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더 타임스는 3일, 한 해군 제독의 뒤늦은 부고(訃告)를 게재했다. 지난달 9월16일 8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영국 해군 중장 출신 조너선 토드 경(Vice Admiral Sir Jonathan Tod)의 생애와 업적에 대한 기사였다.
1981년 여름, 토드 당시 해군 대령은 영국 총리와 내각을 지원하는 내각청(Cabinet Office)에 파견된 정보 장교였다. 동료보다 앞선 ‘출세’였다. 그는 중ㆍ남미 지역에서 올라오는 온갖 정보를 취합해 분석하는 팀을 이끌었다.
당시 아르헨티나 군사 정권은 영국이 1833년부터 알라딘게임 지배하고 있는 영국령 포클랜드 제도(스페인 이름 말비나스)의 반환을 강력히 요구하며 영국과 협상 중이었다. 수만 명을 살해ㆍ고문한 인권 유린과 연(年) 100%가 넘는 인플레이션 속에서 당시 아르헨티나 군사 정권은 붕괴 직전이었다. 군사 정권은 국내정치 위기를 돌파하려고 “말비나스는 우리땅!”이라는 민족주의 카드를 들고 나왔다.
아르헨티나 릴게임사이트 군사정권은 포클랜드 해결을 위한 협상에 성의를 보이지 않았지만, 영국 외무부와 국방부는 그들의 ‘위협적 언동’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런던에서 포클랜드까지의 직선 거리는 약 1만2700㎞. 이곳을 지키는 영국군 무장병력은 고작 68명이었다.



영국 바다이야기게임기 해군 前 제독 조너선 토드 경


1981년 7월, 토드 대령은 정부 합동정보위원회(JIC)에 “아르헨티나 군부는 말비나스 문제에 대해 평화적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경우, 신속하고 거의 예고 없이 침공을 감행할 능력이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그러나 마거릿 대처 총리가 이끄는 영국 정부는 이를 무 바다이야기게임기 시했고 특히 외무부는 “쓸데없는 공포 조장(scaremongering)”이라고 비웃었다. 아르헨티나에 대한 정보 감시 기능은 되레 축소됐다.
토드는 분노했지만, 견해를 굽히지 않았다. 그리고 같은 해 10월, 그는 아르헨티나 정권에서 나오는 위협들이 영국의 판단을 헷갈리게 하려는 ‘허위 정보’가 아니라는 보고서를 다시 냈다. 그러나 거듭 바다이야기고래 묵살됐고, 6개월 뒤인 1982년 4월 2일 새벽에 아르헨티나는 토드의 예상대로 기습 공격을 감행했다. 3~4시간의 전투 끝에, 영국군 수비대는 항복했다.
타임스는 “토드 대령은 전쟁이 발발하자, 영국 내각과 총리실(대처), 미국·캐나다·호주 등 동맹국 지도자들에게 매일 정확한 정보 분석 보고를 제공했고, 그의 정보력은 전쟁 수행에 큰 기여를 했다”고 평했다.
결국 영국은 1만 명의 병력을 동원해 74일 간의 전쟁 끝에 6월 14일 포클랜드를 되찾았다. 이 과정에서 영국군 255명이 전사했따.
토드는 1983년 영국 정부의 위촉을 받아 대처 정부의 사전 대응 실패 원인을 조사한 ‘프랭크스 위원회’에서 비공개 증언을 했지만, 보고서의 최종 결론은 “이 침공은 예측 불가능했다”는 것이었다. 토드는 이 결론을, 정부가 자기 책임을 덮는 ‘눈속임(whitewash)’이라고 분노했다. 토드는 이 보고서에 10점 만점에 5점을 줬지만, 공개적으로 비판하지는 않았다.
비록 그의 ‘아르헨티나 기습공격’ 보고서는 묵살됐지만, 당시 내각 사무차관 로버트 암스트롱 경은 그의 업무 능력을 높이 평가했고, 토드는 포클랜드 전쟁 훈장 명단에서 ‘대영제국 훈장 사령관(CBEㆍCommander of the Order of the British Empire)’ 훈장을 받았다.
토드는 이후 해군에 복귀해 25종의 군용기를 조종하고 항모(航母) ‘일러스트리어스(Illustrious)’함 함장, 함대 사령관 등을 역임하는 등 40년간 해군에서 복무하고 1997년 ‘기사’ 작위를 받고 퇴역했다.
인도에서 태어난 토드는 여섯 살때 가족을 따라 영국으로 돌아 아오는 길에 지브롤터에서 영국 군함들의 훈련 모습을 보면서 품었던 제독의 꿈을 이룬 삶이었다. 그때 어머니는 어린 아들의 포부를 듣고 “제독 조너선 경, 멋지게 들리는구나. 꼭 그렇게 되렴”이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토드의 보고서가 묵살된 케이스는 “영국 정보 체계가 정치적 확증편향 때문에 경고를 듣지 못한 대표적 사례”로 이후 학계에서 자주 인용됐다. 영국 정보체계는 “아르헨티나가 곧 침공할 리가 없다”는 초기 인식에 머물러 있었고, 따라서 이후 나오는 증거들도 그 초기 인식이 맞다는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프레임 고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시 영국 정보기관과 정책결정자들은 “아르헨티나는 합의로 해결할 것”이라는 내재적인 고정관념과 전제가 강했고, 아르헨티나의 군 동원령이나 내부 정세 악화 등의 정보 조차도 ‘협상압박용’ 행위로 해석했다. 기존 믿음에 부합되는 정보만 강조하고, 반대되는 정보는 무시하거나 경미하게 취급하는 ‘확증 편향’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타임스는 “그가 자신의 지휘 하에 있는 이들을 돌보는 경력을 마친 뒤에는, 말에서 떨어진 아내가 다시 걷고 말하는 법을 배울 수 있게 수년간 돌봤고, 아내가 임종을 맞을 때에도 함께 했다”며 “어떤 경우에도, 유머 감각이 결코 그를 떠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미리 막을 수 있었던 포클랜드 전쟁에서 255명의 영국군이 전사했다는 사실은 오랜 기간 그에게 회한(悔恨)이 됐다고 한다.



노년의 조너선 토드/아들 펠릭스 토드 인스타그램


그의 아들은 “아버지는 정말로 지구에서의 시간을 최대한으로 활용하셨고, 이제 은빛 날개를 달고 웃으며 하늘을 날고 계시다”고 추모했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원샷 국제뉴스 더보기(https://www.chosun.com/tag/one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