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크리스티 노엄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이 7월 31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노엄 장관은 1990년 미스 사우스다코타 스노 퀸 출신이다.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와 그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에는 유독 미인대회 출신들이 많다.
이미지 정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가의 특성과 전통 가치관을 중시하는 미인대회의 특성이 더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바다이야기오리지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마가 월드에는 미인대회 입상자들이 즐비하다”면서 이는 우연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미인대회 출신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 고위직에 진출했다.
국토안보부 장관 크리스티 노엄은 1990년 미스 사우스다코타 스노 퀸 출신이다.
제임스 코미 미 연방
매도타이밍 수사국(FBI) 전 국장에 대한 형사 고발을 담당한 린지 핼리건 버지니아주 동부 연방검사장은 미스 콜로라도 준결승에 진출했던 인물이다.
백악관 부대변인 애나 켈리는 버지니아 주 미인대회 출신이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직은 아니지만 마가 청년활동가이자 최근 암살 당한 찰리 커크의 배우자 에리카 커크 역시 2012년 미스
릴게임바다이야기 애리조나 USA 출신이다.
커크는 남편 장례식에서 전통적인 여성상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마가와 미인대회 출신들의 접점은 미스 사우스다코타 출신으로 공화당 주 상원의원이 된 앰버 헐스의 지난해 11월 발언으로 윤곽이 드러난다.
당시 헐스는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서 덴마크 모델인 빅토리아 키에르 테일
주식초고수 비그가 우승하자 “트럼프는 대통령이고, 미스 유니버스는 금발”이라는 글을 자신의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헐스는 이어 “우리가 예전에 좋았던 시절로 그렇게 돌아왔다(We are so back)”이라고 선언했다.
트럼프와 미스 유니버스 모두 전통적인 백인의 미적 기준인 금발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말이다. 트럼프는 금발에 가까
모의주식 운 머리색을 자신의 상징으로 내세우면서 오랫동안 염색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헐스가 아울러 미스 유니버스에서 금발 우승자가 나왔다고 강조한 것은 대중문화의 미적 기준이 전통적인 서구적 이상으로 회귀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스 아메리카 애비 스토커드는 지난 1월 트럼프 취임식에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HA)”라는 문구가 새겨진 녹색 드레스를 입고 참석했다.
보수 여성지인 에비 매거진 데스크인 브리트니 휴고붐은 이런 마가와 미인대회 출신들의 결합은 미국이 진보의 시대에서 벗어나 다시 여성성을 찬양하는 시대로 전환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휴고붐은 “우리가 힐러리 클린턴(전 국무장관)의 바지 정장 시대에서 여성성을 다시 찬양하는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 행정부는 늘 미학의 영향력을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휴고붐에 따르면 에비 매거진의 최근 머리기사 제목은 “미스 아메리카를 다시 위대하게: 보수 문화가 100년 된 미인대회를 구할 수 있을까?”였다.
미인대회 지지자들은 미인대회가 그저 수영복 심사를 넘어 젊은 여성들이 세계에서 성공하기 위한 훈련장을 제공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이들은 미인대회 참가자들이 규율을 배우고, 침착성을 유지하며 순발력 있게 생각하는 법을 배운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트럼프 월드’와 마찬가지로 미인대회 참가자들은 늘 남성의 기준에서 자신의 강점과 재능, 야망을 드러낸다고 지적하고 있다.
오하이오주 마이애미대의 여성사 교수 킴벌리 햄린은 “미인대회 세계의 성공 규칙은 트럼프 월드의 성공 규칙과 유사하다”면서 “항상 가장 멋진 모습을 보이고, 언제든 비키니 시합에 준비가 돼 있으며 늘 매력적이고, (남성) 상사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작가 마고 미플린은 마가 문화와 미인대회가 현 상태를 유지하려는 한다는 점에서 일치하며, 둘 다 “인습적이고 전통적인 여성상”을 존중한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마가 내부에서도 이런 인식이 없는 것은 아니다.
헐스는 미인대회가 자신을 성공으로 이끌었지만 장학금을 받기 위해 젊은 여성들이 무대에서 속옷 차림으로 평가받는 것은 이상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는 미인대회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그는 75년 전 도박 도시인 뉴저지주 애틀랜틱시티 호텔리어들이 그랬던 것처럼 미스 USA, 미스 틴 USA, 미스 유니버스 등 미인대회 기관을 인수하며 미인대회의 왕으로 군림했다. 10년 전인 2015년에야 이 대회 주관사 자격을 매각했다.
트럼프는 또 미인대회 주최자이던 당시 참가자들이 옷을 갈아입는 무대 뒤에 들어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대회 소유자였기 때문에 ‘점검(inspecting)’ 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email protected] 송경재 기자