터널링을 최초로 실험으로 증명한 순간이었다.
클라크와 드보레, 마티니스가 조셉슨 접합을 이용해 만든 초전도 전기 회로 실험 장치의 단면도. 쉽게 말해, 작은 실리콘 칩에 조셉슨 접합을 넣고, 외부 노이즈를 제거하면서 회로를 극저온 상태로 유지해 양자 효과를 관측할 수 있도록 설계된 장치다./노벨 재단
◇슈퍼컴퓨터 능가하는 양자 우위 달성
세 사람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번에는 회로에 아주 짧은 전자기파인 마이크로파를 쏘아, 회로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했다. 놀랍게도 회로는 아무 에너지에나 반응하지 않았다. 특정한 파장과 특정한 에너지에서만 반응을 보였다.
그래프에는 마치 원자 스펙트럼처럼 일정한 간격으로 끊어진 선들이 나타났다. 이는 회로 전체가 ‘인공 원자’처럼 정해진 에너지 준위만 흡수하고 방출한다는 뜻이었다. 즉, 에너지가 연속적으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단위인 양자 단위로만 존재함을 보여준 것이다. 이 현상이 바로 에너지의 양자화다.
세 과학자의 연구는 양자역학이 이론에 그치지 않고 실제 세계에 활용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특히 이들이 이용한 초전도 회로는 오늘날 양자컴퓨터의 기본 연산 단위인 ‘큐비트(qubit)’를 만드는 핵심 기술의 원형이 됐다.
기존 컴퓨터는 전자가 없거나 있는 것을 0과 1, 즉 1비트(bit) 단위로 표현한다. 이에 비해 양자컴퓨터의 단위는 0과 1 상태가 중첩된 큐비트이다. 일반 컴퓨터가 2비트이면 00, 01, 10, 11 네 가지 중 하나가 되지만, 2큐비트는 네 가지가 동시에 다 가능해 연산 능력이 획기적으로 커진다.
마티니스 교수는 2014년 구글에 합류해 큐비트로 작동하는 양자 컴퓨터를 개발했다. 그가 이끈 구글 양자 인공지능(AI) 연구진은 2019년 10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현존 최고의 슈퍼컴퓨터로 1만년 걸릴 난수 증명 문제를 양자컴퓨터로 200초 만에 해결했다고 발표했다. 양자컴퓨터가 슈퍼컴퓨터를 능가하는 이른바 ‘양자 우위’가 처음으로 달성된 순간이었다.
드보레는 회로 내 양자 상태를 정밀하게 측정하고 제어하는 기술을 발전시켜, 양자 중첩과 얽힘을 실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그는 2023년 구글 양자 AI의 수석 과학자가 됐으며, 이듬해 기존 슈퍼컴퓨터로는 10자년(秭年, 1자년은 10의 24제곱년) 걸리는 계산을 5분 이내에 풀 수 있는 105큐비트 초전도 양자 칩 ‘윌로우(Willow)’를 발표했다.
클라크가 2002년 펴낸 저서 'The SQUID Handbook: Fundamentals and Technology of SQUIDs and SQUID Systems'의 표지./Wiley-VCH
◇암흑물질 연구, 뇌전증 환자 수술에도 적용
조셉슨 접합의 가능성을 확인한 클라크는 본격적으로 극히 작은 자기장을 감지하는 스퀴드(SQUID·초전도 양자 간섭 장치) 성능 개선에 몰두했다. 1960~70년대 개발된 스퀴드의 초기 모델은 감도가 낮고 잡음이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측정할 수 있는 신호가 매우 미약하기 때문에, 지구 자기장 변화나 뇌 신호 같은 극미량 전류를 측정하려면 정밀도와 안정성이 크게 떨어졌다. 또한 온도 변화, 외부 전자기 간섭, 접합 품질 문제 등으로 장치가 쉽게 불안정해지거나 재현성이 낮았다.
클라크의 목표는 스퀴드를 단순히 연구용 장치가 아니라 실제로 응용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정적이고 높은 감도로 작동하는 기술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는 접합 재료와 회로 구조, 극저온 환경에서의 노이즈 최소화, 신호 증폭 기술 등을 종합적으로 개선했다.
클라크는 스퀴드를 다양한 분야에 적용했다. 특히 뇌의 전기 신호를 측정하는 자기뇌파(MEG) 장비에 수백 개의 스퀴드를 배열해, 뇌전증 환자의 발작 원점을 정확히 찾아내고 언어·운동 기능을 보존하며 수술할 수 있게 했다. 스퀴드는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신경질환 연구에도 응용된다.
최근 클라크는 스퀴드로 암흑물질 후보인 액시온을 찾는 연구에 도움을 주고 있다.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빛을 내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물질은 5%에 불과하고 70%는 우주가 팽창하도록 밀어붙이는 암흑에너지, 25%는 빛을 내지 않으면서 물체를 끌어당기는 암흑물질로 본다.
정연욱 성균관대 나노공학과 교수는 “반도체로 치면, 클라크, 드보레, 마티니스의 업적은 진공관의 시대를 끝낸 트랜지스터를 개발한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클라크는 스퀴드를 단순한 연구 장비에서 상용화 가능한 기술로 끌어올린 인물”이라며 “물리학계는 오래전부터 그를 ‘언젠가 반드시 노벨상을 받을 사람’으로 평가해왔다”고 했다.
참고 자료
Nature(2020), DOI: https://doi.org/10.1038/s41567-020-0829-5
Nature(2008), DOI: https://doi.org/10.1038/nature07128
Nature(2011), DOI: https://doi.org/10.1038/nmat2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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