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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짓기 예능’의 시대다. 먹방, 육아, 오디션 예능을 거쳐 남녀의 만남을 엿보는 프로그램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풋풋한 만남은 옛말이다. 이미 숱한 짝짓기 예능에 익숙해진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더 자극적인 설정과 구성이 난무한다. 이 프로그램들이 빡빡한 경제 상황으로 인해 연애마저 포기한 ‘오포세대’가 대리만족을 얻는 창구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예인도·非연예인도 짝짓기 삼매경
남녀의 만남을 주선하는 프로그램의 원조는 지난 1994년 방송된 ‘사랑의 스튜디오’다. 이후 SBS ‘아이디스홀딩스 주식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짝’ 등을 거쳐 2017년 방송된 채널A ‘하트시그널’부터 주류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비(非)연예인을 내세운 짝짓기 예능은 판타지와 현실 연애로 다시 갈래가 나뉜다. ‘하트시그널’과 넷플릭스 ‘솔로지옥’, tvN ‘환승연애’는 전자에 해당한다. 젊고 빼어난 외모와 소위 좋은 스펙(직업·집안 등 배경)을 가mh에탄올 주식
진 이들이 대거 등장한다. 인기를 얻은 출연자들은 인플루언서나 연예인으로 거듭나기도 한다.
반면 SBS플러스·ENA ‘나는 솔로’, MBN ‘돌싱글즈’ 등은 비교적 평범한 이들을 비롯해 이혼 경험을 가진 남녀 등 다양한 군상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몇몇 출연자는 상식에 맞지 않는 언행으로 ‘빌런’(악당)으로 분류되며 각종 SNS 상오늘의주가
에서 네티즌의 먹잇감이 된다. 수많은 논란과 화제를 낳은 인물들이 잔뜩 등장했던 ‘나는 솔로’ 16기의 경우 “거짓말과 그릇된 인간관의 끝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회적 실험’의 장”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짝짓기 예능 열풍 속, 사생활을 드러내길 꺼리는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tvN ‘진짜 괜찮은 사람’와이브로관련주
과 tvN 스토리 ‘내 새끼의 연애’는 각각 연예인이 자신의 친구나 자녀를 소개하고 그들의 연애 과정을 들여다보는 프로그램이다. 연예인이 직접 출연자가 되는 KBS Joy ‘오래된 만남 추구’도 있다. 최근 종방된 시즌3에서는 홍자·광재, 황보·송병철 등 두 커플이 탄생했다. 하지만 진지한 연애로 이어지지 않고 흐지부지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아 ‘방송용 연애이프렌드스마트
’라는 비판이 거세다.
◇모태솔로부터 무속인까지…‘맞춤형’ 짝짓기
짝짓기 예능은 출연자들의 사생활을 엿보는 관찰 예능의 한 줄기다. 연애가 소재가 아닐 뿐, ‘나 혼자 산다’ ‘미운 우리 새끼’ 등 인기 프로그램도 모두 ‘관찰’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일종의 ‘엿보기 문화’는 스마트폰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보급에 따라 콘텐츠 선택 역시 개인화된 시청 패턴과 맞물리며 강화됐다.
특히 스마트폰과 OTT 이용률이 높은 2030은 MZ세대인 동시에 오포세대로 분류된다. 연애, 결혼, 출산, 인간관계, 내 집 마련 등 5가지를 포기한 이들에게 연애는 돈이 들고, 감정 소비가 동반되는 부담스러운 존재다. 연애로 인해 얻게 되는 즐거움보다 괴로움이 더 큰 세대가 ‘타인의 연애’에 더욱 몰두하며 대리만족을 얻는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런 흐름 속에서 짝짓기 예능도 세분화되고 있다. 태어나서 한 번도 연애 경험이 없는 모태솔로의 연애(넷플릭스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 성소수자들의 연애(웨이브 ‘남의 연애’), 무속인들의 연애(SBS ‘신들린 연애’), 남매들의 연애(JTBC ‘연애남매’)를 엿보고 훈수를 두는 맞춤형 연애 예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사랑의 작대기’로 대변되는 ‘사랑의 스튜디오’부터 ‘연애’는 근본적으로 대중이 좋아하는 소재다. 최근에는 다양한 인물군이나 직업군을 집어넣어 변주하면서 새로운 재미를 이끌어내고 있다”면서 “현실 연애를 부담스러워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한몫했다. 실제 연애가 어려운 이들이 이런 프로그램을 보며 대리 충족하는 욕망이 크다”고 분석했다.
안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