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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현지시간) US오픈시상식에서 어깨동무를 하는 신네르와 알카라스. AFP연합뉴스


2025년, 남자 테니스는 두 사람을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됐다. 카를로스 알카라스(세계랭킹 1위·22·스페인)와 얀니크 신네르(2위·24·이탈리아). 로저 페더러(스위스·은퇴).라파엘 나달(스페인·은퇴).노바크 조코비치(4위·38·세르비아)의 '빅3' 시대가 저물어가던 시기에 나란히 등장해 그랜드슬램을 비롯한 주요대회를 싹쓸이했다. 같은 시대에 태어나 서로를 자양분삼아 성장하며 남자 테니스에 또 한번의 '황금의 라이벌' 시대를 열고 있다. 
◆ '불과 얼음의 대결'
모든 스포츠의 전성기에는 늘 라이벌이 있었다. 경쟁이 빚어내는릴게임환수율
서사와 드라마는 팬들을 몰입시키고 선수 자신의 성장도 이끌어낸다. 복싱의 무하마드 알리와 조 프레이저, 농구의 매직 존슨과 래리 버드, 테니스의 페더러와 나달이 그랬다. 
그 길을 이제 알카라스와 신네르가 가고 있다. 냉철한 완벽주의자 같은 신네르와 뜨거운 스페인의 태양같은 알카라스의 충돌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볼거리와 짜릿한 승부를이건창호 주식
빚어낸다. 



지난 7일(현지시간) US오픈에서 얀니크 신네르를 상대로 우승을 확정지은 뒤 포효하는 카를로스 알카라스. AFP 연합뉴스


지난해부터 2년간 8번의 남자 테니스 메이저 대회 가운데 알카라스와 신네르가 아야마토
닌 다른 선수가 트로피를 가져간 대회는 없었다. 알카라스는 지난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올해 프랑스오픈과 이번 US오픈을 따냈고 신네르는 지난해 호주오픈과 US오픈, 올해 호주오픈과 윔블던에서 남자 단식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각각 4개씩 나눠가졌다. 2년간 8개 메이저대회를 두 선수가 나눠가진 것은 2006∼2007년의 라파엘 나달(2회·스페인)과 로카카오릴게임
저 페더러(6회·스위스)가 마지막이었다.



지난 7월 윔블던 대회 결승전에서 알카라스를 상대로 포인트를 따낸 신네르가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REUTERS연합뉴스


알카라스와 신네르는 지금까지 ATP 투어 공식 경기에코프라 주식
서 15번 맞붙었다. 이가운데 알카라스가 10번, 시너는 5번 이겼다. 메이저 대회에서는 결승에서 6번 만나 알카라스가 4번 이기며 한번 더 앞서갔다. 
이들의 승부는 단 한번도 싱거운 적이 없었다. 지난 6월 프랑스오픈, 나달의 뒤를 이을 '차세대 흙신'을 결정짓는 자리에서 풀세트 혈투 끝에 알카라스가 우승했다. 5시간 29분간 이어진 팽팽한 접전에서 알카라스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폭발적인 에너지로 먼저 내주었던 2세트를 만회하고 역전승을 따냈다. 
이어진 윔블던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신네르는 결승전에서 모든 스탯에서 알카라스를 앞서며 그의 타이틀 방어를 저지했다. 알카라스는 "신네르는 믿기 어려운 수준의 플레이를 펼쳤다. 패배가 슬프지만 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기에 고개를 높이 들고 코트를 떠나겠다"며 결과에 깔끔하게 승복했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 US오픈, 역시나 결승에 올라온 선수는 신네르와 알카라스였다. 이 대회를 앞두고 풍성한 머리를 삭발하고 나타난 알카라스는 특유의 파워풀한 공격으로 신네르를 몰아붙였다. 신네르는 자신의 장기인 빈틈없이 완벽하면서도 차가운 플레이로 맞섰지만 이번에는 다소 역부족이었다. 알카라스는  서브에이스와 강력한 포핸드로 신네르를 몰아붙였고 끝내 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7월 윔블던 대회 결승전을 마친 뒤 신네르가 알카라스를 포옹하고 있다. REUTERS연합뉴스


◆ 알카라스와 신네르, 테니스 새 황금기를 이끌다
둘의 경쟁구도에 테니스 팬들이 열광하는 것은 두 선수 모두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확연히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가진 이들은 서로와의 경기를 거칠 수록 한번 더 성장해 더 치열하게 맞붙는다. 지난 2년을 돌아보면 클레이코트에서는 알카라스가, 잔디코트에서는 신네르가 조금 더 우위를 보였다. 그리고 하드코트에서는 매번 '장군, 멍군'을 주고 받고 있다. 절대적인 지배자가 없고 매번 결과를 예측할 수 없기에 팬들은 더 열광한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압도적인 기량의 라이벌의 탄생을 지켜보는 재미는 테니스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열었다. 마지막 그랜드슬램이었던 US오픈 결과에 따라 앞서 1년간 세계랭킹 1위를 지켜왔던 신네르는 알카라스에게 1위자리를 내어줬다. 두 선수의 세계랭킹 포인트는 단 760점 차이, 하지만 신네르와 3위 알렉산더 즈레벨프(독일)는 4850점이나 벌어져있다. 그만큼 둘의 실력이 압도적임을 보여주는 수치다. 
둘의 우정도 팬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관전포인트다. US오픈 시상식에서 알카라스는 "얀니크, 널 가족보다 더 자주 봐. 너와 코트, 라커룸, 모든 것을 공유하는 것이 좋다"고 애정을 표시했고, 신네르 역시 "나도 최선을 다했지만 모든 면에서 알카라스가 더 잘했다"며 그의 경기력에 경의를 표했다. 
차가운 카리스마의 신네르와 뜨겁고 야생적인 매력의 알카라스의 등장에 남자 테니스는 다시 한번 황금시대를 맞고 있다. 더욱 기대되는 점은 두 압도적 스타의 라이벌 구도는 이제 시작단계라는 것이다. 22세의 알카라스, 그리고 24세의 신네르. 앞으로 10년 이상은 서로의 존재로 인해 더 강해질 것이고 둘의 대결은 더 많은 팬들을 중계 화면 앞으로, 코트로 불러들일 것이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남자 테니스의 새 황금기가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 
조수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