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베이징에서 리그오브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월즈)에서 3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T1의 전시회가 열려 화제다. T1의 월즈 참가를 앞두고 한·중 문화 교류를 확산하자는 차원에서 마련한 이번 전시회는 중국의 수많은 LoL 팬이 찾아 의미가 깊었다는 평가다.



중국 베이징 주중한국문화원에서 열린 T1 전시회 내부에 리그오브레전드 게임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영상=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14일 오전에 찾은 중국 베이징 오리지널골드몽 의 주중한국문화원에서는 ‘For the One: T1’을 주제로 한 테마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지난달 15일 시작한 전시회는 이날이 마지막이었다.
T1은 LoL 최고 프로게이머로 꼽히는 ‘페이커’ 이상혁이 소속된 게임단이다. 지금까지 롤드컵에서 5차례 우승했으며 2023~2024년엔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디펜딩챔피언이다.
바다신게임 입구 옆에 무대에는 T1 소속 선수들이 LoL을 플레이하는 중계가 상영 중이었다. 화면 속에서는 이상혁을 비롯한 선수들이 서로 소통하면서 짜임새 있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었다.
전시관 가운데엔 이상혁과 ‘도란’ 최현준, ‘구마유시’ 이민형, ‘오너’ 문현준, ‘케리아’ 류민석 등 T1 멤버의 사진과 등신대가 설치돼 팬들이 자유롭게 릴게임추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했다.
또 멤버별로 사인이 적힌 티셔츠, 유니폼과 캐릭터 굿즈들로 구성된 전시 부스가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안쪽에는 팬들이 T1에 응원 메시지를 써서 붙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는데 중국어로 T1의 우승을 바란다는 메모지가 차곡차곡 붙어있었다.
이번 전시회는 일명 ‘롤드컵’으로 불리는 월즈가 중국 우주전함야마토게임 청두에서 열리는 것을 기념해 진행한 것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 북경 비즈니스 센터가 T1의 협조를 받아 전시회를 마련했다. T1 전시회가 중국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전시회를 시작할 때만 해도 불안한 감은 있었다. 올해 월즈는 지난달 14일 베이징에서 개막했고 같은달 28일 상하이에서 8강부터 4강 경기, 이달 9일 황금성사이트 청두에서 결승전을 개최했다.
T1은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낮은 4번 시드로 월즈 진출권을 얻어 대전에 불리했다. 하지만 결국 결승까지 올라 우승을 차지하면서 월즈에서 최초로 쓰리핏(3연속 우승)이란 대기록을 세웠다.



중국 베이징 주중한국문화원에서 열린 T1 전시회에 T1 팀원들의 사진이 전시돼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베이징 주중한국문화원에서 열린 T1 전시회에 ‘페이커’ 이상혁의 의류 등이 전시돼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매년 월즈 결승전은 전세계에서 1억명이 시청하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중국에서도 젊은층 사이 LoL의 인기는 높은 편이다. 월즈 결승전이 열린 청두 동안호 스포츠공원 다목적체육관엔 3만명 가량의 관객이 몰리며 성황을 이뤘다.
이번 콘진원 전시회에도 약 한 달 동안 1500여명의 중국인들이 자발적으로 문화원을 찾아온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중국 내 홍보 수단이 사실상 소셜미디어(SNS)로 제한된 상황이지만 매일 수십여명이 이곳을 방문한 것이다.
김기헌 콘진원 북경 비즈니스 센터장은 “프로게이머들은 이제 게임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젊은층에겐 하나의 아이돌이 됐고 팬 문화도 자리 잡았다”며 “한국의 두 팀이 올라간 월즈 결승전에서 중국 팬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문화 교류는 국가를 가리지 않는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실제 한한령(한류 제한령) 이후 중국 내 K팝이나 드라마, 영화 등 한국의 콘텐츠 유통은 쉽지 않지만 게임 교류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지금도 한국 개발사들이 만든 게임이 중국 판호(게임 서비스 허가)를 받고 있다.
T1의 선전과 선풍적인 인기를 통해서도 중국 내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이끌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지금도 한국 게임사들이 지적재산권(IP)을 통해 중국에서 수익을 거두고 있다”면서 “이러한 행사 등이 중국 내 한국 문화를 알릴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기헌 콘진원 북경 비즈니스 센터장이 지난 14일 T1 전시회장에서 현지 팬들의 응원 메모지가 붙은 게시물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이명철 ([email protected])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